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수익성이 더 내려앉았다. 미국발 고율 관세가 본격 반영되며 영업이익률이 5%대로 떨어졌지만 하이브리드와 제네시스 중심의 고수익 차종 판매가 이어지며 외형은 방어했다.
25% 관세·비용 급증 여파…이익률 5%대 하락
현대차는 30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46조7214억원, 영업이익 2조537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0%가까이 줄며 수익성이 뚜렷하게 악화됐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5.4%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시장 예상치보다는 선방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차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로 매출 45조6732억원, 영업이익 2조4514억원으로 전망했다. 실제 결과는 매출과 이익 모두 이를 소폭 웃돌았다.
매출은 3분기 기준 역대 최고였지만 관세와 인센티브 부담이 급격히 늘며 수익성은 오히려 후퇴했다. 수출 핵심 시장인 미국의 25% 관세가 본격 반영된 가운데 주요 시장의 인센티브·판촉비가 늘며 영업비용 부담이 커졌다.
매출원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2.1%포인트 상승한 82.3%를 기록했고 판매관리비도 마케팅·보증비용 증가로 16.9% 확대됐다. 차량을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은 늘었는데 마케팅과 보증비용까지 늘면서 이익률이 떨어진 셈이다.
이날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북미 시장 판매 호조와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에도 불구하고 3분기 미국발 25% 고율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며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권역의 평균 인센티브가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121억원의 추가 부담이 생겼고 분기 말 환율 급등으로 인해 2800억원가량의 마이너스 환율 효과도 있었다"며 "이 같은 대외 변수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인 컨틴전시 플랜 시행으로 관세 영향을 일부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주요 시장별 판매를 살펴보면 국내는 전년보다 6.3% 증가한 18만558대가 팔렸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HEV)와 아이오닉9 신차 효과로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판매가 늘며 전체 판매를 견인했다.
미국에서는 2.4% 늘어난 25만7000대가 판매되며 성장을 이끌었다. 유럽도 전년 대비 3.2% 증가한 15만대 안팎을 기록했다. 전기차(EV) 판매가 늘며 회복세를 이어간 결과다.
3분기 전체 글로벌 판매는 103만8000대로 전년보다 2.6% 늘었다. 이 중 친환경차(HEV·EV·PHEV 포함)는 전년보다 25% 증가한 25만2000대가 팔렸다. 하이브리드가 16만1000대, 전기차가 7만6000대로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4분기 관세 완화 기대
4분기에는 일부 관세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전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자동차 수출 관세를 현행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고율 관세가 2분기 이후 현대차 수익성에 직격탄으로 작용한 만큼 이번 합의는 연말 실적 방어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하된 관세율이 실제 발효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고 환율 변동과 신흥국 경기 둔화 등 대외 변수는 여전히 부담이다.
현대차는 이런 환경 속에서도 연간 실적 목표 달성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지난 9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올해 가이던스를 매출 성장률 5~6%, 영업이익률 6~7%로 제시한 바 있다.
이 재경본부장은 "관세 영향 등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확대된 경영 환경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 개선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컨틴전시 플랜을 통해 적극적인 관세 영향 만회를 추진해 왔다"며 "이번 15% 관세 최종 타결로 기존 대비 부담이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인베스터 데이에서 제시한 각 연도별 영업이익 목표 구간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는 주주환원 정책도 지속한다. 지난해 도입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3분기 보통주 배당금을 전년 동기(2000원)보다 25% 늘린 주당 2500원으로 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거시적 환경 변화에도 총주주환원률(TSR) 35% 이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