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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택배계의 퀵서비스 '줌마'

  • 2018.07.17(화) 18:18

택배거점으로 주유소 활용
기존 택배의 취약점 공략

"택배기사를 불렀는데 사흘이 지나도록 안와요."

서울 관악구 행운동에서 자취를 하는 직장인 김 모(28)씨는 최근 오픈마켓에서 구입한 선글라스를 반품하려다 속상한 일을 겪었다. 테두리에 흠이 나 반품을 신청했는데 온다던 택배기사는 연락이 없고 판매업체는 수거지시를 했으니 곧 도착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김 씨는 "상하지 않는 걸 구입했기에 망정이니 음식 같은 거였으면 어쩔 뻔 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통상 개인이 보내는 택배는 택배기사가 수거하기까지 이틀에서 사흘이 걸린다. 하루에도 수백건의 택배를 처리해야 하는 택배기사 입장에선 집집마다 들러 택배를 하나하나 모으는 게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택배 가져가라고 해서 갔더니 집주인이 없을 때 느껴질 황망함을 생각해보면 된다.

▲ 김영민 줌마 대표. /사진=SK이노베이션

기존 택배시장이 놓치고 있는 회색지대를 공략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신개념 택배서비스를 표방하는 '줌마'다. 지난해 3월 설립된 이 회사는 '홈픽'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개인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로 찾아가 택배를 수령하고 배송지로 보내는 일을 한다. 며칠씩 걸리는 택배취합 과정을 순식간에 해결하는 '택배계의 퀵서비스'로 볼 수 있다.

"택배시장 구조상 택배기사 개인이 하루에 200~300여개의 택배를 배송해야 합니다. 2분에 하나씩 배송하는 셈인데요. 그렇다보니 택배기사는 배송에만 집중하게 되고 택배수거에 바로 나서기가 어렵습니다. 홈픽은 실시간으로 택배를 수거해 기다림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서비스입니다."

김영민 줌마 대표는 홈픽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카카오톡이나 네이버톡톡, CJ대한통운 앱 등에서 예약신청만 하면 택배수거인인 '피커(Picker)'가 1시간내 달려가 택배를 가져간다. 피커가 상주하는 곳은 주유소다. 도심과 외곽 어디든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아이디어에 동의해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전국 600여개 주유소를 줌마에 제공키로 했다.

▲ 김영민 줌마 대표와 직원. /사진=SK이노베이션

줌마는 택배를 좀더 빠르고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으로 돈을 벌 수 있고, 주유소는 남는 공간을 활용해 임대료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피커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김 대표는 16년간 홈쇼핑 업체에서 물류 업무를 맡았다. 고객에게 배송출발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간편하게 뗄 수 있는 운송장을 처음 도입한 게 김 대표다. 그럼에도 부족함을 느꼈다고 했다. 반품처리를 할 때 너무나도 느린 택배시스템 때문에 고객의 불만이 잦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내놓은 게 홈픽이다. 김 대표는 택배시장 성장과 함께 홈픽처럼 신속하고 편한 택배를 원하는 고객수요가 빠르게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택배물량은 23억개. 줌마는 이 가운데 개인간 택배를 주고받는 C2C 시장을 우선 겨냥하고 있다. 목표로 잡은 물량은 월 100만개다. 이를 통해 연간 6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C2C 택배수거를 시작으로 다양한 집하서비스를 더해 주유소를 지역 물류 허브로 바꾸겠다"며 "오프라인 플랫폼의 화두인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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