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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차이나워치]②고래싸움 멈춰도 새우등 터진다

  • 2020.02.05(수) 10:01

中, 美서 2년간 2천억弗 추가수입 '1차 합의'
'소·부·장' 분야 등 中 '무역전환' 후폭풍 우려

꼬박 1년반 만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 처음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주요 2개국(G2)의 무역전쟁은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에 관세 폭탄을 날리며 시작됐고 96페이지, 8개 장(chapter)으로 이뤄진 '미합중국 및 중화인민공화국 간 경제무역 협정(Economic and Trade Agreement between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으로 국면이 일단락했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는 이 합의문을 둔 서명식이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고, 중국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특사 격으로 협상 대표 류허(劉鶴) 부총리가 태평양을 건너와 펜을 잡았다.

격화 일변도였던 G2의 무역갈등이 다소 잦아드는 모습이 나타나자 국제사회는 한숨을 돌리고 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둘만의' 대규모 교역을 전제로 한 G2의 합의는 파장 역시 작지 않다. 당장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중 사이에 끼어있는 주변국들 통상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2년간 2000억달러'의 의미

미·중 1차 합의문의 핵심은 중국이 2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제품과 서비스를 추가 수입하기로 한 것이다. 그 대가로 미국은 애초 계획했던 대(對)중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동시에 기존 관세 중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1차 합의를 통해 공산품, 에너지, 서비스, 농산물 등 4개 분야에서 올해와 내년 2년 간 2000억달러(238조7000억원, 2월3일 환율 기준) 규모의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를 더 구매하기로 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시작되기 이전인 2017년, 미국의 대중 수출금액 1874억달러보다 2000억달러 늘린 수입을 2년 안에 소화하라고 중국에 강제한 것이다.

합의의 의미는 작지 않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중국은 '중국제조 2025' 등으로 미국과는 떨어진 글로벌 공급 체인을 만들면서 갈등이 심해졌는데, 이번 합의는 양국이 경제적 협력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내용"이라며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뿐만 아니라 에너지와 공산품까지 대량 구매에 나서면서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체인에 잔류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분야별로는 ▲공산품 777억달러(올해와 내년 각 329억달러+448억달러) ▲에너지 524억달러(185억달러+339억달러) ▲서비스 379억달러(128억달러+251억달러) ▲농산물 320억달러(125억달러+195억달러) 등이 중국에 할당됐다. 이번 합의문은 의회의 비준 없이도 서명 30일 후인 이달 14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 G2 '무역전환'의 그림자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중국과의 무역비중이 높은 국가라면 주목해야할 부분이 따로 있다. 고위 관료 출신 한 통상전문가는 "중국 수입에서 2000억달러 규모의 인위적 '무역 전환(trade diversion)'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무역 전환이란 협정 등의 체결 영향으로 기존에 저비용 국가에서 수입하던 교역거래를 고비용 협정체결 국가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중국이 기존에 유지해왔던 무역구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합의문 대로라면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2017년에 비해 올해 767억달러 증가한 2641억달러를, 내년에는 1233억달러 증가한 3107억달러를 수입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대중 수출은 올해 전년비 68% 증가하고 내년에도 올해보다 18% 더 증가한다.

중국의 대미 수입비중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번 협정이 2년간 이행될 경우 중국 무역의 대미수입 비중이 크게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공산품의 경우 2017년 기준 788억달러였던 것이 2020년 최소 1117억달러, 2021년 최소 1236억달러로 증가한다. 2017년 중국의 대한국 공산품 수입 규모는 1255억달러로 전체 국가의 14.5%를 차지했지만 앞으로는 미국에 순위가 밀리게 될 수 있다.

이 전문가는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할당받은 만큼 수입량을 채우기 위해서는 다른 곳에서의 수입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특히 공산품 분야는 항목수도 가장 많고 금액도 큰 데다 우리나라 수출과 겹치는 부분도 적지 않기 때문에, 중국이 미국으로부터의 수입 규모를 대거 늘리는 만큼 우리나라 수출에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소·부·장' 중국시장 잃으면…

합의문을 뜯어보면 상황은 간단치 않다. 미국은 세계 관세당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품목 구분인 'HS코드'를 하나하나 나열해 중국이 추가 구매할 품목을 명시했다. 특히 자동차를 비롯한 공산품은 총 321개 품목으로 4개 분야중 가장 많다. 공업기계가 86개 품목 , 전자장비는 45개 품목이며 금속·화학제품 등이 대거 포함된 기타에도 147개 품목이 담겨 있다.

특히 기계와 전자장비의 경우 HS코드로 등재된 131개 품목이 모두 협정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우리 정부와 산업계가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른바 고부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에 걸쳐 있다. 이런 분야에 중국이 미국과의 상호 경제협력 관계가 더욱 밀접해지는 것은 중국 대륙을 산업 육성의 시장으로 삼는 한국에 적잖은 타격이 될 수 있다.

무역협회는 "합의내용이 그대로 이행될 경우 미·중 양국의 상호 무역의존도는 현재보다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에 관련 품목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을 추가적으로 관찰하고 면밀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워치는 오는 26일 '2020 차이나워치 포럼'을 개최한다. 미중간 전략적 경쟁 시대를 걷고 있는 한국 경제와 기업들의 현재 실상을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자리다.

2014년부터 시작해 일곱번째를 맞이하는 이번 포럼에서는 미중 관계와 중국 분야의 전문가 및 학자들을 초빙해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는 미중간 갈등 구도와 진화하고 있는 차이나 리스크를 속속들이 파헤친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미국 경제전쟁 시대의 의미와 도전'에 대해 강연한다. 무역갈등부터 기술전쟁까지 G2 패권 싸움의 본질을 짚고 향후 전망과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명한다.

이어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이 '바오우 시대 중국의 현주소'를 심층 분석한다. 성장률 5%대로 접어든 중국 경제 현황과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차이나 리스크의 실체를 꼼꼼히 들여다본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 팀장은 '중국 신경제 육성과 투자지형의 변화'를 이야기 한다. 중국의 내수 활성화와 첨단산업 중심의 신산업 육성에 따른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전용욱 삼일회계법인 파트너가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주제로 강연한다. 더욱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이미 중국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을 준비 중인 한국 기업들이 기억해둬야 할 생생한 현장 노하우를 전달한다.

네 전문가의 발표 뒤에는 심도 있는 토론이 펼쳐진다. 첫 번째 연사인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이 토론 진행을 맡았다.

'2020 차이나워치 포럼'은 오는 26일(수)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누리볼룸에서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후원을 맡았다.

▲ 일시 : 2020년 2월26일(수) 오후 2시∼5시
▲ 장소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97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누리볼룸
▲ 문의 : 비즈니스워치 차이나워치 포럼 사무국 (02-783-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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