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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알못 시승기]SUV 야성과 전기차 지성 '코나 일렉트릭'

  • 2018.08.30(목) 09:47

한 번 충전해 406km 주행..장거리 여행도 '너끈'
'제로백 7초대'…추월 가속성능 '일렉트릭 쇼크'

[고양~가평=윤도진 기자] '야성'이란 것이 폭발했다. 운전대를 잡은 동승 기자가 가속 성능을 한번 봐야겠다며 "조금 밟겠다"고 말한 직후였다. 비행기 이륙 때처럼 고개가 젖혀지며 몸이 좌석에 꽉 밀착됐다. 시속 100km 언저리에서 이 차 최고속도라는 170km까지 치고 올라가는 데까지 4~5초나 걸렸을까. 나도 모르게 오금에 힘이 들어갔다. 전기차에 대한 편견은 그렇게 단박에 깨졌다.

 

타고 있으면 스마트한 사람이 된 듯한 '지성미'는 기본이었다. 신호등에 서 있어도, 도심을 지나 교외로 달려나갈 때도 일단 기름을 태우지 않고 있다는 게 내가 뭔가 이 세상에 기여하는 기분이랄까. 시동만 켜고 차 안에서 여러 기능을 즐겨도 배터리 걱정이 없다는 점도 '나만의 사색공간'을 차지한 느낌을 줬다. 괜히 시대를 앞서가는 것 같은 착각까지 들었다.

 
▲ 동승 기자가 코나 일렉트릭 고속도로 스마트 크루즈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지난 29일 현대자동차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일렉트릭(EV)'을 타고 경기도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경기도 가평 한 휴양시설까지 왕복 180km 구간을 시승했다. 전기차라 운전에 다소 적응이 필요할 수 있다는 안내를 들었지만 휘발유, 경유 등 내연기관 차량 운전 때와 큰 이질감은 없었다. 언뜻언뜻 보이는 전기차만의 차이점들은 오히려 흥미롭고 매력적이었다.

 

코나 일렉트릭 외관은 당연히 '코나'에 기초를 뒀다. 하지만 전기차 특색을 살리려 다르게 디자인 한 부분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전면부를 범퍼 일체형으로 설계했다는 점. 전기차는 방열판을 식히기 위한 흡기구가 필요 없기 때문에 라디에이터 그릴 부위가 막혀 있고 거기에 충전구가 있다. 휠도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설계가 돋보였다.

 

▲ 코나 일렉트릭 보닛을 열어본 모습 /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차에 붙은 '블루 드라이브' 표시와 등록해 붙이면 혼잡통행료, 주차비 등을 경감받을 수 있는 '저공해차량' 딱지는 전기차가 가진 알뜰함을 강변하는 듯했다. 이 차의 공인 전비(전기차의 효율)는 1㎾h(킬로와트시, 전력량 단위) 당 도심 6.2km, 고속도로 5km 등 복합 기준으로 5.6km다.

 

배터리 용량이 64㎾h여서 한 번 충전해 406km(복합 기준)를 달릴 수 있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 "주행거리 스트레스가 없다"는 회사 관계자 말이 이 얘기였다. 50㎾급 급속충전소에서 그린카드 할인을 받으면 완충에 드는 비용은 대략 6000원 남짓(86.9원/㎾h). 이 돈에 서울서 대전거리를 왕복할 수 있다. 여러모로 '일렉트릭 쇼크'라 할 만한 지점이 있지만 이 경제성이 가장 크게 다가왔다.

 

자유로, 외곽순환고속도로, 서울춘천고속도로 등을 오가며 실제 시승 주행을 마쳤을 때 찍힌 전비는 평균 7km/㎾였다. 이를 기준 삼으면 한 번 충전으로 448km를 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렇지만 100% 충전에는 아무리 빨라도 75분(100㎾h 충전기 기준)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불편은 구매선택을 가장 멈칫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충전중인 코나 일렉트릭/사진=현대차 제공
 

가평으로 향할 때 동승석에 올랐다. 외형에 비해 내부 공간은 여유로웠다. 친환경차답게 미래 지향적 분위기도 물씬 났다.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 전자식 변속 버튼(SBW)과 금속성 재질로 외관을 매끈하게 다듬은 냉난방 공조 클러스터를 본 동승 기자는 "수소차 넥쏘처럼 친환경 느낌을 주려 꽤 신경을 쓴 것 같다"고 평가했다.

 

공조기 등을 운전석에만 틀어주는 '드라이버 온리(Driver Only)' 단추는 전기차답게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하기 위한 장치로 보였다. 네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등을 작동하는 화면에는 충전소 찾기 등 전기차의 불편함은 줄이고 매력은 강조하려는 기능들이 많았다. 전반적으로 썩 화려하진 않지만 친환경차 기능 활용성을 높이는 데 충실해 보였다.

