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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하니]달라진 LG '톤 프리'…많이 볼 수 있을까

  • 2020.11.11(수) 16:56

LG전자 무선이어폰 톤 프리 신제품 'HBS-FN7' 써보니
기대 넘는 소음제거, 높아진 사용성…관건은 '마케팅'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편집자]

올해 무선이어폰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민 LG전자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소음 제거)' 기능을 더한 신제품을 내놨다. 애플이 노이즈 캔슬링을 탑재한 '에어팟 프로'를 출시한 지 1년이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늦은 시작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톤 프리(HBS-FN7)는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예상 외의 복병이 될 가능성을 갖췄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버즈 라이브'보다 낫고, 에어팟 프로와 견줄 만 하다." 개인적인 한 줄 평이다.

◇ 알림음 사라지니 차오르는 감성

제품을 처음 사용하자마자 "그래, 이거지!"를 외치게 한 것은 안내음이었다. 전작에서는 이어버드를 귀에 꽂을 때, '주변소리 듣기' 모드를 켜거나 끌 때 과하게 친절한 알림음이 나왔었다. 알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만 음악감성에 적잖이 방해됐던 부분이었다.관련기사☞ [보니하니]마카롱 같은 LG '톤 프리'…예쁘면 다니?

하지만 신작에서는 조금 불친절해지는 대신 감성을 찾았다. 이어버드를 귀에 꽂거나 주변소리 듣기 모드에서 노이즈 캔슬링 모드로 전환할 때 '띠링' 정도의 알림음이 전부다. 

왼쪽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더해진 신제품(HBS-FN7)이고, 오른쪽이 전작(HBS-FN6)이다. 크래들에 배터리 표시등이 더해진 것 외에 외관 차이는 거의 없다. /사진=백유진 기자

외관은 전작(HBS-FN6)과 거의 똑같다. 마카롱을 닮은 둥근 크래들(이어폰을 보관·충전하는 케이스)이다. 전작에 사용했던 케이스를 끼우니 잘 맞았다. 

뚜껑을 닫고 보면 더욱 그렇다. 전작의 크래들 앞면에는 배터리 상태를 확인해주는 표시등이 한 개 있었지만, 이번 제품에는 이어버드 홀 내에 세균을 제거해주는 'UVnano(유브이나노)' 표시등과 배터리 상태 표시등이 나뉘어져 있다. 배터리 상태 표시 등이 분리된 데다 크기도 커지면서 배터리 상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왼쪽이 신제품(HBS-FN7)이고, 오른쪽이 전작(HBS-FN6)이다. 신제품 이어버드에는 버튼을 잘 구분할 수 있도록 돌기가 생겼다. /사진=백유진 기자

이어버드도 모양도 거의 같다. 한 가지 차이는 터치 영역에 생긴 '돌기'다. 음악을 멈추거나 재생할 때, 노이즈 캔슬링 모드를 켤 때 이어버드 옆면에 터치 영역을 누르게 되는데, 전작은 영역 구분이 잘 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신작의 경우 터치 인식 부위를 돌기 모양으로 디자인해 터치 영역을 보다 잘 찾을 수 있게 했다. 

다만 터치가 너무 예민해서 살짝만 스쳐도 반응하는 점은 사용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느껴졌다. 이어버드의 위치를 조정하거나 귀에 꼽았다 뺄 때 버튼이 눌려 음악이 끊기지 않도록 신경써야 했다. 

◇ 첫 '노캔', 성공적

오른쪽이 신제품(HBS-FN7)이고, 왼쪽이 전작(HBS-FN6)이다. 신제품은 이어젤 내부에 나선형 모양의 웨이브 모양이 새겨져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이어버드를 자세히 보면 또 하나의 차이가 있다. 이어젤 내부에 '웨이브폼'을 적용한 것이다. 나선형 모양의 웨이브 구조가 착용 시 귀에 전달되는 압력을 균등하게 분산시킨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웨이브폼 이어젤은 전작 이어젤에 비해 약간 더 딱딱한데, 귀에 넣으면 밀착되는 느낌이라 착용감이 좋았다.

