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금리 내리자마자 `100엔 마지노선` 뚫렸다

  • 2013.05.10(금) 00:00

엔화 4년만에 최저.."연말 120엔" 예상도

아베노믹스(Abenomics)에 글로벌 외환시장이 결국 손을 들었다. 9일(현지시간) 달러-엔 환율은 100엔선을 돌파했다. 지난 2009년 4월 중순 이후 4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최근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100엔 돌파가 이미 예견됐던 상황인 만큼 100엔 돌파 자체가 미치는 영향은 당장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추가 상승을 위한 문턱을 결국 넘었다는 점에서 엔화 약세가 다시 속도를 키울 수 있으며 이는 고스란히 한국 경제에는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BOJ 공격부양 5주만에 저항선 돌파..미 고용지표 호조가 촉매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겠다고 나선 일본의 대대적인 전략이 힘을 받고 있다. 달러-엔 100엔 돌파는 일본은행(BOJ)이 양적·질적완화라는 공격적인 부양책을 들고 나온 후 5주만의 `쾌거(?)`다.

 

그간 100엔선은 일종의 지지선이자 저항선으로 작용해왔지만 달러-엔은 100엔선 근처에서 지속적으로 등락했고 시장에서도 결국 100엔선이 깨질 것으로 예견해 왔다. 윈 씬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 외환 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에서 100엔 수준을 시험하면서 주변을 맴돌았고 결국 깨졌다"며 "최근 수주간 비슷한 패턴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100엔 돌파를 이끈 주역은 미국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였다. 청구건수가 2007년 예상보다 양호한 32만3000건에 그치면서 미국 달러 값을 끌어올렸고 엔화 값이 떨어진 것이다.

 

마침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는 양적완화 유지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양적완화가 먼저 종료되고 이제 막 부양 초입부에 들어선 일본의 부양이 지속되면 그만큼 엔화 값을 더 끌어내릴 수 있다.

 

▲2008년 이후 달러-엔 흐름. (출처:WSJ)

 

◇ 엔저 지속 기정사실..연말까지 120엔 예상도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지 오래다. 문제는 속도와 얼마나 하락하느냐다.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 달러대비 16% 가량 빠졌고 지난해 가을이후로는 20% 이상이 더 빠졌다.

 

최근 조지 소로스와 대니얼 로브 등 헤지펀드 업계 거물들이 엔화 약세와 일본 증시 강세에 있따라 베팅하며 큰 수익을 거둔 가운데 로브는 "일본의 반등은 (야구로 치면) 이제 2이닝 정도에 불과하다"며 "일본의 턴어라운드에 편승하기 너무 늦었다고들 하지만 일본 증시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달러-엔이 105엔 선을 너끈히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연말 기준으로는 110엔선 이상을 예견하는 곳이 이어지고 있다. 조지 다우드 뉴엣지 미국 외환데스크 담당 총괄자는 "120엔선까지 보고 있다"며 "향후 수개월동안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 약세를 위해서는 일본 내 자금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간 엔화 약세로 일본 투자자들이 고금리를 쫓아 해외자산에 투자할 것이란 전망이 컸지만 최근 6주간 뚜렷한 조짐은 없었기 때문이다.

 

◇ 日 정책효과 승승장구에 韓 금리인하 퇴색

 

일본의 정책이 이처럼 시장을 술술 움직이면서 우리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우여곡절 끝에 전날(9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전격적으로 이뤄졌지만 곧바로 달러-엔 100엔선 돌파를 목도하게 됐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최근 지난해 회계연도 순이익이 세 배까지 늘었다고 밝혔고 올해 이익증가율 전망치도 전년대비 42%로 제시했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혜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브릭스(BRIC's)' 용어를 만든 것으로 유명한 짐 오닐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은 "일본의 정책이 시장을 실제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놀래킨 적은 32년간 시장을 봐 온 동안 처음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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