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의 호실적이 지속되며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산업은행(산은)과 해양진흥공사(해진공)의 민영화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영구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주식 전환으로 인해 몸값이 크게 뛴 상황에서 매각 가격에 영향을 주는 주가가 오를 경우 향후 민영화 작업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은과 해진공의 희망 주가 '하락'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진공과 산은이 HMM 민영화를 두고 고심 중이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민영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지난해 산은 등은 HHM 민영화에 나섰으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하림이 써낸 6조원대 매각가격이 적정치 않다고 판단되면서 무산된 바 있다.
현재 HMM의 몸값은 더욱 치솟은 상황으로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산은과 해진공을 상대로 발행한 대규모 CB·BW가 민영화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산은과 해진공은 공적자금 회수 명목으로 시기별 CB·BW 물량 전부를 주식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 산은·해진공의 HMM 보유 지분 규모가 크게 늘었고 HMM의 몸값이 1년 전 대비 두 배 가까이 높아진 상태다.
산은·해진공이 보유한 HMM 주식 수는 지난해 7월 말 기준 3억9879만156주(합산율 38.9%) 에서 4억5889만주(합산율 61.07%)로 22.17%포인트(p) 증가했다. 주가를 단순 반영할 경우 8조원에 육박한다. HMM의 시가총액은 작년 11월 말 기준 11조2500여억원에서 13조1082억원으로 1조8582억원(16.51%) 뛰었다.
여기에 매수 시 매수가격배분(PPA)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HMM 몸값은 더 높아질 수 있다. PPA는 영업권에 플러스알파를 더 준 무형의 가치에 대해 이유를 밝혀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별도로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 HMM은 해운업의 특성상 연간 단위의 영업 계약이 많고 각 노선에 따른 가치 평가를 해야 한다.
HMM 민영화 산넘어 산
이에 더해 최근 예상을 뛰어넘는 업황 호조와 견조한 실적으로 매각 시 합병 비율에 중요한 HMM의 주가가 오를 경우 몸값이 더 뛸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은과 해진공으로서는 민영화 작업 속도를 더욱 늦출 수 있어 난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기업의 합병비율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합병 승인일 이전 30일간 평균 종가, 7일간 평균 종가, 전일 종가의 산술평균을 통해 산출되며 산정비율이 주가 등락에 영향을 받는다. HMM 주가는 지난 2021년 고점(5만1100원) 이후 하향세를 탔고 올해 들어서는 2만원대를 밑돌고 있다. 1년 전(8월 11일, 1만7600원) 대비로는 엇비슷한 수준이다.
그간 산은·해진공 내부에서는 HMM의 실적과는 별개로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 민영화가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최근 해운업황이 HMM에 유리해지면서 실적 호조가 더 이어지면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
통상 1000~2000선 사이에서 움직여왔던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는 3개월 째 3000선에서 고공행진 중이고, 지정학적 갈등도 지속되고 있다. 덕분에 HMM의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2조6634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6444억원, 6608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302%, 111% 증가했다.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속적인 주가 하락은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해운업계 특성상 주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현재 시황 상승보다는 앞으로의 잠재된 우려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영구채 전환을 모두 감안해도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에 비해 저평가 돼 있음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실적 상향 및 주가 상승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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