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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쇄신·세대교체' 선택지는…삼성·SK·LG 인사시즌 개막

  • 2023.11.23(목) 06:00

인사 변수 다양해…재계 '결과에 주목'

/그래픽=비즈워치

연말 인사 시즌이 본격 시작되면서 각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새로운 진용 짜기’라는 난제까지 눈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올해 재계 인사는 ‘안정’과 ‘혁신’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미래 준비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조직의 안정을 꾀하면서도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을 위한 인적쇄신 및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뉴 삼성’ 변화냐 안정이냐

삼성그룹은 내달 초 임원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곳은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반도체(DS)부문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한 부회장의 임기는 2026년 3월, 경 사장은 2025년 3월이다. 

가능성은 여러가지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 계열사 실적이 부진하면 수장 교체가 이뤄지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서도 삼성전자가 올해 부진한 실적을 거둔 만큼 쇄신인사가 있을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다. 

반대로 이재용 회장이 안정을 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무엇보다 사법리스크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심이 내년 1월경 나올 전망이어서 조직 안정화에 주력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반도체 사업이 불황터널을 지나 반등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리더 교체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내년부터 ‘모바일·가전·반도체’ 3인 대표이사 체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SK 7년만 ‘서든데스’ 강조…부회장단 변화 촉각

SK그룹은 비교적 쇄신의 폭이 큰 인사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있다. 반면 반도체 등 그룹 핵심사업이 위기인 만큼 유임 기조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혁신’에 전망 무게추가 좀더 기우는 까닭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든데스(돌연사)’의 위험성을 재차 강조해서다. 최 회장은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K CEO 세미나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데스’를 언급했다.

해당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최 회장이 7년 만에 ‘서든데스’를 화두로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그가 서든데스를 처음 언급했던 2016년 말 SK그룹은 공격적 인사를 단행했다.

최 회장의 엄중한 상황 인식이 표면화되면서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장동현 ㈜SK 부회장·박정호 SK하이닉스 및 SK스퀘어 부회장·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 4명의 그룹 부회장단 인사에 이목이 쏠린다. 

SK그룹은 통상 매년 12월 첫째 주에 임원인사를 진행했으나 올해는 유동적이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최 회장이 이달 말까지 프랑스에 머물면서 인사 시점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광모號 LG, 세대교체 가속 페달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 연말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어 2024년 정기 임원 인사안을 확정한다. 22일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이사회가 열렸고, 23일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 24일에 LG전자 이사회가 각각 열릴 전망이다.

먼저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이 발탁한 부회장급 전문경영인들은 전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2019년에, 박진수 LG화학 부회장과 하현회 ㈜LG 부회장이 2020년에 각각 사임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2022년에 퇴임한 바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기존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현재 그룹 내 부회장은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 부회장으로, 모두 구 회장이 발탁한 인사다. 권 부회장은 구 회장 임기 내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신 부회장은 구 회장이 취임 후 영입한 1호 외부인사다. 

올해도 구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젊은 인재들의 임원 등용이 적극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LG그룹은 연구개발 분야 신규 임원 31명을 발탁, 전체 신규 임원 중 92%를 1970년 이후 출생으로 배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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