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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시대 성큼]②테슬라의 교훈

  • 2018.06.14(목) 13:27

과도한 자동화는 오히려 생산 차질
노동계도 반감…대안은 '인간 공조형'

로봇시대는 공상과학소설 속 미래가 아닌 현재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은 이미 일자리를 놓고 사람과 경쟁을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해 일하고 밥을 먹고 퇴근해 쉬다가 잠이 들 때까지, 우리 생활 속에 로봇이 개입하는 빈도는 점점 높아진다. 로봇시대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또 이와 함께 발전하는 로봇산업은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흘러갈지 짚어본다.[편집자]

 

▲ 완전 자동화에 가까운 테슬라의 '모델3'생산라인(사진: 테슬라)

 

"인력 9%를 줄이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세계 최대 전기차회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현지 시간) 사내 이메일과 트위터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할 뜻을 밝혔다. 그는 "몇 년 간 급속 성장했지만 일부 역할 중복과 합리화하지 못한 부분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미래산업의 '총아(寵兒)'로 꼽힌 테슬라는 이렇게 15년 적자앞에 무릎을 꿇었다. 머스크는 "이익 자체가 테슬라에 동기를 부여하는 건 아니지만 지속 가능한 수익을 입증해야 하는 것도 사명"이라며 "모델3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각종 첨단 기술을 사용하는데도 생산 목표에 미치지 못한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로봇이다." 테슬라에 비상 경고음이 울린 지는 꽤 됐다. 머스크 말대로 이익이 문제가 아니라 역사상 전례가 없을 정도로 자동화한 양산체제를 말하는 것이었다. 위기는 작년 하반기 보급형 차량인 '모델3'를 출시하면서 불거졌다. 40만대 예약을 받고도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라인에서 출고한 차량은 작년 1772대, 올 1분기 7000대에 그쳤다. 업계에서 우려했던 생산차질이 현실화 된 것이다.

 

작년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은 작년 "테슬라의 혁신과 장점인 '완전 자동화'가 테슬라의 신속한 확장을 막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프리몬트 공장 자동화 설비가 너무 복잡한 게 문제란 얘기다. 유수 완성차 업체들이 용접, 도색에만 로봇을 쓰는 것과 달리 테슬라는 최종조립과 검수까지 자동화 욕심 낸 게 문제란 지적이다. 생산성이 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오류 등으로 정상적 생산이 어렵다는 것이다.

  


번스타인은 일반 공장은 10시간의 노동력과 5% 자동화 설비로 최종 조립 단계를 진행하지만, 테슬라는 자동화율을 50%로 높이고 노동력은 5시간만 투입하는 식으로 차 1대당 150달러를 절약하겠다는 시스템이라고 분석했다. 번스타인은 그러나 높은 로봇 관리비와 개발 유지 비용을 감안하면 자동화로 비용 절감효과를 내는 시점은 크게 늦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자동화 작업 정비를 위해 올해 3차례나 모델3 라인을 멈춰세웠다. 머스크도 이번 구조조정을 두고 "감축은 사무직에 국한하고 생산직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시장이 우려하는 공장 자동화를 더 가속화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그는 지난 4월에도 트위터에 "과도한 자동화는 실수였다. 인간을 과소평가했다"는 말을 남겼다.

 

테슬라의 자동화는 미국 내 노동계에도 큰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자동차노조(UAW, United Automobile Workers)는 테슬라가 환경이나 안전 측면에서 노동자들을 불공정하게 대하고 있다는 지적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여기엔 정부가 테슬라에 지급하는 친환경 보조금을 차단시키려는 의도가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작년 '공정하고 책임있게 근로자를 대우한다'고 확인한 자동차 업체에만 친환경차 보조금을 주도록 제한하는 보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UAW는 이런 점을 노렸다. UAW가 유독 공격적 태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테슬라가 자동화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축시키는 데다, 노조 설립에도 부정적이라는 점이 있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위치한 테슬라 완성차 공장(사진: 테슬라)

 

업계에서는 로봇을 통한 테슬라의 자동화 실험을 아직 실패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다만 대량 생산체제에서도 로봇 의존이 과도한 양산은 성공이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더욱이 앞으로의 제조 산업은 맞춤형 주문생산이 가능한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로 변화하는 추세다.

 

이런 점을 감안해 인간과 격리된 '대형 전문로봇 시스템'보다는 인간 노동자와 협업하는 '협동로봇' 형태가 공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다양한 불확실성을 덜어낼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주장들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글로벌 산업용 협동로봇업계는 덴마크 유니버설 로봇(Universal Robots), 미국 리싱크 로보틱스(Rethink Robotics Baxter)사, 독일 쿠카(KUKA), 일본 화낙(Fanuc) 등이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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