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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2030년 '매출 166조' 시대 연다

  • 2021.07.08(목) 17:48

정부 'K-배터리 발전전략' 발표
민간, 2030년까지 40.6조 대규모 투자
정부, 펀드조성·세액공제·인력양성 지원

정부와 배터리(2차전지) 업계가 힘을 모아 오는 2030년 이른바 'K-배터리' 매출액 166조원 시대를 연다. 작년과 비교해 7배가 넘는 규모다. 업계는 약 40조6000억원 규모 투자에 나서고, 정부는 관련 펀드 조성,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 확대, 인력양성 지원 등으로 조력해 세계 1위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40조 투자해 166조로 키운다

정부는 9일 LG에너지솔루션의 충북 오창 공장에서 이같은 내용의 '2030 이차전지 산업(K-배터리)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오는 2030년까지 '차세대 이차전지 1등 국가'를 달성한다는 비전 아래 △1등 기술력 확보 및 대규모 R&D △글로벌 선도기지 및 연대와 협력의 생태계 구축 △ 2차전지 시장 확대 등 세가지 전략을 중점 추진한다는 계획이 여기 담겼다.

우선 독보적 1등 기술력 확보를 위해 민·관은 대규모 R&D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민간은 2030년까지 국내에만 40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약 22조원은 배터리 3사, 16조원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 30여 곳이 투자할 예정이다. 정부는 R&D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등 기술 선점에 필요한 지원을 확대한다. 

세부적으로 전고체, 리튬황, 리튬금속 등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과 차세대 이차전지용 소부장 요소기술, 리튬이온전지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또 국내에 선도적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는 차원에서 배터리 관련 소부장 핵심 기업 육성을 위한 800억원 규모 R&D 펀드를 조성하는 계획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R&D 전담은행인 기업은행과 신한은행이 300억원,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가 200억원, 펀드 운용사가 민간에서 300억원 모집하는 등 정부·금융·산업계가 함께 출자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이차전지 핵심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해 R&D에 최대 40~50%, 시설투자의 경우 최대 20%의 세액공제를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차전지 전문인력을 매년 1100명 이상 양성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이차전지 사양표시 확대·전주기 탄소배출기준 마련 등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한 제도기반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차전지 시장 확대를 위해선 사용후 배터리 시장 활성화와 대여, 교체 등 관련 서비스 신산업 육성에도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이같은 전략의 기대효과로 이차전지 관련 매출액이 지난해 22조7000억원에서 2030년 166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 관련 소부장 매출액도 같은기간 4조3000억원에서 6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차전지 수출액 또한 75억달러에서 20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업계는 '기대감'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이번 전략 발표에 대해 "그동안은 범정부 차원의 특별한 지원책이 없었으나, 이번 정부의 관심 확대는 반가운 일"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이번 전략의 관계부처는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해양수산부까지 망라됐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분야 1위 사업자인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사 공장에서 열린 정부 발표에 화답하듯 오는 2030년까지 15조1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LG(LG에너지솔루션, LG화학)는 향후 10년간 R&D 9조7000억원을 포함해 총 15조1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하고, 8000여개의 일자리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과 스마트 팩토리 구현을 위한 생산기술 확보 및 생산라인 증설 등에 12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모회사인 LG화학은 배터리 관련 첨단 소재 기술 개발 및 양극재 생산능력 확대에 2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일 자사 '스토리 데이' 행사에서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그린(친환경) 중심 성장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총 30조원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해당 기간에 배터리 사업에만 18조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다만 삼성SDI는 현재까지 구체적 투자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업계에는 미국 3대 완성차 업체로 꼽히는 스텔란티스(FCA와 푸조-시트로엥 합병)가 8일(현지시간) 배터리 데이 행사를 개최하는 일정 전후에 삼성의 투자 계획이 나올 가능성이 회자된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정된 투자 계획은 없다"며 "스텔란티스와의 협력설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민관을 아우른 이번 배터리 전략은 경쟁이 점점 심화하는 상황에 적극 대응하자는 차원에서 나왔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지난해 304억달러에서 2030년 3047억달러로 10배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 기업의 이차전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약 44%로 중국 33%, 일본 17%를 앞서고는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기업들이 바짝 추격하고 완성차들의 배터리 직접 생산이 추진되는 등 구도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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