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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업' 덧씌우기…속타는 삼성

  • 2019.05.30(목) 10:34

檢, 수사내용 흘리며 삼성 압박
재판도 안했는데 '범죄자' 낙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검찰수사 과정에서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무분별하게 나돌면서 삼성전자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최초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면서 불거진 회계처리 이슈보다 증거조작과 인멸, 사기대출 등 자극적인 소재만 남아 삼성에 범죄집단 수준의 이미지가 덧씌워지고 있어서다.

검찰은 2015년 9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전후해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해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의 기업가치를 고의로 부풀렸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분식회계 혐의의 최종 칼날이 이 부회장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삼성 계열사와 회계법인, 증권회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관련 증거를 확보한데 이어 지난달 말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을 시작으로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임원 등 관련자들을 구속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제는 수사기관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이 확보한 내용 중에는 이 부회장이 삼성에피스의 합작사인 미국 바이오젠 대표와 통화한 육성파일을 비롯해 녹취파일, 통화내용 정리파일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이 부회장이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 문제 등 구체적인 현안을 보고받아 파악하고 있었다는 식의 보도가 나왔다.

앞서 삼성에피스 직원들이 'JY', 'VIP', '합병', '미전실' 등의 단어를 검색해 선별적으로 자료를 삭제했다는 등 수사기관 내부가 아니면 파악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수차례 반복 보도된 터라 육성파일의 존재는 이 부회장이 이번 사건에 직접 간여한 듯한 인상을 심어줬다.

삼성은 육성파일은 바이오젠 경영진과 신약 등 정상적인 사업과 관련한 내용인데 마치 범죄혐의와 관련있는 것처럼 오도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최근에는 삼성바이오가 거짓 재무제표로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가 있다는 검찰발 기사가 쏟아졌다.

삼성 내부에선 삼성바이오가 대출을 받은 게 정말 법을 위반한 것인지 등은 재판을 통해 가려져야할 사안인데도 검찰과 언론에 의해 이미 범죄집단으로 낙인 찍히는 수순으로 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지난 23일 출입기자들에게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이례적인 보도자료를 낸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진실규명을 위해 수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면서도 "진행 중인 수사와 관련해 검증을 거치지 않은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검찰의 언론 플레이에 당할 순 없다는 위기감이 작동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어 "재판 결과 무죄로 나와도 한번 죄인 프레임이 씌워지면 그 피해를 회복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며 "피의사실을 흘리며 기업을 압박하는 검찰의 잘못된 수사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부탁드립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전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일부 언론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측성 보도가 다수 게재되면서, 아직 진실규명의 초기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유죄라는 단정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관련 임직원과 회사는 물론 투자자와 고객들도 돌이킬 수 없는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저희는 진실규명을 위해 수사에 성실히 응하겠습니다. 진행 중인 수사와 관련해 검증을 거치지 않은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삼성전자가 23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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