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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도 씽씽~'…연구원들의 상상, 현실이 되다

  • 2018.10.30(화) 17:12

현대·기아차 'R&D 아이디어 페스티벌' 가보니
'계단 오르는 바퀴', '사이드미러 에어건' 등
당장 상품화 가능한 아이디어 두루 출품

"비가 오면 사이드미러(외부 후방거울)도 젖어 창을 내려서 닦기도 하는데 팔도 젖고 비도 들이쳐서 위험하잖아요. 조수석은 팔이 닿지 않고요. 그래서 만들어 봤어요. 장착돼 있는 동력과 공조기 성능만으로 사이드 미러에 강한 바람을 불어 비오는 날도 안전하게 운전하도록 한 겁니다." - '비도 오고 그래서' 팀, 박재형 연구원
  
"급제동 때 ABS(anti-lock brake system, 잠김방지 브레이크 시스템)가 작동하는 느낌이 생소해 오히려 브레이크를 풀었다가 사고가 났다는 얘기를 들었죠. 이런 장치가 있다는 걸 미리 알았다면 사고를 막을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그래서 이런 기능을 운전자가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해봤죠." - '런 앤 필(Learn & Feel)' 팀, 김택조 연구원
  
"중국 대형 주차장에는 바닥에 거의 모두 번호가 매겨져 있어요. 요즘 차는 거의 모두 후방 카메라가 내장돼 있고요. 주차할 때 이 번호를 인식해 운전자 휴대폰으로 자동전송하면 큰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찾는 번거로움이 없어지지 않을까요?" - 중국연구소 '히어 아이 엠(Here I am)' 팀, 황진 연구원

   

▲ 계단 등 장애물을 오르내릴 수 있는 휠을 장착한 개인형 이동수단 '나무'/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30일 경기도 화성 남양읍 소재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는 연구원들이 직접 제작한 신개념 미래 이동수단과 차량 내 편의시설을 선보이는 '2018 연구개발(R&D) 아이디어 페스티벌'이 열렸다. 연구원들이 자기 업무와 상관없이 팀을 이뤄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하고 실물 제품을 제작해 경연을 펼치는 자리다.

 

지난 2010년 시작된 이 행사는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R&D) 내 열린 연구문화 조성에 기여하고 연구원들의 열정, 창의력을 끌어내기 위한 장(場)이다. '모빌리티 및 응용기술', '카 라이프(Car Life, 차량 내 유틸리티)', '카 라이프- 해외연구소 특별' 등 총 3개 부문으로 경쟁이 이뤄졌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과 5월 각각 모빌리티 및 응용기술, 차량 내 유틸리티를 주제로 연구원들에게 공모를 진행했다. 이 중 참신하고 독창성이 돋보이는 12개 팀의 작품이 이날 열린 본선 무대에 올랐다. 올해는 미래를 선도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모빌리티 및 응용기술, 곧바로 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 차량 내 유틸리티가 주제였다.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지를 두고 심사가 이뤄졌다.

 

대상은 모빌리티 및 응용기술 부문에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 개인형 이동수단(퍼스널 모빌리티)를 출품한 '나무' 팀(최진 정훈 조선명 이정우 연구원)이 차지했다.

 

▲ '2018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 최진 연구원이 출품작 '나무'를 시연하고 있다./사진=현대기아차 제공

 

빗살처럼 생긴 휠이 평지에서는 같은 길이로 구르다가, 계단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길이가 알맞게 변형돼 오르막이나 평지처럼 큰 충격없이 지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바퀴는 고정된 형태의 타이어가 아닌 레이저로 가공한 방사형 고무재질로 만들어 지형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 장착했다. 


실제로 출품작을 발표한 최진 상용디젤기능시험팀 연구원이 심사위원단 앞에서 연구소 5~6개 계단을 쉽게 오르 내리자 행사장에는 "와~" 하는 탄성이 터지기도 했다. 최 연구원은 수상 후 소감에서 "궁극적으로 이걸 휠체어로 만들면 장애인들의 이동 한계가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부문에서는 대기정화·회생제동·배터리 등 다양한 기능을 보유한 휠(올 인 휠)이 최우수장을 받았고, 형태 변형이 가능한 공기주입식 시트(빅 히어로), 자동차 운전용 마우스 형태 핸들(아틀라스 프로젝트), 공간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전기차 자동충전 시스템(히든 차저) 등이 본선에 올라 우수상을 받았다.

 

▲ 유틸리티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비도 오고 그래서' /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유틸리티 부문에서는 옆 거울과 창에 맺힌 빗물을 바람으로 제거하는 설비(비도 오고 그래서)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설비는 와이퍼 모터를 활용해 남는 동력으로 공기를 압축시켜 거울에 강하게 쏨으로써 시야를 확보하는 게 핵심이다. 차 옆유리 창도 공조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해 바람을 쏴 물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차량 안전기술을 정차 상태에서 사전 체험해볼 수 있는 장치(런 앤 필), 수소차에서 발생한 물을 활용해 식물을 재배하거나 세차도 할 수 있는 장치(숲어카), 아이오닉 전기차 전면부에 쇼핑 카트를 내장토록 한 장치(아이오닉 카트), 취향에 따라 차량 내부 향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한 기술(H-아로마) 등은 우수상을 받았다.

 

▲ 유틸리티 부문 우수상 수상작 '숲으로' /사진=현대기아차 제공

 

해외연구소 특별 부문에는 옌타이(연태) 소재 중국연구소에서 두 작품이 본선에 올랐다. 스마트폰으로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히어 아이 엠'이 최우수상을, 중국 특유의 '변검' 처럼 취향과 상황에 따라 차 앞 그릴을 수시로 바꿀 수 있는 '킹 오브 마스크'가 우수상을 받았다.

 

특히 이번 출품작들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바로 양산차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 적잖아 상품성 측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행사에 참여한 양웅철 현대기아차 연구개발 총괄담당 부회장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대단하다. 예전보다 훨씬 현실감 있는 내용이 많았다"며 "연구원들이 밤 늦게, 또 주말까지 모여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을 보니 미래가 든든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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