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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전쟁]下 삼성 vs LG, '끝 안보이는 갑론을박'

  • 2019.10.03(목) 09:00

LG, 'QLED' 명칭, 구조기반 화질선명도 등 지적
삼성 "문제없다" 반박…OLED 8K 확장성 꼬집어

삼성과 LG의 텔레비전(TV) 갈등은 'QLED'란 명칭에서 비롯됐다. LG는 QLED가 자사 프리미엄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비교되는 것에 누차 불만을 제기했다.

8K QLED의 낮은 화질선명도(CM) 지적, 표시광고법 위반 신고 등을 통해 'QLED=액정표시장치(LCD)'란 인식을 심으려는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은 LG의 이같은 주장이 근거없음을 주장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제품"임을 강조한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지점을 짚어본다.

◇ QLED, 고유 기술명 아니면 브랜드?

LG전자는 삼성 QLED TV가 LCD 기반인 만큼 QLED로 명칭을 붙인 것이 소비자 기만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그 근거로 LG전자는 정부 기관이 내린 QLED에 대한 정의를 제시한다. 특허청은 지난해 말 삼성의 QLED TV 상표권 출원 신청을 거절했다.

해당 기술명이 일반명사로 한 기업의 고유 상표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QLED를 "별도의 광원이 필요없는 디스플레이 소재를 뜻하며 표장 전체적으로 초소형의 양자점 발광다이오드 TV"로 정의했다.

특허청이 지난해 11월 13일 발송한 의견거절서/사진=특허청 갈무리

따라서 삼성 TV에 QLED TV를 붙이는 것은 소비자에게 혼동을 준다는 것이 LG전자의 주장이다. 삼성 QLED 제품은 실제 LCD 패널 구조로 화소가 자체발광하지 않는다. 화소 위에 색재현력을 높이기 위해 퀀텀닷 시트를 더하는 등으로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뒀다.

양자점 발광다이오드는 화소가 자체발광한다. 화소가 썩기 쉬운 유기물이 아닌 무기물로 구성돼 화면에 잔상이 생기는 '번인(Burn-in)' 걱정이 OLED보다 덜한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학계와 업계에서 QLED를 OLED보다 한 단계 높은 기술인 양자점발광다이오드로 분류하는 만큼, LCD 제품에 붙이기에 부적절한 명칭이란 것이 LG전자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QLED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의 고유 브랜드며 2017년 출시 이래 미국, 영국, 호주 등 주요 국가에서 광고심의기관을 통해 명칭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더욱이 호주 광고심의기구에서 자발광 방식만 QLED로 볼 수 없다고 결론내린 것, 영국 광고표준기구가 QLED 기술이 100% 컬러볼륨을 구현하는 등 기술우위를 지녔다고 밝힌 것에 근거해 "LG전자의 비방광고가 근거 없다"고 꼬집었다.

LG전자는 "QLED 명칭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은 주로 광고 심의에 관한 것일뿐 공정위 판단과는 무관하다"며 "공정 당국의 판단과는 별개의 사례를 끌어들이지 말고, 공정위 조사에 성실히 임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CM=화질?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서 LG전자 직원이 8K TV 제품들의 해상도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이 QLED, 오른쪽이 나노셀 TV/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QLED TV 화질선명도(CM)도 문제 삼는다. 2019년형 8K QLED TV CM값이 12%로 이전 버전(90%)에 비해 8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을 공개적으로 거론 중이다.

LG전자에 따르면 화질 측정기구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은 8K 해상도를 규정할때 화소수는 물론 CM값도 5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LG전자는 이를 근거로 삼성 TV가 "무늬만 8K인 4K TV"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삼성 QLED TV가 LCD 태생의 좁은 시야각을 보상하는 과정에서 CM값이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QLED TV는 빛을 내는 백라이트에서 쏘는 빛이 직진하는 성질을 지녀 시야각이 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화소 작동방식 변경, 시야각 보상필름 첨부 등으로 삼성이 CM값을 희생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CM값을 낮췄다는 LG전자의 주장에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한다. 더욱이 화질을 측정하는데 색감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만큼, LG전자의 주장이 'CM 만능설'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삼성 관계자는 "CM이란 값을 측정하는 방식 자체가 논란이 있다"며 "LG전자가 논란이 있는 지표를 바탕으로 절대적인 것인양 몰아간다"는 불만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ICDM은 양사간 분쟁에 개입, 중재하지 않을 방침임을 내놓았다. 디스플레이 최고 전문기구로 꼽히는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역시 관련 언급을 피했다. 다만 소비자가전전시회(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내년부터 CM값이 50% 이상인 8K TV에만 인증 로고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 8K 최적 재생은?

두 회사는 8K 영상 재생방식을 두고도 격돌한다. 발단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7일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를 열어 QLED TV와 달리 LG OLED가 HEVC 코덱 영상을 재생조차 하지 못하는 것을 시연했다.

LG전자는 이에 뒤질세라 연내 8K TV 구입 고객 전원에게 8K 동영상 재생규격인 HEVC에 더해 유투브 8K 규격인 AV1, VP9 코덱을 지원하는 별도장치인 업그레이더를 제공할 계획을 25일 밝혔다. 더 나아가 LG는 삼성 TV가 AV1, VP9 코덱 영상을 4K로 재생하거나 재생 자체를 못하는 것을 시연하며 맞불을 놨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자사 TV가 "진짜 8K가 아님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HEVC가 업계 표준 8K 코덱으로 이를 재생하기 위해 별도장치가 필요한 것부터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 8K TV 는 업계 표준코덱(HEVC)을 충족하는 모든 동영상을 별도 외부장치 없이 재생할 수 있다"며 "유투브의 경우 별도 8K 코덱을 사용하고 있어 유투브와 호환 코덱에 대해 긴밀히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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