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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억→1조…정의선의 ‘매직’

  • 2018.05.10(목) 17:39

[현대차, 후진적 지배구조 빅뱅]⑧-3
현대엔니지어링, 오너 일가 맞자 180도 바뀐 배당기조
최근 장외가 100만원 돌파…정 부자 주식가치만 1.3조

‘104만원’. 현대엔지니어링의 현 장외가격이다.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방안 발표가 있기 전(前) 70만원대에 머물던 가격이 100만원을 돌파했다. 불과 한 달여만에 상승폭이 40%가 넘는다. 시기만의 문제일 뿐인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 기대감을 반영한다.

지난 3월28일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7월1일)을 밑그림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들고나왔다. 어느덧 오는 29일 주주총회의 최종 승인만을 남겨놓고 있다.

방안은 2000년 9월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된 이후 20년 가까이 그룹을 지탱해왔던 후진적 순환출자 해소(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중 기아차→현대모비스)에 방점을 찍은 듯 보인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오너 정몽구 회장의 후계자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기반 확대라는 명제까지 해결하는 묘수라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오너 일가가 가진 현대글로비스 지분 29.9%와 기아차·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 등이 가진 현대모비스 23.2%를 주고 받는 사실상의 주식 맞교환을 통해 지배회사 현대모비스로 갈아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주식이 단 한 주도 없다. 하지만 지배구조 개편 뒤에는 현대모비스에 대해 상당 부분 지분확보가 가능해지고, 부친까지 포함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도합 최대 30.2%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자금력이다. 정 부자가 지배회사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는데 소요되는 자금은 4조~5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승계 재원으로 쓸 최대 자금줄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정 부회장(23.3%), 정 회장(6.7%)의 지분가치가 현재 1조8000억원가량이다.

분할합병으로 존속 현대모비스 주식가치는 싸지고, 통합 현대글로비스는 비싸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적인 재원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현대글로비스 주식 처분 과정에서 1조원가량의 양도소득세도 내야 한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은 계열사 소유지분을 활용해 이를 메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상장사 현대차(2.3%·7900억원), 기아차(1.7%·2400억원) 외에도 현대엔지니어링(11.7%)를 비롯해 현대위아(1.9%), 이노션(2.0%), 현대오토에버(19.5%), 서림개발(100%) 등 지분 확보에 동원할 수 있는 비장상 계열사 지분이 적잖은 게 사실이다.

핵심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차 지분은 가급적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향후  활용가치가 높은 것은 단연 현대엔지니어링이 꼽힌다. 다른 계열사 주식가치는 수백억원 정도로 현대엔지니어링만큼 돈이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해 직상장이나 현대건설과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상장 움직임이 뚜렷하게 수면 위로 떠오르지는 않은 상태지만 시기만의 문제일 뿐이다.
  
그만큼 정 부회장의 현대엔지니어링 주식가치는 어마무시할 정도로 불어난 상태다. 현대글로비스에 못지 않다. 소유지분 11.7%(89만327주)는 현재 장외가격으로 치면 9260억원에 달한다. 승계 재원으로 활용하기에 손색이 없다. 정 회장도 4.7%(35만5234주)에 대해 3690억원에 이른다. 이 뿐만 아니다. 그간 챙긴 배당수익도 쏠쏠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엠코 흡수 전(前) 현대건설이 최대주주로서 지분 72.5%를 소유했다. 이외 지분은 한국산업은행 7.4%, 우리사주조합 등 4.9%, 기타주주 15.1%였다.

합병 뒤에는 현대엠코 주주들이 현대엔지니어링으로 갈아타게 되면서 정의선 부회장은 11.7%의 지분을 소유, 최대주주 현대건설(38.6%)에 이어 단일주주로는 2대주주로 부상했다. 정몽구 회장도 4.7%를 보유했다. 이외 현대글로비스 11.7%를 비롯해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각각 9.3%, 기타주주 10.4%, 자기주식 4.3%로 재편됐다.

오너사(社)는 지금껏 모회사인 현대건설도 갖지 못한 지위다. 오너 일가를 주주로 맞이한 현대엔지니어링은 화끈하게 곳간을 열었다. 현대엠코 합병 이후 배당기조를 180도 바꾼 것이다.

2011년 4월 현대차그룹으로 계열 편입된 이후 2011~2012년만 해도 배당금은 각각 20억2000만원(주당 500원)의 결산 현금배당이 고작이었다. 배당성향은 각각 1.1%, 1.3%. 2013년에는 아예 걸렀다.

하지만 정 부자가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뒤 한 달 뒤인 2014년 4월 말 기준일로 797억원(주당 1만1000원)의 중간배당 실시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중간배당은 2001년 1월 현대건설에서 분할·설립된 이래 사상 처음일 정도로 갑작스러운 것이었다.

여기에 2014년 말 결산배당 870억원(주당 1만2000원)까지 합해 총 167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무려 56.0%로 치솟았다. 또 2015~2017년에도 결산 배당금으로 매년 예외없이 870억원(주당 1만2000원)을 주주들에게 풀고 있었다. 3년간 배당성향은 낮게는 22.9%, 높게는 27.2% 수준이다.

정 부회장이 4년간 챙긴 배당금이 525억원이나 된다. 10년간 현대엠코에서 받은 476억원보다도 더 많다. 정 회장도 210억원의 배당수익을 챙겼다.

2004년 12월 현대엠코의 주주로 등장한 이래 정 부회장의 주식가치는 13년여만에 배당금을 포함해 총 1조40억원으로 불어났다. 투자원금 375억원의 무려 27배에 달한다. 세금 1조 문제는 현대엔지니어링으로 해결하면 될 일이다. 현대차 황태자의 ‘매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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