특히 이는 LG전자만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체험하는데 한몫을 했다. 노이즈 캔슬링은 기기에 내장된 소음 조절 기능이 외부 소음을 감소시켜 시끄러운 장소에서도 방해받지 않고 통화를 하거나,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귀에 쏙 들어가는 커널형인데다 웨이브폼이 귀에 밀착돼 주변 소음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픈형을 채택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버즈 라이브'에 비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확실히 뛰어나다고 판단한 이유기도 하다. 

LG전자 '톤 프리'와 애플의 '에어팟 프로' /사진=백유진 기자

이보다 정확한 비교군은 같은 커널형 제품인 애플의 에어팟 프로다. 애플의 에어팟 프로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앞세워 무선 이어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와 비교했을 때도 톤 프리는 크게 뒤처지지 않는 수준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구현했다. 

에어팟 프로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켰을 때 귀가 먹먹하다는 느낌이 들면서, 시끄러운 주변 소리를 꽤 많이 차단해준다. 톤 프리 신제품은 이와 비교하면 소음 차단 기능은 조금 떨어졌다. 저음의 부드러운 소리(저주파)는 대부분 차단됐지만 고음의 날카로운 소리(고주파)를 완벽히 막아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노이즈 캔슬링을 처음 경험하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사용했을 때 멀미가 느껴지는 사람에게는 이 제품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노이즈 캔슬링의 기능이 너무 높게 설정되면 구토나 어지러움을 유발하는데, 톤 프리는 적절한 지점을 찾은 셈이다.

◇ 명불허전 메리디안 사운드

음질은 명불허전이었다. LG전자는 이번 제품 역시 영국의 대표적인 고급(하이엔드) 오디오 전문기업 '메리디안 오디오'와의 협업을 통해 프리미엄 음질을 완성했다. 이퀄라이저 설정을 통해 내가 원하는 모드로 음악 감상을 할 수 있었다.

갤럭시나 아이폰과의 연결성도 좋았다. '갤럭시S10 플러스', '아이폰12'와 연동해 사용해봤는데 모두 안정적으로 연결됐다. 한 번 연결해두면 이어버드를 꺼낼 때마다 오류 없이 실행됐다. 다만 사람이 많은 곳이나 지하철 등에서는 간혹 음악이 끊기는 경우는 있었다.

음성통화도 전작 대비 개선됐다. 전작의 경우 마이크가 이어버드 위·아래에 각각 하나씩 있었는데 이번 제품은 위쪽 마이크가 1개 늘었다. 여기에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더해져 시끄러운 야외에서 통화할 때도 무난하게 들렸다.

◇ 제품력 확보했지만..남은 숙제는

경쟁사와 맞먹는 제품력을 갖췄으니 기대되는 것은 실적이다. LG전자에서 무선이어폰을 담당하는 곳은 TV사업을 담당하는 HE(Home Entertainment)사업부문이다. 올해 HE사업부문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타격이 줄면서 점차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다. 무선이어폰 사업도 이같은 분위기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터다.

가격 경쟁력도 언뜻 괜찮아 보인다. 톤 프리 신제품의 출하가는 21만9000원. 전작에 비해 2만원 비싸지만 기능이 개선된 것에 비하면 납득할 만한, 오히려 낮은 수준의 가격 인상폭이다. 타사 제품과 비교했을 때도 합리적이다. 갤럭시 버즈 라이브(19만8000원)보다는 비싸고 에어팟 프로(32만9000원)보다는 저렴하다. 특히 에어팟 프로와 비교하면 가성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아쉬운 것은 LG전자의 무선이어폰 시장 점유율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무선이어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45.5%로 압도적인 1위고, 삼성전자가 11.1%로 뒤따르고 있다. LG전자는 순위권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조금 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외신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할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1'에 번들(구성품)로 유선 이어폰 대신 무선 이어폰 신제품 '갤럭시 버즈 비욘드'를 포함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흘러나온다. 제품 가격이 조금 높아질 수 있지만, 무선 이어폰 시장 점유율 확대에는 확실한 전략이다.

LG전자도 이런 승부수가 필요하다. 제품력은 이미 갖췄다. 다음은 공격적인 마케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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