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채신화 기자]"로보택시 탑승객이 운행을 지루하다고 느끼는 게 목표다. 정말 잘 굴러가는 차는 지루하다"
칼 이아그넴마 모셔널 CEO는 로보택시의 목표로 '지루한 운행'을 꼽았다. 자율주행차 성공의 키가 '안전'에 달려있는 만큼 안전한 주행을 추구한다는 취지에서다.
모셔널은 올해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를 상용화하고 수년 내에 북미 여러 도시로 확대, 더 멀리는 전세계 어디서든 운행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로보택시, 연말부터 상용화
칼 이아그넴마 모셔널 CEO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모셔널사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과 만남을 갖고 "연말에 커머셜 런칭(상용화)을 할 계획"이라며 "천천히 그렇지만 강하고 확실하게 일어나는 게 모셔널의 꿈"이라고 밝혔다.
원 장관의 CES 방문을 계기로 이뤄진 이번 만남에선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관계자들이 참석해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논의하고 이를 실현시킬 방안을 모색했다.
자율주행전문기업인 모셔널은 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가 각각 지분 50%를 투자한 합작법인으로 지난 3월 설립됐다. 현재 모셔널은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를 시범 운행중이다.
모셔널 CEO는 "로보택시를 처음 타본 사람은 긴장할 수도 있지만 안전하게 잘 굴러가는 걸 보면 금방 안정을 찾고 좀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며 "정말 잘 굴러가는 차가 지루하기 때문에 그게 저희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라스베이거스에서 전혀 안전에 문제 없이 운행을 하고 있고 지난 5년간 자율주행서비스 자체를 제공해오면서 상용화에 거의 근접해 있다"며 "로보택시 운행 도시를 점차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셔널만의 경쟁력으론 핵심 기술과 그를 뒷받침해 줄 현대차와의 파트너십을 꼽았다.
그는 "자율주행을 성공적으로 만드는 핵심 기술이 중요한데 현재 보스톤, 라스베이거스, 실리콘밸리 등 IT 분야로 유명한 지역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및 협력중"이라고 말했다.
또 "특히 모셔널만의 강점은 현대차와 합작 회사를 설립해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는 것"이라며 "모셔널은 소프트웨어를 다루는데 그것을 차량에 어떻게 투입해서 가장 베스트 결과를 만들어낼 것인가가 관건이기 때문에 모회사와의 끈끈한 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안전'과 '비용'
칼 이아그넴마 CEO는 자율주행에 있어 가장 고민하는 부분으로 '안전'과 '비용'을 꼽았다.
그는 "모든 사고들이 사람의 실수로 일어나는데 그 부분들을 모셔널의 기술을 통해 방지하는게 저희 꿈"이라며 "이를 위해 3가지 핵심 기술이 필요한데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손에 꼽을 정도로 소수라 채용이 관건이자 핵심적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모셔널 CEO가 꼽은 3가지 핵심 기술은 자율주행차로 실제 주변 환경을 어떻게 인식할지, 그 상황 자체를 어떻게 해석할지, 그 상황에 대해 어떤 결정을 해서 주행할지다.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이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이다.
모셔널 CEO는 "자율주행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확성과 안전성이기 때문에 카메라와 레이더에 머신러링, 인공지능 기술을 녹이고 있다"며 "예를 들어 너무 어둡거나 시야가 가려진 곳은 다른 곳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순간에 대해선 RVA(원격차량지원) 등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대부분의 결정은 차 시스템이 직접 내리지만 모든 것에 대해 그렇게 할 순 없다"며 "너무 복잡하거나 한 번도 본 적 없는 상황 등에선 RVA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자율주행을 통한 '가성비' 높은 서비스 제공도 기대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사람이 운전하는 택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인건비가 없어지니까 이용료가 저렴해질거고 전기차를 활용할 예정이라 환경적인 효과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부가 서포터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모셔널 CEO와의 대화 직후 로보택시를 직접 타보고 "모든 부분이 단계에 올라섰다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출발해서 구간을 돌아오는데까지 (운전 기사가) 손을 한 번도 안 대고 운전자가 실제로 아무런 개입을 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과속으로 뛰어드는 차량이 있으면 운전자가 과격하게 대응할텐데 자율주행은 모범적이고 수동적이라 돌발 상황이 올 때 멈칫하면서 약간 방어적으로 운전하는 걸 느꼈다"면서도 "사람이 난폭한거지, 자율주행차가 신중한 건 오히려 이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국내 자율주행 목표와 함께 제도 개선 의지도 드러냈다.
원 장관은 "2026년까지 자율주행 관련 여러가지 법, 보험, 안전기술 제도 등을 디테일하게 규정해 제도의 불확실성이나 자율주행차 운행에 따른 문제, 혼란을 최소화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미국도 운전자가 없는 차는 시험 단계로만 허용해줄지 말지를 고민하는 단계"라며 "올해 빠르면 운전자 없이 도로에 투입되는 차량에 대해 미국 인가가 난다면 우리도 그에 뒤처지지 않고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셔널사의 빅 팬으로 계속 할거니까 서포터로 생각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