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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家 허정수 1인기업 ‘일감 족쇄’ 끊었다

  • 2018.06.13(수) 11:32

GS건설 ‘뒷배’…축적자금·사업역량 기반 규제 요건 해소
2000년이후 챙긴 배당만 718억…‘돈줄’ 승계 신호탄 의미

오너 일가(一家)가 지분 20%(상장 30%)를 소유해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규제’의 사정권에 있는 계열사가 15곳이나 된다. 전체 계열사(71개사)의 21.1%를 차지한다. 총자산 10조원 이상 32개 대기업 중 효성(15개사)과 더불어 수적으로 단연 압도적이다. ‘허(許)’씨 집안이다. 맞다. GS다.  

 

 


용쓴다.

지난해 5월 새 정부 들어 더욱 서슬 퍼런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무섭긴 무서웠나 보다. GS 내의 대표적 일감 수혜 계열사로 입에 오르내리던 허정수(68) 회장의 ‘1인기업’ GS네오텍이 요즘 “자립!”을 외친다.

이제는 본가의 도움 없이도 커갈 수 있는 정도가 됐다. 이런 상태로 두 아들 허철홍(39) GS칼텍스 상무와 허두홍(36)씨에게 지분 승계가 이뤄지기 시작했으니 의미는 더욱 각별해진다.  ☞ GS家 허정수, ‘가업 세습’ 시작됐다

GS네오텍은 전문건설업체다. 전신(前身) ‘금성통신공사’라는 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사업 초기 전기공사 및 통신공사를 하던 곳이다. 지금은 플랜트, 에너지, 가전, 정보통신, IT 등의 다양한 부문에서 설계·시공·운영 사업을 한다.

허 회장이 1999년 5월 LG에서 GS네오텍을 가지고 분가한 이듬해 1280억원 정도였던 매출은 현재 5350억원(2017년)에 달한다. 2014년에는 6670억원까지 간 적도 있다. 2017년 정보통신공사 시공능력 4위에 랭크해 있다.

성장 비결?

뭐, 비결이라고 할 것 까진 없다. GS ‘한 지붕’ 아래 있는 GS건설이 옛 LG건설 시절부터 전기공사와 정보통신 공사를 죄다 맡겼던 곳이라 GS건설이 먹여 살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GS네오텍의 내부거래가 절정을 이뤘던 2012년을 보자. GS건설은 GS네오텍에 3140억원의 매출을 올려줬다. 전체 매출(6050억원)의 절반이 넘는 무려 52.0%다. GS칼텍스 등 다른 계열까지 합하면 3920억원(64.9%)에 달한다. GS 계열사들이 매출의 3분의 2를 책임져 준 셈이다.

대형 건설사 GS건설이 떡하니 자리를 깔아주는 데 돈 잘 버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하다. 2012년 GS네오텍의 영업이익은 211억원에 달했고, 순익은 262억원이나 됐다. 


반전이다.

이랬던 GS네오텍이 요즘은 독자생존을 꾀하고 있다. 2014년을 기점으로 GS건설을 비롯한 계열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정부가 ‘일감몰아주기 과세’(증여세·2013년 7월 시행)다, ‘총수 일가 사익편취 금지’(2015년 2월 시행)다 뭐다 해서 분위기를 다잡기 시작하던 때가 2013년부터니까 시기상 맞아 떨어진다.

2013년만 해도 3020억원에 달했던 계열 매출은 2014년 반토막이 난 1360억원으로 줄더니 2016년에는 282억원으로 급격히 축소됐다. 내부거래 비중도 45.7%에서 20.4%를 거쳐 6.6%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GS네오텍의 내부거래 축소는 GS건설의 사정이 안좋아진 것도 한 몫 했다. GS건설은 2013년 해외플랜트 부실의 직격탄을 맞았다. 영업적자 9350억원(연결기준)을 기록했던 해다.

당시 경영을 총괄하던 허창수(70) GS 회장의 셋째동생 허명수(63) 부회장이 경영부실의 책임을 지고 퇴진했던 게 이 무렵인 2013년 6월이다. 이럴 정도로 GS건설은 위기 상황이었고 그러자 이후 GS네오텍에 대한 GS건설의 발주 물량도 뚝 끊긴 것이다.

GS네오텍으로서는 이익 축소를 감수해야 했다. 2014년 6670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이듬해 4980억원으로 줄더니 2016년에는 4290억원으로 까지 밀렸다. 영업이익은 많아봐야 46억원이고 2015년에는 아예 859억원 적자를 냈다. 계열분리 이래 많게는 317억원(2007년) 흑자 기조를 유지해왔던 허정수 회장이 처음 맛보는 쓴맛이었다.

값지다.

하지만 GS건설을 뒷배 삼아 벌어들인 돈이 얼마고, 키운 사업적 역량이 얼만데 이 정도에 휘청일까. GS네오텍의 지난해 계열 매출은 187억원에 불과하다. 비중은 3.5%다. 이 중 GS건설은146억원 정도다. 2012년(3140억원)의 20분의 1도 안된다. 이런 데도 GS네오텍은 매출 5360억원에 영업이익 154억원을 기록했다.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규제’ 중 ‘일감몰아주기 규제’(합리적 고려나 비교 없는 상당한 규모의 거래)는 총수일가 지분이 20%(상장 30%)가 넘는 계열사가 다른 계열과 해당연도 거래총액 200억원 이상이나 3년 평균 12% 이상 매출을 올릴 경우 대상이 된다. GS네오텍이 결과적으로 독자생존에 성공하며 규제의 칼날에서 벗어난 것이다. 
 
GS네오텍은 남에게 돈을 빌릴 이유가 하등 없다. 작년 말 현재 외부에 진 빚이 3억원 남짓으로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현금성자산은 1060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30.8%로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재무 건전성을 갖고 있다.

GS네오텍은 계열분리 이듬해인 2000년부터 거의 매년 예외 없이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거른 적은 2015년 단 한 번뿐이다. 금액으로도 적게는 14억5000만원, 많게는 120억원에 달한다. 총 718억원이다.

허정수 회장 개인기업이다 보니 배당금의 주인이 허 회장 1명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독자생존이 가능한 자신의 돈줄을 2세들에게 물려주기 시작했으니 최근의 지분 승계가 더욱 값질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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