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스토리
  • 검색

‘일감’ 줄여도 시원찮을 판에…OCI그룹의 ‘역주행’

  • 2018.06.24(일) 13:32

이복영 회장 계열 삼광글라스, 계열매출 9배 폭증
군장에너지·유니드글로벌外 일감규제 추가사정권
OCI→군장에너지→삼광글라스 일감구조까지 형성

‘하 수상한’ 시절이다.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 요즘 재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재벌개혁의 전도사’로 통하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아예 총수 일가가 보유한 비핵심·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라고 성화다. 

‘일감몰아주기’를 줄여도 시원찮을 판에 오히려 늘리는 배짱 두둑(?)한 대기업이 있어 시선이 꽂힌다. 재계 27위인 OCI그룹 소속의 유리 및 캔 제조업체 삼광글라스가 진원지다.

 


시원찮은 돈벌이

삼광글라스 계열은 고(故) 이회림 OCI 창업주의 아들 3형제 중 차남 이복영 회장이 독립 경영하고 있는 소그룹이다. 고 이수영 OCI 회장의 장남이자 현 오너 이우현 사장의 큰숙부다. 주력사 삼광글라스㈜를 비롯해 이테크건설, 에스지(SG)개발, 군장에너지, 에스엠지(SMG)에너지, 쿼츠테크 등이 묶인다.

삼광글라스㈜는 소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다. 이 회장은 삼광글라스의 최대주주로서 지분 22.2%를 소유 중이다. 장남 이우성 이테크건설 부사장(5.7%), 차남 이원준 삼광글라스 상무(8.8%), 딸 이정현씨(2.1%) 등 세 자녀와 관계사 유니드(6.0%) 등 특수관계인 5명을 포함하면 44.9%다. 

삼광글라스㈜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강화유리 밀폐용기 ‘글라스락(Glasslock)’을 만드는 곳이다. 글라스락을 비롯한 유리용기 사업과 알루미늄캔과 스틸캔 등의 캔 사업을 주력으로 기타 부문으로 이뤄져 있다.  

요즘 삼광글라스의 사정이 좋지 않다. 돈벌이가 문제다. 영업이익(별도기준)은 2015년 162억원에서 2016년 34억원으로 줄더니 지난해에는 21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1967년 6월 창업이래 첫 영업적자다. 

매출은 겉보기에는 별 문제가 없어보인다. 2015년 2960억원에서 2016년 2780억원으로 줄기는 했지만 작년에는 3110억원을 회복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매출의 질(質)이 좋지 않다. 주력부문이 영 시원찮다.

2013년 1860억원에 달했던 유리용기 부문은 거의 매년 예외없이 감소 추세다. 지난해에는 1720억원으로까지 밀렸다. 캔 부문 또한 2015년 1040억원에서 838억원으로 뒷걸음질쳤다.

여기에 작년에는 재고평가 충당금 설정과 재고폐기 증가로 매출원가가 상승하며 양대 주력 부문에서 각각 197억원, 7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것이다. 외부감사인으로부터는 재고자산 회계처리 문제로 2017년 재무제표에 대해 ‘한정’ 감사의견까지 받아 현재 삼광글라스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빛 발하는 유연탄

흥미로운 것은 이런 와중에 기타부문의 존재감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광글라스는 2011년부터 차량용 주유소 운영, 화물자동차 터미널 운영, 목욕탕업,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도매업 등의 사업을 벌여왔는데, 최근 신규사업 매출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2011~2016년 기타부문 매출은 많아봐야 139억원(2016년)이었다. 이랬던 매출이 작년 556억원으로 1년만에 4배 불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당연지사 5.0%에서 17.9%로 뛰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7년 유리용기 및 캔 부문이 적자에서 허우적댄 것과 달리 신규사업에서는 흑자를 냈다. 2012~2016년 계속됐던 적자기조를 깬 것으로 흑자액도 59억이나 됐다.

묘한 것은 삼광글라스 기타부문의 선전이 손자회사뻘되는 군장에너지와의 내부거래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군장에너지는 삼광글라스가 최대주주(지분 30.7%)로 있는 이테크걸설과 삼광글라스가 각각 47.7%, 25.0%의 지분을 가진 곳이다.

군장에너지는 전북 군산의 군장산업단지 입주업체들에게 열병합발전을 통해 생산하는 증기와 전기를 공급하는 사업을 한다. 이곳에 발전용 연료인 유연탄을 대고 있는 곳이 바로 삼광글라스다.

삼광글라스가 유연탄 수입·유통 사업에 뛰어든 것은 작년 6월로 1년 밖에 안됐다. 2016년만 해도 1억원도 채 안됐던 군장에너지 매출이 2017년 380억원으로 불어난 이유다. 기타부문 매출의 68.3%를 차지한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광글라스의 1분기 매출은 844억원이다. 1년 전에 비해 37.8% 성장했다. 기타부문이 41억원에서 254억원(매출 비중 30.0%)으로 6배 불어난 게 주된 원인이다.

또한 유리와 캔 부문에서 각각 10억원, 17억원 영업적자를 낸 데 반해 기타 부문은 8억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군장에너지 매출이 208억원이다. 기타부문의 82.2%, 전체매출의 24.7%다.

삼광글라스는 2016년만해도 국내 계열매출이라고 해봐야 46억원 남짓이었다. 비중도 1.7%에 불과했다. 이전 2012~2015년에는 10억원대였고 1%도 채 안됐다. 하지만 군장에너지로부터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17년에는 426억원으로 확대됐다. 비중도 13.7%로 수직 상승했다. 

 

 


일감몰아주기의 진화

OCI그룹은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규제’ 대상인 계열사가 4개사다. 삼광글라스, 유니온, 유니드글로벌상사, 군장에너지 등이 면면이다. 오너 일가 소유 지분이 20%(상장 30%) 이상인 계열사로 내부거래가 있는 곳이라는 의미다.

이 중 다른 계열과 해당연도 거래총액 200억원 이상이거나 3년 평균 12% 이상 매출을 올릴 경우 해당되는 ‘일감몰아주기 규제’(합리적 고려나 비교 없는 상당한 규모의 거래) 대상은 군장에너지, 유니드글로벌상사 2곳이었다.

유니드글로벌상사는 창업주의 3남 이화영 유니드 회장(64.3%)과 외아들 이우일 상무(35.7%)가 지분 100%를 소유한 계열사다. 무역업체 특성상 OCI 등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가 상존하는 곳으로 작년 계열 매출은 247억원(비중 2.6%)이다.

군장에너지는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 외의 지분 27% 중 압도적인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이가 이복영 회장의 두 아들 이우성 부사장과 이원준 상무다. 각각 12.2%를 갖고 있다. 특히 폴리실리콘을 주력으로 하는 OCI가 안정적 사업기반을 깔아줘왔다. 작년만해도 OCI 586억원 등 계열매출이 587억원(11.4%)이나 됐다. ☞ ④OCI 덕에 ‘팔자 늘어진’ 방계家 2세

여기에 삼광글라스까지 일감몰아주기 규제의 사정권에 추가로 들어갔다. 게다가 OCI→군장에너지→삼광글라스로 이어지는 일감몰아주기 구조까지 만들며 진화해 나가는 양상이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