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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에서 불어온 '10조 투자 바람'

  • 2019.06.27(목) 11:31

빈 살만 방문으로 83억불 규모 협력
삼성 '승지원'서 재계총수 별도 회동

문재인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6일 열린 에쓰오일 복합석유화학시설 준공 기념식에 참석했다./사진출처=청와대

1박2일 일정으로 26일 한국을 찾은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약 10조원 규모의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은 물론 재계 총수들과 별도의 회동을 통해 경제분야 협력의지를 과시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낮 청와대 본관 2층 접견실에서 문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는 '형제의 관계'로 이어져왔다"면서 "모든 분야에서 두 나라는 전략적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사우디 왕세자가 한국을 찾은 건 1998년 압둘라 왕세제 방한 이후 21년만이다. '미스터 에브리싱(Mr.Everything)'으로 불릴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가진 그는 '비전2030'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사우디의 탈석유화 경제정책을 이끌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이날 양국은 83억달러(9조6000억원) 규모의 양해각서와 계약 10건을 체결했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에쓰오일을 통해 2024년까지 6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5조원을 들여 이날 준공 기념식을 진행한 에쓰오일의 복합석유화학시설에 이은 대규모 추가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에쓰오일은 울산시 온산공장에서 가까운 부지 약 40만㎡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매입했다.

현대자동차는 아람코와 수소에너지 및 미래차 분야의 기술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가 국내에 수소충전소를 건설하고 사우디 내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에 나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아람코, 사우디 산업투자공사와 함께 사우디 내 선박엔진공장을 설립하는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총 4억2000만달러를 투자해 킹살만 조선소에 엔진공장을 세우게 된다.

SK가스는 사우디 석유화학기업인 APC의 자회사인 AGIC와 사우디 주바일에 프로필렌 등의 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의 타당성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예상되는 합작투자 금액은 18억4000만달러다.

GS는 아람코와 석유 및 가스, 석유 화학 등 에너지사업뿐 아니라 건설, 무역 등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효성은 탄소섬유 공장건설을 위한 협약을 맺는 등 국내 주요기업들이 사우디와 손을 잡았다.

재계 총수들도 접촉면을 넓히는데 적극적이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낮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을 만난데 이어 저녁에는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5대그룹 총수들과 별도의 차(茶)담회를 했다.

승지원은 이병철 선대회장이 살던 한옥을 이건희 회장이 1987년 물려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쓰던 곳이다. 이 부회장은 다른 총수들이 떠난 뒤 빈 살만 왕세자와 일대일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5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정보통신 분야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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