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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이닉스, 中반도체 굴기에 '超격차'로 승부

  • 2018.11.16(금) 19:25

D램·낸드 등 메모리 신제품, 잇단 개발
中과 기술격차 확대…실적둔화는 부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고점 논란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기술력을 내세워 중국 기업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세대 10나노급 중반급 미세공정을 적용한 8기가비트 DDR4 D램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1세대보다 생산성을 약 20% 높이고 전력 소비를 15% 이상 낮춘 게 특징이다. 데이터 전송 시 주고 받는 신호를 기존대비 두 배로 늘렸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요금 정산소를 늘려 차량의 통행을 원활히 한 것과 비슷한 원리를 적용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SK하이닉스는 최근 처리속도가 더 빠른 1나노 중반급 DDR5 D램을 개발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차세대 시스템에 최적화된 반도체다. 풀HD급 영화 11편을 1초에 처리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1분기부터 DDR4를 공급하고 2020년에는 DDR5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그동안 약점으로 거론돼오던 낸드플래시에서도 경쟁력 강화가 이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기존 72단 3D(3차원) 낸드플래시보다 진화한 96단 4D 낸드를 개발해 연내 양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낸드플래시는 회로를 높이 쌓아 올릴수록 기술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SK하이닉스는 셀의 단수를 높이는데 그치지 않고 주변부 회로(Peri)를 셀의 옆이 아닌 셀 아래로 배치하는 방식을 적용, 칩의 크기를 줄이고 성능을 높였다.아파트 높이를 높이는데 그치지 않고 옥외주차장을 지하주차장으로 구조를 변경해 공간효율을 극대화한 것과 비슷하다.

SK하이닉스는 96단 낸드와 동일한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128단 낸드를 동시에 개발해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인 삼성전자는 초격차 전략을 앞세워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미주법인 사옥에서 세계 최초 256기가바이트 서버용 D램 모듈(256GB 3DS RDIMM)을 비롯해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브 드라이브, 6세대 낸드 기술 등을 선보였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한 제품들이다.

삼성전자는 약점으로 거론되는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 연산 속도를 약 7배 향상시킨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pplication Processor)인 '엑시노스 9'를 공개했다.

AP는 스마트폰, 태플릿과 같은 모바일 전자기기에 탑재되어 명령해석, 연산, 제어 등 인간 두뇌에 해당하는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기존 제품보다 전력효율을 약 40% 높이고 성능을 향상시킨 이 제품을 통해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 SK하이닉스가 국제반도체표준협의회기구(JEDEC) 규격을 적용해 개발한 DDR5 D램. DDR5는 DDR4를 잇는 차세대 D램 표준규격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에 최적화된 초고속, 저전력, 고용량 제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술 우위에 몰두하는 것은 중국의 추격을 일찌감치 따돌려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내년부터 32단 3D 낸드플래시를 본격 생산하는 등 한국이 주도권을 쥔 메모리 분야까지 공략하는 중국 기업들에 틈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때마침 미국은 중국 반도체업체들에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등 중국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과 격차를 벌릴 기회를 얻은 셈이다. 현재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수준은 한국보다 3~5년 뒤처져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지난 2년간 진행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차츰 잦아든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메모리 분야에선 낸드플래시에 이어 D램도 가격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로선 반도체 호황도 올해 3분기가 정점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내년 상반기까지 업황 둔화에 따른 실적 하락을 예고하고 있다. 주력인 D램의 경우 내년 2분기 이후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 둔화는 이미 예상해왔던 것으로 얼마나 둔화폭을 줄이느냐가 관건"이라며 "기술력 자체는 자신하지만 과거에 비해 실적 기대치가 커져 다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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