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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지 말고 투자해!" 신평사의 과감한 조언

  • 2018.04.01(일) 09:00

삼성·LG, 2020년까지 OLED 34조 투자
신평사 "中 따돌리고 생존 위해 불가피"

"디스플레이의 패러다임 전환은 현재진행형이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는 필수다."

중국업체들의 물량공세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을 둘러싼 위기론이 커지는 가운데 신용평가사들이 위기탈출 해법으로 투자확대를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빚 갚을 능력을 깐깐하게 따지는 신평사들은 기업에서 막대한 현금이 빠져나가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다. 돈 떼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가급적 딴지를 거는 게 나중에 욕을 덜 먹는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진행하는 투자에는 예외를 뒀다. 두 회사는 오는 2020년까지 각각 20조원, 14조원을 OLED사업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의 8.1배(LG디스플레이), 2.6배(삼성디스플레이)에 달하는 어마무시한 금액이다. 그런데도 신평사는 경고음 대신 이렇게 얘기했다.

"투자의 방향성이 적합하므로 단기적인 재무구조 저하보다는 장기적인 투자의 회수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 (원종현 한국신용평가 실장, 3월26일 '제2차 KIS 웹캐스트' 中)

OLED는 자체발광하는 유기화합물로 만든 디스플레이로 LCD(액정표시장치)와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없다. 얇고 가벼운 데다 명암비와 색재현력이 좋아 TV와 스마트폰 등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

현재 TV에 쓰이는 대형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소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100%에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업체들이 따라오기 전에 OLED 분야에서 격차를 더 벌려놓아야 한다는 게 신평사의 설명이다.

이미 중국 BOE는 대형 LCD 분야에서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출하량 1위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도 한국과 대만, 일본의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은 최근 5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중국은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선발주자들을 무섭게 추격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생산비중은 2013년 13%에서 지난해는 36%로 뛰었다.

LCD 시장에 안주하다가는 살아남기 힘든 만큼 서둘러 OLED로 전환해 시장의 구도 자체를 바꿔놓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수민 나이스신평 수석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과거 일본, 대만기업들이 LCD(액정표시장치) 투자를 주저하면서 국내 기업에 디스플레이 시장을 내준 것을 떠올려 보라"며 "OLED 투자확대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사와 기술경쟁력 격차를 유지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신평사들은 국내업체의 재무적 대응능력 못지 않게 제품의 가격정책이나 마케팅 전략 등 비재무적 요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OLED와 LCD의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면 OLED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막대한 투자를 진행한 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해 처음으로 아이폰에 OLED를 탑재한 제품(아이폰X)을 출시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시큰둥하자 올해는 OLED 아이폰의 생산목표를 절반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에 OLED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OLED를 돈을 더 줘서라도 구매하고 싶은 '잇 아이템'으로 만드는 전략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LG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대형 OLED도 전세계 대형 디스플레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못미쳐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종현 한신평 실장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가 그저 디스플레이 생산기술의 하나로 인식되면 최악의 경우 국내 업체들의 강점인 프리미엄 이미지를 잃을 수 있다"며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모회사와 적극적으로 협업해 폴더블(folderble) 제품을 조속히 출시하는 등 OLED의 가치를 인식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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