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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하며 되레 이자 받는 이유

  • 2022.01.05(수) 08:20

美中 계열사 거치고 두차례 지급 방식
중국 규정 따라 출자·대여금 50% 섞어
이율 2.2%, 대출 이자만 1100억원 달해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Intel)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1단계 절차를 최근 마무리했다.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인 이번 거래는 2025년까지 2단계에 걸쳐 마무리된다.

계약금 90억달러(10조7550억원) 중 78%에 해당하는 70억달러가 지급되는 첫번째 단계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2가지다. 출자와 대여를 절반씩 섞은 인수금 지급 방식과 10억 달러에 달하는 만만치 않은 운영자금 규모다.

중국 규정 따라 '대출 반-출자 반'

지난달 30일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는 1단계 절차를 완료했다. 지난해 12월 22일에 중국 반독점심사 승인을 받은 후 인텔이 보유한 자산을 양수하는 데 필요한 작업을 끝내면서다. SK하이닉스는 인수대금 90억 달러 중 70억 달러를 인텔에 지급했다.

자금 전달 통로는 SK하이닉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해외 자회사였다. SK하이닉스가 작년 2월 설립한 미국 자회사(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 Corp.)와 작년 5월 설립한 중국 자회사(SK hynix Semiconductor (Dalian)) 등이다. 인수대금이 SK하이닉스→ 해외 자회사→ 인텔로 지급되는 구조인 것이다.

지난달 22일 SK하이닉스는 이사회를 열고 이 두 해외 자회사에 총 79억6300만달러를 지급했다. 중국 자회사에 68억2900만달러, 미국 자회사에 11억3400만달러 등이다. 

지급 방식은 대여와 출자 2가지였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자회사에 42억2900만달러를 빌려줬고, 26억 달러는 자본금으로 출자했다. 반면 미국 자회사엔 11억3400만달러 전액을 출자했다. 인수대금 중 절반은 출자로, 나머지 절반은 대여로 집행한 것이다. 

M&A 과정에서 인수대금을 해외 자회사에 빌려주는 방식은 흔하지 않다. 보통 출자를 통해 지분을 100% 확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출자와 달리 자금 대여는 이자를 받을 수 있고 만기가 되면 상환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이 대여금에 대한 이율이 2.2% 수준이다. 42억달러가 넘는 대여금 규모를 감안하면 SK하이닉스가 중국 자회사로부터 받는 이자는 9303만달러(111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대여 기간은 오는 13일부터 2023년 7월12일까지다.

SK하이닉스가 인수자금을 대여와 출자를 반반 섞어 지급한 이유는 뭘까. 중국의 외국기업 출자 규정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의 규정은 전부 다 지분(출자)으로 갈 수 없다"며 "중국의 룰에 맞춰 합당한 대여금을 설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자율도 극도로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이 대여금은 '회수'보다 중국 자회사의 지분으로 '출자전환'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10억불 육박하는 운영자금

이번 1단계에서 조달한 운영금 규모가 작지 않다는 점도 눈에 띈다. SK하이닉스는 인수대금(90억 달러) 가운데 70억 달러를 이번에 먼저 내고 나머지(20억 달러)는 3년 후인 2025년에 지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1차 자금 조달 규모는 전체 인수대금에 육박한 총 80억달러에 육박한다.

1차 인수대금(70억 달러)을 제외한 나머지 9억6300만달러(1조1524억원)는 운영자금 용도로 마련된다.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만든 해외 자회사가 신생인 탓에 초기 운영자금을 넉넉하게 쥐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SK하이닉스는 작년에 설립한 미국 자회사 사명을 솔리다임(Solidigm)으로 정했다. 솔리다임은 메모리 솔루션을 뜻하는 '솔리드 스테이트'와 '패러다임'의 합성어다. 솔리다임 외에도 중국 자회사에 초기 운영비용이 투입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자회사가 신설회사이다 보니, 사명만 있고 그 외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며 "(9억6300만달러는) 초기 운영자금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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