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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리스 정책에도 제지회사 선방한 까닭은

  • 2022.06.23(목) 06:30

특수용지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비대면 문화로 종이포장 수요↑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사무실에서 종이 문서를 없애는 '페이퍼리스'(Paperless) 트렌드가 정부와 기업 곳곳에서 확산하고 있다. 친환경 정책뿐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사회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이같은 트렌드는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제지 업계의 인쇄용지 사업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친환경·비대면 트렌드 덕에 산업용지·특수지 수요가 증가하는 아이러니가 나타나고 있다.

페이퍼리스, 제지업 타격이 없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의 지난해 산업용지·기타 매출은 5342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3% 증가했고, 같은 기간 인쇄용지·특수지 매출은 14% 늘어난 1조935억원이었다. 

최근 정부·기업에서 종이 문서가 사라지는 분위기를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코로나19 이후로 전자문서 사용이 증가하고 이를 장려하는 관련 법이 개정된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작년말 내놓은 '전자문서 글로벌 동향 조사'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사회로 전환과 함께 재택·원격 근무가 활성화하면서 전자문서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개정으로 전자문서의 법적 효력도 강화돼 문서 전자화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엔 종이통장·문서 발급이 많은 금융권을 중심으로 페이퍼리스 트렌드가 확대됐다면, 최근엔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대기업에서도 이런 트렌드가 확인된다. 삼성전자는 이달초 180개국 1만1000여 곳의 서비스 센터에 전자문서 발급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친환경 경영의 일환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전세계 서비스 센터 문서를 전자화하면 연간 1억장가량의 종이 사용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종이 생산에 필요한 물 600만리터를 아낄 수 있고, 526톤에 달하는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효과가 기대되는 규모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다양화…비대면 사회의 아이러니도

제지 업계가 이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는 배경은 시장 변화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덕이다.

실제로 한솔제지, 무림페이퍼 등 관련 사업자들은 수년 전부터 인쇄용지 시설 일부를 고부가가치 사업 시설로 전환했다.

기존 시설을 영수증, 티켓, 복권 등에 쓰이는 감열지, 특수지 시설로 전환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한솔제지의 경우 2013년과 2018년에 감열지 공장 투자를 완료해 현재는 세계 1위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췄고, 내수 시장 점유율도 1위다.

무림페이퍼는 산업용 인쇄용지로 제품구조를 다각화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백상지·아트지·기타지 매출은 8425억원으로 전년대비 11% 증가했다. 백상지는 도서·노트·다이어리 등 필기 용지에 쓰이고, 아트지는 잡지·카탈로그·팜플렛·쇼핑백 등에 이용된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시장이 커지면서 종이컵, 종이용기, 화장품, 생활용품 포장 등에서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친환경 정책에 따라 제지 업계에 둔화 우려가 커진 한편에선 오히려 종이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서비스 센터에서 종이를 없애는 삼성전자도 일부 제품의 플라스틱 재질을 종이로 변경하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포터블 SSD T7 제품은 포장재 재질을 플라스틱에서 종이로 바꿨다.

업계 관계자는 "제지 산업은 오래전부터 성숙기에 진입한 바 있어 정부나 기업의 페이퍼리스 정책 확대에도 매출에 큰 변화는 없다"며 "최근엔 비대면 사회 전환에 따라 오히려 다양한 부문에서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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