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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에치팜 인수 대원제약, '투자 열매' 수확 언제쯤

  • 2023.03.21(화) 11:29

대원제약 "인수 후 투자 초기 단계…시너지 고민 중"
대원메디테크는 완전자본잠식…대여금 떼일 가능성

대원제약이 인수한 극동에치팜이 부분 자본잠식에 빠졌다. 대규모 설비 투자로 손실 규모가 커진 탓이다. 현재 대원제약의 재무 상황은 안정적인 편이지만 자회사의 실적 부진이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극동에치팜은 지난해 매출 258억6426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5억원가량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순손실은 2021년 3억5506만원에서 지난해 22억3788만원으로 대폭 커졌다. 이는 2020년 25억8314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손실 폭이다.

이에 따라 재무건전성도 악화했다. 지난해 말 기준 극동에치팜의 자본금은 3억5799만원, 자본총계는 1억8549만원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자본잠식 비율 48%)가 됐다. 순손실이 누적되면서 자본금을 까먹는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극동에치팜은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앞서 대원제약은 지난 2021년 5월 극동에치팜 지분 83.5%를 141억원에 취득한 바 있다. 자사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장대원'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수 당시 2021년 극동에치팜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54억3211만원, 영업이익은 1억9769만원이었다. 하지만 16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의 이자 비용 5억원이 발생하면서 3억5506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1년 만에 손실폭이 5배 이상 증가한 이유는 대규모 공장 설비 투자 때문이다. 대원제약 측은 "지난해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 설비와 생산 능력(캐파)을 늘리면서 투자 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극동에치팜 실적 및 재무상태 현황./ 그래픽=비즈워치

대원제약의 재무 상황은 안정적인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45%, 유동비율 162%, 차입금의존도 21% 수준이었다. 다만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이 대원제약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원제약이 지난 2011년 인수한 보청기 제조 기업 대원메디테크(전 딜라이트) 역시 2018년 완전 자본잠식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 기준 대원메디테크 자본은 -68억원이다. 앞서 대원제약은 대원메디테크를 인수할 때 준 웃돈(영업권)을 2016년 전액 손상처리한 바 있다.

대원제약은 대원메디테크와 극동에치팜에 각각 70억원, 50억원을 빌려준 상태다. 이 가운데 대원메디테크에 제공한 대여금 70억원은 회수가 불확실하다고 보고 전액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해 놓은 상황이다.

현재 대원메디테크는 김연섭 대원제약 전무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또 권영남 대원제약 이사가 감사로, 백승호 대원제약 대표이사 회장과 백승열 대원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내이사직에 올라 있다. 극동에치팜의 경우 대원제약 향남공장에서 생산 관리를 맡았던 황상철 상무가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오너3세인 백인환 대원제약 전무가 사외이사로 취임했다.

회사 측은 "극동에치팜의 경우 아직 인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과도기적 단계"라며 "단기적으로 극동에치팜의 생산 품목을 다양화하고 생산 능력을 늘린 뒤 궁극적으로 대원제약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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