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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지분 경쟁, 반도건설 깜짝 등장

  • 2019.10.10(목) 17:44

반도건설 계열사 3곳, 한진칼 지분 5%로 확대
'KCGI 우호지분 가능성?" 지분성격 '관심'

중견 건설사인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취득한 배경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칼은 현재 한진그룹 총수 일가와 2대주주인 KCGI가 경영권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상황. 이에 4대주주로 올라선 반도건설이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배가 갈리는 만큼, 반도건설의 지분 확대 배경과 향후 행보에 관심이 뜨겁다.

10일 업계 등에 따르면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과 한영개발, 반도개발은 지난 8일 기준으로 한진칼 지분을 각각 2.46%와 1.75%, 0.85%씩을 보유하고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은 반도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반도개발은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의 아들인 권재현 차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건설사다.

이들 세 곳은 이번 지분 매입 전 한진칼 지분 4.99%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추가 매입을 통해 합산 보유 지분이 5.07%로 늘어나면서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인(24.79%)→KCGI(15.98%)→델타항공(10%)에 이은 한진칼 4대주주가 됐다.

반도건설은 이번 지분 매입에 대해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예전부터 4%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왔고, 이번 추가 매입 역시 기존과 같은 투자 차원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의 해석은 다르다. 이달 말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배에 앞서 지분을 늘린 점, 굳이 소수 지분을 추가해 5% 이상의 투자자임을 외부에 알린 점 등을 고려할 때 단순 투자 이상의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시장은 반도건설의 이번 매입 지분이 한진칼 2대주주인 KCGI의 우호지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진그룹 백기사로 분류된 델타항공의 등장으로, 한진그룹 총수 일가와 2대주주간의 경영권 분쟁이 거의 일단락된 상황에 반도건설이 지분을 늘렸기 때문이다. 즉 반도건설이 KCGI에 힘을 보태기 위해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는 해석이다.

시장의 해석대로 반도건설이 KCGI의 백기사라면 한진 총수 일가는 다시 긴장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KCGI의 현재 한진칼 지분은 15.98%. 여기에 반도건설 지분 5.07%이 추가되면 KCGI의 우호지분은 21.05%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최대주주인 고(故) 조양호 회장 지분(17.84%)을 넘어서는 규모다.

게다가 한진칼 총수 일가 지분은 이번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줄어들 수 있다. 조 회장의 지분을 상속 받는 과정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세금 납부가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델타항공이 백기사로 등장했다고 해도 한진칼로선 KCGI가 처음 등장한 작년 이맘때의 데자뷰를 겪을 수 있다.

물론 반도건설이 한진칼의 우호지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한진그룹 자회사이자, 부동산 개발 회사인 정석기업과 반도건설과의 사업 긴밀성, 또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이 조 전 회장처럼 스포츠계 활동이 많았다는 점에서 연관성이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라면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지배력은 더욱 강화되는 반면, KCGI는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완전히 밀려나게 된다.

이에 대해 반도건설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입은 한진칼의 기업가치에 대한 단순 투자일 뿐, 경영 참여 목적은 전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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