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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화학기업이 진 '지속가능성'의 무게

  • 2021.06.04(금) 07:40

[창간기획]ESG경영, 이제는 필수다
김종필 LG화학 지속가능전략팀장 인터뷰
'미래 생존' 위해 2050 탄소중립성장 목표
경영진도 "어차피 할 일이라면 앞서자"

ESG 경영이 대세다. 투자유치, 수주 등 경영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국내 많은 기업과 금융사들이 핵심 경영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ESG 경영은 금융투자, 스타트업 육성, 제품 개발 등 실질적인 기업활동에 적극적으로 녹아들고 있다. 비즈니스워치는 다양한 ESG 경영활동이 이뤄지는 현장을 발굴해 공유함으로써 ESG경영 확산에 기여하고자 한다. [편집자]

요즘 기업들에게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는 거스를 수 없는 메가 트렌드다.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까지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만 추구해서는 물건을 팔기도, 투자를 받기도, 살아남기도 어려워졌다.

LG그룹도 ESG 경영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한창이다. 최근 각사 대표이사가 ESG 관련 전사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ESG 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등이 이사회 내에 신설됐다. 또 감사위원회의 권한과 독립성 및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역할 등 상장사 이사회를 활동을 강화하는 지배구조 개선안도 발표했다. 개선안은 LG만의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방식과 고민을 담아내, 올해 상반기 중 이사회에 보고하고 승인을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특히 LG 계열사 중 ESG 경영에 가장 적극적인 것은 LG화학이다. LG화학은 '지속가능성'을 최우선 경영과제로 삼고 전 사업 영역에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화학업계 최초로 '2050 탄소중립 성장'을 핵심으로 하는 지속가능성 전략을 선언하고, 2050년 탄소 배출량을 2019년 수준인 1000만톤으로 억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사업 성장속도로 봤을 때 2050년 LG화학의 탄소 배출량은 약 4000만톤 규모로 전망된다. 탄소중립 성장을 위해서는 3000만톤 이상을 감축해야 하는 셈이다. 3000만톤은 내연기관 자동차 1250만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으로 소나무 2억2000만그루를 심어야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의 규모다.

김종필 LG화학 지속가능전략팀 팀장.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은 지속가능경영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지속가능전략팀'을 출범해 가동하고 있다. 사업 본부, 주요 거점 및 사업장마다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모든 전략을 실행한다. LG화학의 ESG경영 전략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김종필 지속가능전략팀 팀장을 인터뷰했다. 

그는 ESG를 국내외를 불문하고 거스를 수 없는 '메가 트렌드'라고 설명한다.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사항이 변하고 있어서다. 요즘 이해관계자들은 재생에너지로 만든 제품, 제조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만든 제품이 아니면 사지 않고, 사회에 기여하는 회사가 아니면 투자하지 않겠다고 입을 모은다.

김종필 팀장은 "이제 기업은 매출과 영업이익만 추구해서는 지속가능할 수 없다"며 "ESG를 외면한 기업은 성장은 고사하고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판이니, 기업들의 변화는 필수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여러 이해당사자를 동등한 수준으로 만족시키고, 환경·인권 등 절대적인 책임을 다하는 기업만이 생존을 넘어 성장을 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김 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화학기업에게 ESG는 '미래 생존'

- 최근 LG화학이 ‘지속가능성’을 앞에 두고 ESG 경영으로의 체질 개선에 나서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있을까요.

▲ LG화학 경영진은 기후 변화 대응이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자 인류의 당면 과제고, 이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현재의 ESG 경영 전략에는 경영진의 의지가 적극 반영돼 있습니다. 

산업화 이후 증가한 탄소 배출량에 비례해 지구의 평균기온은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그 결과 해수면 상승, 폭염, 기근 등과 같은 이상 기후로 경제적 피해는 물론 우리의 생명까지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탈탄소 경제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정책과 규제가 총동원되고 있어 기업들도 이에 맞춰 빠르게 변화하고 적응하지 못한다면 미래 생존과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 ESG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긴 하지만 석유화학기업과 ESG는 양립하기 어렵다는 느낌이 강하긴 합니다.

▲ 플라스틱 소재 분야는 아주 큰 시장입니다. 옷, 신발, 가방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곳에 사용되고 있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소지품의 70%가량이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 시장은 화석연료를 기반한 제품에서 친환경 바이오 원료를 사용한 제품, 또 자연적으로 빠르게 분해되는 제품, 완벽하게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 등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변화를 거부하는 기업에게는 생존이 어려운 환경이겠지만, 먼저 변화를 추진하고 다양한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게는 큰 기회의 장이 열리는 것입니다.

화학기업에게 있어 ESG는 미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고,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블루오션 시장이기도 합니다. LG화학이 차별화된 R&D(연구개발)를 기반으로 세계 최초로 기존 플라스틱과 동등한 기계적 물성을 가진 투명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 자원 선순환을 위한 재생 플라스틱 제품 생산, 바이오 원료 기반 플라스틱 생산 등 친환경 신소재 개발과 생산 등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입니다.

- 지속가능전략팀은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나요?

