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가까이 파업 중인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지역 시민들의 안전과 불편을 볼모로 대규모 민폐 시위를 강행하며 눈총을 사고 있다. 파업 확대로 1~3차 중소 협력업체들이 업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노조 1000명은 지난 28일 현대자동차·기아 사옥 인근 도로를 점거, 시위를 강행했다. 4차선 도로 중 3개 차선을 막고 대형 무대와 초대형 스피커를 설치했다. 이로 인해 바로 옆 대형마트로 진입하는 차량과 보행자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지난 주말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 주택가에서 시위를 벌이며 인근 주민들의 평온한 주말 일상을 방해하기도 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것은 이달 8일부터로 22일째를 맞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충남 서산 지곡공장의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11일 전면 파업으로 번졌다. 지곡공장은 현대트랜시스의 최대 사업장이자 국내 최대 자동변속기 생산거점이다. 최근 수요가 많은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최근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요 상승으로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 생산이 중요하다. 파업이 지속될 시 하루 변속기 결품(정해진 수량에서 부족하거나 빠진 상품)이 300대에서 많게는 700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지곡공장에 자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1~3차 중소 협력업체도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강력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시작했는데 정기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과 총 2400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주장하고 있다.
성과급은 영업실적을 기반으로 근로자에 지급된다. 지난해 현대트랜시스 영업이익은 1169억원이다. 성과급을 요구할 수 있지만 영업이익보다 2배 많은 규모를 주장해 사측은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트랜시스 노사는 이날 오전 교섭을 재개했다. 사측은 단체협약 관련 제시안을 들고 자리했다. 임금 및 성과급 내용이 담긴 노조의 별도 요구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입장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