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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더 파내린 '삼성의 바닥'

  • 2020.05.04(월) 17:17

[어닝 20·1Q]4대그룹 리그테이블
반도체 시황 개선 불구 영업 전방위 타격
전기·SDI 영업익 급감…중공업·호텔신라 적자

삼성그룹이 작년 말 겨우 이끌어낸 실적 '바닥 딛기'가 헛일이 됐다. 세계 반도체 시장 수급이 풀리는 시점과 맞물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실적을 회복해낸다는 기대감을 키웠던 게 올해 초까지 삼성그룹 분위기였다. 하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모든 게 불확실해져 버렸다.

지난 1분기 악화된 실적과, 이보다 더 나쁠 수 있다는 올 2분기 주요계열사들의 예상실적은 작년에 경험한 것이 삼성의 진바닥이 아니었음을 예고하고 있다.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도 세계적 감염병의 습격으로 어느 때보다 커진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한 과제가 됐다.

4일 비즈니스워치가 집계한 2020년 1분기 삼성전자·삼성SDS·삼성전기·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삼성SDI·에스원·제일기획·삼성중공업·호텔신라 등(이상 영업이익 순) 삼성그룹 비금융 주요 10개 계열사의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7조335억원이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1298억원) 감소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1년 전에 비해 다소 나은 성적표를 냈지만 다른 계열사들은 그보다 많이 이익을 까먹었다. 10개사 매출은 74조921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조8547억원) 늘었다. 하지만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외형 성장이라 보기도 어렵다. 특히 코로나 여파로 영업에 타격을 입은 계열사들이 늘어나며 그룹 전체 수익성이 악화했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9.4%로 작년 1분기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55조3252억원, 영업이익 6조4473억원을 거뒀다. 전년동기보다 매출은 5.6%, 영업이익은 3.4% 늘었다. 하지만 외형과 이익 규모 모두 최근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1.7%로 2016년 3분기(10.9%) 이후 3년 반만에 가장 낮았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사업부문별로 실적이 엇갈렸다. 작년 같은 기간과 견줄 때 대표적으로 반도체는 영업이익이 1300억원(3.2%) 줄었고, IT·모바일(IM)은 3800억원(16.7%) 늘었다. 하지만 추세에 대한 해석은 또 다르다. 반도체는 작년 3분기 3조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저점으로 두 분기 연속 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IM은 '갤럭시 S20' 등 신제품 출시효과를 감안하면 큰 실적 개선이라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다른 부문도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부진했다. 소비자가전(CE) 영업이익은 4500억원으로 2018년 1분기(2800억원) 이후 가장 적었다. 디스플레이와 하만은 각각 2900억원, 19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디스플레이는 작년 1분기 이후 꼬박 1년만에, 하만은 재작년 1분기 이후  2년만에 분기 적자를 봤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주는 실적 타격은 2분기에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스마트폰, 가전 등 최종 소비제품을 다루는 사업은 생산 차질과 매장 폐쇄 등으로 인한 판매 감소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반도체도 지난달 들어 D램 가격이 하락세를 보여 사업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10개사중 삼성전자 다음으로 영업이익이 많았던 건 삼성SDS였다. 매출은 2조4361억원으로 작년 1분기 보다 2.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12억원으로 13.7% 감소한 데 그쳤다. 그나마 코로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은 계열사중 하나다.

IT서비스 사업의 경우 코로나 영향 등에 따른 사업 실행 차질로 전년동기 대비 10% 줄어든 1조285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물류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사업에서 신규 고객 및 서비스 지역 확대로 전년동기 대비 7% 늘린 1조1504억원의 매출을 냈다.

전자 관련 부품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실적이 크게 밀렸다. 두 회사 모두 전반적으로 코로나 영향을 받아 제품 가격이 하락한 데다 판매도 부진했다. 특히 두 회사에 공통적으로 1분기보다 2분기에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기는 1분기 매출 2조2245억원, 영업이익 164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보다 매출은 8% 늘었지만 이익은 32% 감소했다. 주력인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판매는 고용량품과 PC용 위주로 늘었지만 평균판매가격이 하락해 수익성이 저조했다. 다만 직전인 작년 4분기보다 영업이익은 19% 늘었다.

삼성SDI는 두 분기 연속으로 정상궤도에서 크게 벗어난 성적을 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4.1% 늘었지만 영업익은 54.6% 급감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5% 감소한 반면 영업익은 168.2% 늘었다.

전분기보다 이익이 늘어난 건 작년 4분기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방지 조치에 2000억원 가량의 비용을 들였기 때문이다. 전지(배터리)사업에 힘을 주면서 키우던 사업 외형마저 1년 전 수준으로 쪼그라든 게 아프다는 평가다.

건설·중공업 계열사의 실적은 엇갈렸다. 수주산업인 이 사업군은 코로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 향후 실적이 악화될 공산이 크다는 예상이 나온다.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사 삼성물산은 매출 6조9601억원, 영업이익은 1471억원의 1분기 실적을 냈다. 전년동기보다 매출은 5.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9.8% 늘었다. 주력인 건설부문의 경우 매출 2조6420억원, 영업이익 124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 9.5% 줄었지만, 영업익은 19.2% 늘었다.

하지만 비교 기준으로 삼는 작년 1분기 실적은 호주 로이힐과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프로젝트의 중재 결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700억원 반영된 것이었다. 직전인 작년 4분기와 비교할 경우 전체 영업이익은 54.8%(1780억원) 급감했다. 건설 영업이익은 8.9%(120억원) 감소한 데 그쳤지만 패션과 레저부문에서 각각 310억원, 39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탓이다.

해외사업 악화로 수년전 바닥을 경험한 삼성엔지니어링은 꾸준히 정상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7.8% 증가한 1조5925억원, 영업익은 28.2% 감소한 85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에 일회성 이익이 있었기 때문에 올해 1분기 영업이익 감소가 나타났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영업이익률은 5.4%였다.

삼성중공업은 10개 분기째 적자를 냈다. 1분기에 영업손실 47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333억원 영업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다만 직전분기(2150억원 영업손)보다는 적자가 78% 줄었다. 낮은 이익률로 수주한 선박들의 건조가 지속되면서 적자가 지속되는 구조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선박 발주가 줄어들고 신조선가가 낮아지면 회복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란 예상이다.

서비스업종 계열사 가운데서는 호텔신라, 제일기획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한 반면 에스원은 선방했다. 경비 계열사 에스원은 매출 5337억원, 479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8.8%, 4.1% 증가한 성적이다. 광고 계열사 제일기획은 매출 6812억원, 영업이익 305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 대비 16.1%, 5.1% 감소한 실적을 냈다.

반면 호텔신라는 '코로나 쇼크'라고 할만한 타격을 입었다.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9.7% 줄어든 9347억원에 그치며 66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호텔신라의 영업적자는 이 회사 분기 실적 공개가 시작된 2000년 1월 이후 81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2월부터 국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숙박·면세 모두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 3월말 주주총회에서 "주력 사업인 유통·관광 산업이 생존을 위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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