▲ 지속가능전략팀은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돼 목표 설정부터 △직접감축 △간접감축 △상쇄감축 등의 전략 실행까지 ESG 관련 모든 과정을 담당합니다. 주요 전략은 전 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RE100 달성, 탄소 포집 활용(CCU, 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과 같이 제조 과정에서 탄소를 직접 줄일 수 있는 획기적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 화석 연료 기반의 원료를 바이오 기반의 원료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RE100(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 전력량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캠페인)은 '2050 탄소중립성장'을 달성을 위한 핵심 전략입니다. LG화학은 국내 화학기업 최초로 RE100을 선언했습니다. 중국 우시 공장, 한국의 오산테크센터, 청주 공장 등의 사업장은 각각 PPA(전력구매계약)방식과 녹색 프리미엄제를 통해 RE100을 달성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총 260GWh(기가와트시)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 완료했죠. 이는 약 5만여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 규모입니다.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자원 순환 생태계 '꿈'

실리콘 파우치가 적용된 이너보틀 용기. /사진=LG화학 제공

- 최근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함께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도 ESG 경영의 일환으로 보이는데요.

▲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은 '소재(LG화학)→제품(이너보틀)→수거(물류업체)→리사이클(LG화학·이너보틀)'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LG화학이 제공한 플라스틱 소재로 이너보틀이 화장품 용기를 만들고, 사용된 이너보틀의 용기만을 회수하는 전용 물류 시스템을 통해 수거합니다. 수거한 용기는  LG화학과 이너보틀이 다시 원료 형태로 재활용합니다.

LG화학의 플라스틱 소재만으로 단일화된 용기를 전용 시스템을 통해 수거하고 재활용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자원을 빠르고 완벽하게 100% 재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자원 순환 생태계를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죠.

매년 전 세계에서 150억병의 화장품 플라스틱 용기가 버려집니다. 이중 약 10%인 15억병만 에코 플랫폼을 통해 재활용해도 연간 약 7만5000톤의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가 기대됩니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1140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현재는 플랫폼에 참여할 다수의 물류업체를 물색하는 단계입니다. 플랫폼이 구축되면 이너보틀이 용기 제조에 사용할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입니다. 용기의 생산부터 수거까지 이동 경로를 정교하게 추적할 수 있는 유통망 및 물류 회수 시스템도 양사 공동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 LG화학의 ESG 전략이 다른 기업들과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LG화학은 선제적·체계적으로 ESG 경영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기업경영에 있어서 기후변화, 환경, 책임 있는 원재료 조달 등 ESG 이슈는 속도의 문제일 뿐 반드시 가야 할 길입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선제적으로 리드해 나가라는 것이 CEO(최고경영책임자)를 비롯한 경영진의 생각입니다.

이에 LG화학은 '탄소중립 성장'을 핵심으로 하는 고객과 사회를 위한 지속가능성 전략을 수립하고 △기후변화 대응 △재생에너지 전환 △자원 선순환 활동 △생태계 보호 △책임 있는 공급망 개발·관리 등 5대 핵심과제를 선정하고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업계 최초로 지난 2019년 RMI(Responsible Minerals Initiative, 책임 있는 광물 조달 및 공급망 관리를 위한 연합)에 가입했습니다. 아동착취와 같은 인권문제 및 환경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광물을 구매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기 위함이었습니다. 아울러 글로벌 컨소시엄인 'RSBN(책임 있는 공급망 블록체인 네트워크)'에도 참여해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코발트 공급망 투명성을 높이는 시스템도 도입했습니다.

- LG화학 지속가능전략팀의 올해 혹은 장기적 달성 목표는 무엇인가요. 또 이것이 실현 가능성이 있을까요.

▲ ESG 가속화를 통해 우리 회사의 사업 기회와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는 것입니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추진에 따라 앞으로 에너지 산업의 구조가 바뀌게 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ESG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혁신 비즈니스와 신규 비즈니스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속가능전략팀은 이러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및 제품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ESG전략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려 합니다. 더 나아가 LG화학을 넘어 협력회사를 포함한 ESG 생태계 구축에도 기여하고자 합니다.

ESG는 워낙 다양한 사회의 부분이 얽혀 있어 일부 기업만의 노력으로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세계 각국의 정책이 다르고 관련 인프라도 제각각입니다. 탄소중립 등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전 세계 인류가 함께 공감하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협력과 연대를 통해 충분히 현실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 오늘 LG화학 지속가능팀이 하는 것과 같은 작은 노력들이 모인다면 탄소중립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사전행사로 진행된 특별세션에서 탄소중립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튜브

신학철 "탈탄소환경, 거대한 블루오션"

LG화학 최고경영자(CEO)인 신학철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특별세션에서 탄소 중립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혁신과 기술 진보가 글로벌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며 "과학·공학 분야 지원을 통해 저탄소 기술을 상용화하도록 혁신을 도출하는 등 업계·학계·정부가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고 공통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LG화학은 탈탄소환경을 거대한 블루오션, 즉 새로운 시장 기회로 간주하고 신흥 기술 응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경제적으로도 타당하고 실현 가능할 뿐 아니라 향후 뚜렷한 경제적 우위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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