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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톺아보기] ①개발비 3800억, 회계논란 더 커졌다

  • 2013.06.18(화) 16:48

개발비 `자산` 처리..업계에선 비용 간주
비용 절감 효과로 영업이익 '거품' 낄 수도

셀트리온은 논란이 끊이지 않는 기업이다. 회계 처리 방식부터 공매도 논란까지 각종 의문이 꼬리를 잇고 있다. 회사에서 해명을 내놓았지만 명쾌하진 않다. 시장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급기야 지난 4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회사를 팔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갑작스런 회사 매각 방침에 시장의 혼란은 더욱 커졌다. 완전히 풀리지 않은 셀트리온 의문점들을 되짚어봤다.[편집자] 
 
셀트리온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이하 개발비)를 쓴다.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는 급속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셀트리온에게 개발비는 양날의 칼이다. 개발비의 회계처리를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아서다. 개발비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가 논란의 핵심이다. 2011년 개발비 회계처리 논란은 ‘불법은 아니지만, 께름칙하다’는 선에서 정리됐다. 하지만 논란이 일었던 2011년 2000억이었던 누적 개발비가 올해 1분기 3800억원을 넘어서면서, '선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 2013년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개발비로 467억원을 썼다.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개발비에 투입한 대규모 투자다. 개발비에 인색한 국내 기업들과 대조적이다. 문제는 회계처리 방식이다. 셀트리온은 개발비 중 390억원을 ‘무형자산’으로, 나머지 76억원을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로 처리했다. 회계적으로 둘은 차이가 크다. 말 그대로 형태가 없는 자산인 무형자산은 특허권, 상표권 등과 동급으로 대우받는다. 회사의 든든한 자산이다. 하지만 판관비는 비용이다. 미래를 위해 투자라도, 돈을 쓴 것이니 당장은 회사엔 손실이다.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바이오, 제약업계만 봐도 그렇다. LG생명과학은 올 1분기 181억원의 개발비 중, 170억원을 판관비로 처리했다. 무형자산은 11억원이 전부다. 녹십자와 젬백스, 씨티씨바이오 등은 개발비를 100% 비용으로 처리한다. 셀트리온과 정반대다. 국제회계기준(IFRS)에서는 ‘비용’처리를 권장하고 있다. 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했던 바이오업체들도 IFRS도입 이후에 비용으로 전환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셀트리온처럼 경우에 따라 예외를 인정하기도 한다.

김원정 한국회계기준원 선임연구원은 “개발비는 기술적 실현 가능성이나 미래적 경제 가치가 높을 때 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제약업계가 전반적으로 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면, 셀트리온의 회계방식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손상 증후가 발생하는 매분기나 연말에 무형자산에 대해 반드시 손상검사를 해야 하는데, 손상검사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도 다른 기업들처럼 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하면 어떻게 될까? 가정이지만, 상황은 심각해진다. 올 1분기 셀트리온은 매출 808억원, 영업이익 435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이 50%가 넘는다. 하지만 개발비를 전액 비용으로 처리하면 영업이익은 45억원으로 쪼그라든다. 영업이익률은 5%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매년 영업이익률이 50%를 오가던 셀트리온의 신화가 깨지는 것이다.


[셀트리온 연구개발비 중 무형자산으로 처리된 개발비 추이]
셀트리온의 개발비 회계논란이 처음 제기된 것은 2011년이다. 언론을 통해 논란이 일자, 여의도에서 긴급기자 회견을 열기도 했다. 회사 측은 당시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는 임상시험에 들어가면 제품화 가능성이 80% 이상”이라며 “성공가능성과 개발비의 자산화는 비례한다”고 주장했다. 회계법인에서도 공인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 입장엔 변화가 없었다. 18일 셀트리온 고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실현 가능성이 높아 임상에 돌입하면 자산화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젬백스 등은 신약개발이라 바이오시밀러에 비해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회계법인으로부터 승인받은 만큼 문제될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용 항체 ‘램시마’는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회계 방식에 대해 비교할 업체가 없다는 의미기도 하다. 현재 회사 측이 주장하고 있는 80~90%의 성공가능성은 바이시밀러의 1세대로 불리는 바이오 약품과 비교한 것이다. 지난해 램시마가 국내에서 최종 승인을 받았지만, 유럽에서도 최종 승인은 끝까지 지켜봐야한다. 유럽 최종 승인 여부는 이달 말쯤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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