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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필립의 혹독한 홀로서기

  • 2019.02.11(월) 08:56

재정난 여파...국제선 운항 일제히 중단
투자자 확보 난항...LCC 신규 사업자 낙관 어려워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타이틀을 향한 예비 사업자 에어필립의 날개짓이 버겁다. 폐업 수순의 모기업을 떠나 홀로서기에 나섰지만 자금난에 50석의 소형 항공편 조차 못 띄우는 실정이다. 새 주인은 물론 투자자 확보도 쉽지 않아 이르면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신규 사업자 선정 결과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에어필립이 지난 2017년 인수한 1호기 ERJ-145/ 사진=에어필립 홈페이지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필립은 지난 5일 자로 국제선 노선을 일제히 중단했다. 지난 1월 중순께 무안발 블라디보스토크 노선 운항을 취항 3개월 만에 접은 데 이어 지난 5일 무안~오키나와행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취항한 지 불과 20일 만이다.

에어필립은 수요가 차는 대로 두 노선을 다시 열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재로선 구체적인 일정을 잡기가 어렵다. 다만 국내선인 광주~김포, 제주~김포 노선은 정상 운항 중이다.

에어필립의 국제선 운항이 중단된 데는 그만큼 수요가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에어필립의 거점인 무안 국제공항은 매년 이용객이 늘어나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에어필립은 예외였다. 특가 이벤트 등 다양한 혜택을 내세워 수요 확보에 매진했지만, 50석의 소형 항공편 조차 채우지 못했다.

국제선 수요 감소는 결국 비용 확대로 이어져 가뜩이나 돈줄 마른 에어필립의 재정난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에어필립은 작년 말 대표이사 엄일석 회장이 불법 장외주식 거래 혐의로 구속되면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호남 기반의 종합금융사인 모기업 필립에셋이 엄 회장의 구속으로 폐업 절차를 밟으면서 자금 지원이 끊겼기 때문이다.

모기업과 결별하며 홀로서기에 들어섰지만 자금 사정은 더욱 악화일로다. 직원들 스스로 급여 20%를 자진 삭감하는 등 나름의 자구 노력을 펼치고 있으나 회사는 이 마저도 지급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지역 건설업체와 수도권 유통업체 등으로의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곤 했지만 여전히 소문만 무성하다. 에어필립과 함께 LCC 신규 사업자에 도전한 다른 세 곳의 경쟁사들이 굵직한 투자자 확보로 최대 수천억원에 이르는 자본금을 쌓아두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이에 에어필립은 이르면 이달 말 발표 예정인 국토부의 LCC 신규 사업자 선정 심사도 낙관하기 어렵게 됐다. 일정상 최소 1~2주 안에 자금 유치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에어필립은 현재 납입 자본금이 150억원으로 신규 사업자 심사 요건에 충족한 수준이어서 끝까지 심사를 받아 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국토부는 에어필립을 비롯해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등 4곳의 예비 사업자를 대상으로 7번째 LCC 선정을 위한 막바지 심사를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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