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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소재 추격' 롯데, 일진머티리얼즈로 큰 그림

  • 2022.09.29(목) 14:33

미국 법인 출자하며 일진 지분인수 공식화
2.5조원 투입 전망, 배터리 소재사업 승부수

롯데그룹이 전기차용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銅箔, elecfoil) 생산업체 일진머티리얼즈를 품을 전망이다. 국내 2차전지 배터리 소재 기업 가운데 후발주자인 롯데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전기차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라 관심을 모은다.

롯데그룹 석유화학제품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전날(28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배터리소재 사업 법인인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USA(이하 LBM)'에 275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의했다. 

회사측은 출자 목적에 대해 "배터리 소재 사업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일진머티리얼즈의 지분 인수 등에 필요한 투자 재원 확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사업의 인수 건은 현재 추진 과정에 있는 사안으로서 확정된 바는 없으며 추후 확정 시 관련 공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공식화

LBM은 롯데케미칼이 미국에서 배터리 소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6월 설립한 회사다. 설립 직후 LBM은 롯데케미칼을 통해 1383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아 롯데알미늄 양극박(양극재 코팅용 알루미늄 소재) 현지 법인의 지분 70% 매입에 나서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이 이번에 LBM에 대한 증자 목적으로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인수 대금 확보를 언급한 만큼 일진머티리얼즈 인수가 확정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LBM의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증자를 한 것이며 이를 인수 자금으로 쓸 수 있고 기타 용도로도 쓸 수 있다"라며 "LBM을 통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할지 여부도 결정이 안된 상태라, 향후 LBM이 이사회를 열어 이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이르면 내달 초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 대상은 일진머티리얼즈 최대주주인 허재명 대표이사 사장이 보유한 지분 53.3%이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지난달 19일 실시한 본입찰에 사실상 단독으로 참여해 일진머티리얼즈 측과 협상을 벌여왔다.

지분 53% 인수에 2.5조~2.7조 투입 전망 

지분 인수 금액은 2조5000억~2조7000억원 수준이다. 지난 27일 일진머티리얼즈의 시가총액이 2조63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53.3%에 대한 시장가치(1조4000억원)에 80~90%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이다.  

이와 관련해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수가격 자체에 대한 의문은 제기될 수 있겠으나 중장기 성장 방향에 대한 명확한 의지와 그림을 확인시켜주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롯데케미칼의 현금성 자산이 2조~3조원 내외라는 점과 낮은 부채비율(50% 이하)을 감안하면 차입 등을 통한 자금 조달에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한 뒤 동박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동박은 사람으로 치면 혈관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대부분 전자제품의 핵심 소재로 쓰인다. 특히 2차전지에서 음극집전체로 작용하는 핵심 소재로서 2차전지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글로벌 동박 시장에서 일진머티리얼즈는 4위(점유율 13%)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넥실리스(점유율 22%)에 이어 2위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등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일진머티리얼즈 연결 매출 3884억원 가운데 동박 등 소재부문 매출(3338억원) 비중은 무려 86%에 달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소재 외에도 유리 및 창호공사 등 건설 사업을 하고 있으나 관련 사업의 매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배터리 소재 후발주자 롯데 승부수 

롯데 그룹의 소재 사업을 총괄하는 롯데케미칼은 최근 배터리 소재 사업단을 신설하는 등 관련 사업의 큰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5월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 21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생산시설을 신설키로 했다. 올 6월에도 1400억원을 대산공장에 추가로 투자해 전해액 유기용매 수요 급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시설 확충에 나섰다.

롯데는 국내 전기차용 2차전지 배터리 소재 사업자 가운데 후발주자에 속한다. 롯데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는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글로벌 배터리 소재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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