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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까지 주가 게걸음?'…포스코홀딩스 교환사채 조기 상환

  • 2024.09.04(수) 13:20

1.4조 교환사채 조기 상환 청구
사채 투자자, 주식 전환권리 포기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의 1조4500억원 규모 교환사채가 조기 상환됐다. 교환사채는 사채로 발행되지만 일정 기간 뒤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사채이다. 이 교환사채에 투자한 사채권자가 포스코홀딩스 주식 대신 조기에 원금을 되돌려 받은 것이다. 예상보다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오르지 않자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사진 = 비즈워치

4일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이번 달 1일 교환사채에 대한 조기 상환 청구권(풋옵션)이 행사됐다. 이 교환사채는 지난 2021년 해외 시장에서 발행한 1조4500억원 규모 교환사채로, 만기는 2026년 9월까지다. 만기 때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자기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었지만, 사채 투자자는 조기 상환일인 지난 1일 투자 원금 회수를 결정했다. 

투자 3년 만에 조기 상환 청구권을 행사한 것은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서로 풀이된다. 교환사채 발행 당시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33만8000원 수준으로, 만기 때는 43만9000원에서 50만7000원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사채 투자자가 만기 때 이 가격으로 포스코홀딩스 자사주를 받게 되면 30~50%의 투자 수익률을 거두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35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사채 투자자가 조기 상환에 나선 것은 만기까지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이 사채의 이자율을 보면 만기까지 기다리기 쉽지 않은 조건이다. 표면 이자율은 0%로, 투자자는 사채 보유 기간에도 분기별로 쿠폰금리(이자)를 받지 못하는 구조다. 더욱이 만기이자율은 마이너스(-) 0.78%로, 만기때까지 보유하면 오히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교환사채의 조기 상환이 청구되면서 예탁했던 자사주를 다시 보유하게 됐다. 투자자가 주식 전환을 요구할 경우를 대비해 예탁했던 자사주가 다시 회사 '금고'에 보관된다는 의미다. 이번에 예탁에서 풀리는 자사주는 284만8809주 가량으로 계산된다. 일부 자사주(8만3671주)는 여전히 예탁돼 있는데 이는 사채 투자자가 교환사채 일부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사채 투자자가 97% 가량의 교환사채를 조기 상환했다"고 전했다.

포스코홀딩스 입장에선 이자도 내지 않고 3년간 1조4500억원의 자금을 끌어 쓴 만큼 '손해 볼 것 없는 장사'다. 포스코홀딩스는 이 자금으로 2차 전지와 수소 분야 사업 등에 투자했다. 하지만 사채 투자자가 주가 전망을 부정적으로 해석한 것은 자칫 주식 시장에 좋지 못한 '신호'를 줄 수 있다. 지난 7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2030년 그룹 합산 시가총액 200조를 목표"라고 발표했는데, 그룹의 핵심인 포스코홀딩스의 시총 29조원을 넘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사채 투자자마저 2026년까지 주가가 정체될 가능성에 베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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