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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마이크론 제재…韓, 안심할 수 없는 이유

  • 2018.07.05(목) 16:58

'반도체 굴기' 앞세워 외국기업 견제
삼성·하이닉스도 영향권 놓일 듯

지난 4일 중국의 마이크론에 대한 제재 소식이 전해진 뒤 SK하이닉스 주가는 깜짝 상승했다가 되밀렸다. 반도체 '빅3'에 속하는 미국 마이크론이 삐끗하면 국내 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예상으로 주가가 올랐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중국 정부의 다음 행보를 감안하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도 피해가 갈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중국이 마이크론에 칼을 빼든 표면적인 이유는 자국 기업의 특허가 침해됐다는 점이다. 대만 반도체업체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와 중국 국영업체인 푸젠진화(JHICC)는 마이크론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중국 푸저우 법원에 제품 생산과 판매 중단을 요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앞서 마이크론은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UMC와 JHICC가 자사의 D램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겉으로는 개별 기업간 다툼으로 보이지만 속내를 뜯어보면 그렇지도 않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소비국이다. 중국반도체산업협회(CSI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수입액은 2601억달러인 반면 수출액은 669억달러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D램과 낸드플래시를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전년대비 37.3% 오르는 등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을 중국 정부가 용인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이번 제재는 해외 반도체 업체들에게 제품가격을 낮추라는 공개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제재는 중국 정부가 최종적으로 D램 가격 인하, 크로스 라이센스(상호 특허공유)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 볼 수 있다"며 "이같은 중국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마이크론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역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제재로 국내 업체가 반사이익을 받을 것이란 분석은 단편적 시각"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중국은 '반도체 굴기(堀起)'를 선언하고 현재 13% 수준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위와 3위를 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언제든 칼 끝이 겨눠질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5월말 중국 반독점국은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에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사무실을 예고없이 방문해 조사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미중 무역분쟁이 첨예하게 진행되고 있어 중국 정부의 압박이 마이크론에게 집중되고 있지만 무역 분쟁이 극적으로 타결될 경우 중국 정부의 압박이 마이크론보다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 선회할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들의 면밀한 상황 판단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미국 반도체 업체에 대한 제재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에서 비롯된 일"이라면서도 "이번 제재가 국내 반도체 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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