 

▲ 코나 일렉트릭 전자식 변속 버튼/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 시승 후 차 안 중앙부 화면에 나타나는 에너지정보/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동승 기자는 평가에 객관을 유지하려 하면서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그가 가장 흥미로워했던 건 가속 페달(엑셀러레이터) 하나만 조작해 운행이 가능하다는 점.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자체 충전용 발전기가 물리면서 자연스럽게 제동 페달(브레이크)을 밟는 효과가 생겨 나타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운전대 양쪽에 달린 '패들 시프트' 버튼으로 충전 성능에 비례한 제동력을 '0~3 단계'로 조절할 수 있었다. '0'으로 두고 운전할 때는 가속 페달서 발을 떼도 제동이 걸리지 않아 자연스럽게 가속력만 사라졌다. 하지만 가장 강한 '3'으로 뒀을 때는 가속 페달을 얕게 밟을수록 브레이크를 밟는 듯 제동력이 커졌다.

 

▲ 시내 도로를 주행중인 코나 일렉트릭 시승차량/사진=현대차 제공

 

동승 기자는 특히 코나 일렉트릭의 가속 성능에 흡족해 했다. "정말 밟는대로 나간다. 조금 초를 치면 스포츠카 같다고 써도 되겠다"고 했다. 변속기도, 엔진회전수(RPM)란 개념도 아예 존재하지 않는 색다른 가속이었다. 내연기관 차와 달리 모터로 구동되기 때문에 응답성이 빠를 수밖에 없다는 게 현대기아차 관계자 설명이다.

 

일순간 치고 나가는 추월가속 능력이 동승석에서 느끼기에도 경쾌했다. 코나 일렉트릭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닿는 '제로백'이 7초대라는 게 현대차 설명이다. 모터는 최고출력 150kW(204마력), 최대토크(회전력) 40.3kg·m인 디젤 2.0 엔진 수준 성능을 갖췄다고 했다.

 

▲ 고속도로를 주행중인 코나 일렉트릭 시승차량/사진=현대차 제공

 

특히 주행 상태를 '스포츠 모드'로 뒀을 때 주행 쾌감은 증폭됐다. 이 차는 평상 주행용 '컴포트(comfort)모드', 절전 주행용 '에코(eco) 모드', 초절전 '에코플러스 모드' 등으로 변환이 가능했다. 에코플러스 모드로 전환했을 때는 모터 출력에 크게 제한이 생길뿐 아니라 냉방 성능까지 확 줄어드는 게 눈에 보였다.

 

제동 성능은 익숙해지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회생제동과 연동되어서거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어 동급 내연기관 차보다 무거운 탓(330kg 차이)인지 "악셀은 밟는 대로 나가는데 브레이크는 생각보다 좀 더 밟아야 하는 느낌"이라고 동승 기자는 표현했다.

 

▲ 가평 반환점에 선 코나 일렉트릭 후측방 모습/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돌아오는 길 운전석에 앉았을 때는 첨단운전지원장치(ADAS) 덕을 톡톡히 봐다.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성능이 일품이었다. '스마트 크루즈'를 작동시켜 속도를 설정해 놓으니 앞 차와의 거리, 과속단속 카메라 출현, 곡선주로 등에 맞춰 속도가 자동으로 제어됐다.

 

차선 이탈을 방지하는 기능을 넘어서 차로 중앙을 유지하는 기능도 무척 쏠쏠했다. 가평서 돌아오는 길에는 비도 꽤 왔는데, 폭우가 아니라면 빗길에도 차로를 인식하는 데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운전대를 앞에 두고 이렇게까지 긴장을 풀어도 될까 싶을 정도로 안락한 주행이었다.

 

▲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에 설치된 클러스터 이오나이저에 '드라이버 온리' 버튼이 마련돼 있다. /사진=윤도진 기자
▲ 코나 일렉트릭 운전석/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모터로 달리는 코나 일렉트릭은 '소리없이 강하다'는 옛날 어느 차의 유명 광고카피도 떠오르게 했다. 다만 엔진소리가 없어서인지 바람이 차에 부딪히는 풍절음이나,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상대적으로 더 들리는 듯했다. 충격 저감 현가장치(서스펜션)도 다소 단단한 느낌이어서 속도방지턱을 넘을 때나 불안정한 노면을 달릴 때 가끔 거슬렸다.

 

시승차량은 프리미엄 트림 풀옵션 모델로, 각종 전기차 세금 감면을 받은 차값은 5230만원이다. 여기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으면 서울 기준 3530만원에 살 수 있다. 코나 1.6 디젤 프리미엄 트림 풀옵션 가격이 2900만원쯤인 걸 감안하면 600만원 가량 비싸다. 하지만 그만한 차이는 감수할 만한 이유도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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