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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비행으로 돌아온 故 조양호…각계 "안타깝다"

  • 2019.04.12(금) 17:14

조원태 사장 "가족들 사이좋게…" 유언 전해
정몽준·최태원·이재현·박용만 등 재계 집결

지난 8일(한국시간) 미국에서 향년 70세 일기로 별세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12일 새벽 고국으로 돌아왔다. 한진그룹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조 회장 시신을 안치하고 5일장 일정으로 회사장(葬)을 시작했다.

근간에 편치않은 마지막 길을 걸었던 그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을 이끌며 일생을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한편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도 공이 큰 현직 대기업집단 총수의 장례에는 추모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빈소에는 재계와 정·관계 인사들이 줄지어 방문해 고인을 추모하며 유족들과 안타까운 심정을 나누고 있다.

1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지난 8일 미국에서 별세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1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지난 8일 미국에서 별세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날 오전 4시42분 인천국제공항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공항에서 고인을 태우고 출발한 대한항공 KE012편이 도착했다. 현지에서 조 회장이 숨을 거둔 지 나흘 만이다. 상주인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유족들은 현지에서 임종을 지킨 뒤 국내로 운구하기 위한 조치와 서류절차를 밟아왔다.

입국 직후 조 사장은 공항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마음이 참 무겁다. 임종만 지키고 왔는데 앞으로의 일은 가족들과 함께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의 유지를 묻는 질문에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 특1호실에 마련됐다. 한진가(家)는 2016년 별세한 조 회장 모친 김정일 여사 장례를 같은 곳에서 치렀다. 이날 정오부터 빈소에서는 조 사장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과 한진그룹 장례위원장인 석태수 대한항공 대표 등이 이 문상객을 맞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2일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12일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12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고 조양호 회장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재계에서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조문을 받기 시작한 직후부터 빈소를 방문했다. 부인 김영명 여사와 조문한 정 이사장은 "조 회장께 개인적으로도 도움받은 것도 있고 가끔 뵙고 했는데 너무 빨리 가셔서 아쉽다"고 조의를 표했다.

2대 국적 민항사 아시아나항공의 한창수 사장도 임원들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그는 "항공업계의 너무 훌륭하신 분이 가셔서 안타깝다"고 애도했다. 한 사장은 전날 최종구 금융위원장 및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 자구안에 대해 충분치 못하다고 평가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수정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성실히 협의하고 있다.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12일 고 조양호 회장 빈소를 찾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왼쪽)이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오른쪽)과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오후 2시께 빈소를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재계 어른을 또 잃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하며 서둘러 식장을 빠져나갔다. 이어 조문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실무 지식이 상당히 밝았던 분이었다. 굉장히 안타깝다"며 애도했다.

오후 3시께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팡이를 짚고 직원 부축을 받아 빈소를 방문해 유족들을 위로한 뒤 "훌륭한 분이셨다"는 말을 남겼다. 이밖에도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 이우현 OCI 부회장 등도 첫날 조문객으로 이름을 올렸다.

12일 조양호 회장 빈소를 찾은 최태원 SK 회장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날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명의의 추도문을 발표했다. 그는 조 회장을 "황무지에 불과하던 항공·물류산업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은 분",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신 민간 외교관"이라고 표현하며 "그 뜻을 소중히 이어 받아 한국경제의 재도약과 국가 발전을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고 추도했다.

조 회장이 평창올림픽유치위원장과 조직위원장 등을 맡은 이력이 있어서인지 정·관계 인사들도 유난히 많이 빈소를 찾고 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윤종원 경제수석과 빈소를 찾아 "고인께서 항공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하셨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의 뜻을 밝혔다.

김수현(왼쪽) 청와대 정책실장,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12일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빈소로 들어가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문재인 대통령은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빈소를 직접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올림픽 유치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조문 뒤 "고인께서 평창올림픽 유치위원장을 하면서 외유내강의 모습으로 누구 탓하지 않고 역할을 묵묵히 해 3수만에 평창올림픽을 유치했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인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도 조문 후 "보기보다 마음이 깊으셨다"고 고인을 추억하며 "평소 많은 업적으로 우리나라 항공계에 도움을 주셨는데 부디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한진그룹은 빈소 외에 대한항공 본사, 서소문 사옥, 한진빌딩, 인천격납고, 국제올핌픽위원회(IOC) 등 국내 13곳과 해외 6곳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발인은 16일 오전 6시, 장지는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이다.

12일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에 마련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분향소를 찾은 임직원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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