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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대한항공'을 돈 내고 쓴다…누구에게?

  • 2018.04.19(목) 17:37

조현민 '갑질' 사건으로 본 대한항공 상표권 문제
2013년 총수일가 지분보유 회사로 소유권 넘겨
매년 상표권사용료 납부..총수일가는 배당금 챙겨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건으로 한진그룹이 보유한 대한항공 상표권 문제가 재조명받고 있다.

대한항공이란 이름은 한진그룹의 산업재산권이다. 따라서 한진그룹이 자발적으로 대한항공 상표권을 반납하거나 상표등록무효소송에서 패소해 박탈당하지 않는 이상 계속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 상표권 문제와 관련해 짚어볼 문제는 더 있다.

 

 



비즈니스워치는 올해 초 지주회사워치시리즈 (☞관련기사 대한항공에 '대한항공' 없다) 기사를 통해 대한항공 상표권을 한진칼이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진칼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가 지분 25%를 보유한 한진그룹 지주회사이며, 대한항공은 매년 매출액의 0.25%(2017년 기준 300억원)를 한진칼에 상표권사용료로 납부한다. 대한항공이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내는 돈이다.

삼성·현대 같은 보편적인 그룹 이름이 들어간 상표는 지주회사나 지분구조상 최상위 회사가 보유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다. 그러나 대한항공 상표권 사례는 다른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대한항공의 이름이 애초부터 '한진항공'이었다면 '한진'이라는 그룹명에서 따온 만큼 상표를 사용하는 대가를 지주회사에 지불하는게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대한항공이라는 회사명은 한진이라는 그룹명과 공통점이 없다.

무엇보다 대한항공의 브랜드가치는 대한항공 임직원들이 수십 년간의 노력으로 쌓아올린 것이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한진칼이 기여한 바도 없다. 따라서 이러한 대한항공 상표권 소유 체계가 타당한지 되짚어봐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특허청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13년 8월6일 한글(대한항공)과 영문(Korean Air) 이름, 태극문양의 로고 등 일체의 상표권 전부를 한진칼에 넘겨줬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으로부터 상표권을 넘겨받기 닷새 전인 8월1일 만들어진 회사다.

한진그룹이 신설회사 한진칼을 만든 것은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기존에 있던 대한항공을 두 개의 회사로 쪼갰기 때문이다. 항공사업부문을 대한항공에 남겨두고, 나머지 부분을 떼어내 지주회사 한진칼을 새로 만든 것이다.

당시 기업분할신고서를 보면 대한항공이 한진칼로 넘겨준 재산목록은 ▲현금및예금 1000억원 ▲진에어·칼호텔네트워크 등 계열사 주식 ▲건물(서울 서소문사옥) 등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이 사옥의 임대료도 한진칼에 내고 있다. 재산 목록에 상표권은 없었다.

한진칼이 상표권 관리 사업을 할 것이라고 밝히긴 했으나 그룹명도 아닌 대한항공 상표 소유권까지 보유하는지 여부를 당시 분할신고서에는 밝히지 않았다. 지금처럼 한진칼이 대한항공 상표권을 보유하면서 앉은 자리에서 매년 300억원의 현금을 받고 있다는 점, 반대로 대한항공은 자신의 이름을 쓰는 대가로 매년 300억원을 내야한다는 점을 당시 주주들은 정확히 예측할 수 없었다.

 

 

이러한 사실은 분할 이후 전개된 상황에 비춰보면 기업가치 판단에 중요한 정보가 누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업분할 이후 한진칼이 대한항공 주주들을 대상으로 공개매수 유상증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주식을 한진칼에 넘기고(공개매수) 대신 한진칼 주식을 받으라는 것(유상증자)이었다.

공개매수 결과 참여 주주는 예상보다 적었고, 조양호 회장과 조현아·조원태·조현민 세 자녀는 자신들의 대한항공 주식 전부를 넘기고 한진칼 주식을 받았다. 한진칼의 기업가치가 유망하다고 판단했다면 더 많은 대한항공 주주들이 주식교환에 응했을 것이란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기업분할 이후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한진칼은 3번에 걸쳐 현금배당을 했다. 대한항공 지분을 처분하고 한진칼 주주로 갈아탄 조양호 회장과 세 자녀는 이 시기 급여 외에 한진칼 배당금으로만 37억원을 받았다.

같은 시기 대한항공은 저유가·항공수요 증가가 겹친 호황기에도 한진해운 부실처리 등으로 신음했다. 당연히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줄 엄두도 내지 못하다가 올해에야 겨우 7년 만에 배당을 실시했다. 

 

또한 대한항공은 주주 배당을 하지 못하던 시기에도 매년 꼬박꼬박 한진칼에게는 자신의 이름 대한항공을 사용하는 대가로 연간 수백억원을 지불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대한항공이 총수일가 지분이 몰린 한진칼에 낸 상표권사용료과 건물임대료는 1229억원이다. 

올해도 대한항공은 한진칼과 상표권 사용 계약을 맺었다. 자신의 이름을 쓰는 대가로 300억원을 납부하는 조건이다. 300억원은 작년 매출에 기초한 것이며, 정률제(매출액의 0.25%)여서 올해 대한항공 매출이 오를수록 내야할 수수료도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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