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옷이 안팔린다.. SPA가 바꾼 '패션 생태계'

  • 2013.08.13(화) 13:16

 

SPA(제조·유통일괄화의류)가 국내 의류시장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SPA는 시장 트랜드에 따라 1~2주만에 값싼 신상품이 나오는 ‘패스트 패션’이라고도 불린다. H&M, 자라, 유니클로 등 3대 SPA 브랜드의 이익 성장률은 70% 넘었지만, 국내 의류업체 상장사의 작년 영업이익은 반 토막 났다. 또 소비자심리지수와 비슷하게 움직여왔던 백화점 의류 매출 지수가 어긋나기 시작했다.

① 3대 SPA, 작년 매출 8000억

 

 

불황속에서도 H&M, 자라, 유니클로 등 3대 SPA 브랜드는 고속 성장했다. 유니클로의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는 2011년 9월부터 2012년 8월까지 매출 5049억 원, 영업이익 642억 원을 기록했다. 자라(자라리테일코리아)는 2012년 2월부터 2013년 1월까지 매출 2039억 원·영업이익 106억 원, H&M(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은 2011년 12월 1일부터 2012년 11월까지 매출 900억 원·영업이익 134억 원을 국내에서 거둬들였다. 서영화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백화점 의류 매출이 역신장한 작년 SPA 3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43.1%, 37.1% 성장했다”고 말했다. 2008년 이후 영업이익 성장률은 연간 70.1%에 이른다.

② 국내 의류 상장사, 영업이익 반토막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작년 소비자의 월평균 의류 지출은 전년대비 6.2% 증가했지만, 국내 상장된 섬유의복 업체 매출은 8.3% 감소했다. 2004년 이후 줄곧 이어지던 성장세는 8년 만에 꺾였다. 영업이익은 2011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내 상장된 섬유의복업체의 영업이익 성장률은 2011년 -24.4%, 2012년 -50.8%를 기록했다. 서 애널리스트는 “외형 성장이 지속된 2011년은 정상가 판매율 하락에 따른 매출총이익률 감소, 경쟁 심화로 인한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역신장했고, 작년에는 외형까지 역성장하면서 이익 감소 폭이 더 컸다”고 분석했다.

③ 백화점 구매 단가, 첫 마이너스 성장
 
 
값 싼 SPA 성장은 백화점 일인당 구매 단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옷값의 SPA는 의류 구매 단가를 낮췄고, 의류 소비를 계획할 때 과거보다 더 낮은 예산을 책정했기 때문. 2011년까지 매년 성장하던 백화점 일인당 구매 단가는 SPA 열풍과 소비심리 둔화가 겹친 작년 처음으로 역 신장했다. 서 애널리스트는 “저렴한 SPA는 백화점으로 몰리던 의류 구매 고객이 시내에 위치하고 있는 SPA 매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SPA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과거만큼 의류 소비에 지출을 할 생각이 없으며, 이는 결국 의류 구매 단가 하락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④ 백화점 의류 매출, 소비자심리지수와 반대로
 

SPA 급성장은 소비자심리지수와 연동해 움직였던 의류비지출전망과 백화점 의류 매출액 증감률의 연결고리를 깼다. 우선 소비자심리지수와 비슷한 패턴을 보였던 의류비지출전망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관관계가 약해지고 있다. 서 애널리스트는 “SPA 열풍이 의류소비에 투자하는 금액 자체를 줄여 놓았으며, 소비자심리지수의 개선폭 만큼 의류비지출전망이 개선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또 ‘경기 바로미터’ 백화점 의류 매출 증감률은 작년 하반기부터 소비자심리지수와 반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백화점에서 옷이 팔리기 시작하면 경기가 나아진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SPA 급성장으로 백화점 찾는 발길이 줄면서, 두 지수가 반대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 작년 4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한 소비자심리지수와 달리 백화점 의류 매출 증감률은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소비자 심리지수가 큰 폭으로 반등한 올 1분기에는 오히려 큰 폭으로 하락하며, 과거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 애널리스트는 “감이 안잡히는 의류경기”라고 말했다.

⑤롯데쇼핑, 울어야 되나 웃어야 되나

이 가운데 주목받는 국내 의류기업들도 있다. 대표적 기업이 한세실업이다. 한세실업은 SPA의 주문을 받아 옷을 생산하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다. SPA 주문 비중이 2006년 37%에서 지난해 60%까지 늘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17%에 이른다. 특히 국내 의류 상장사 대부분이 역신장한 작년에도 매출이 10.6% 늘었다. 아울러 롯데쇼핑의 경우, SPA 급성장으로 백화점 의류가 안 팔리고 있지만, SPA에 투자해 짭짭할 수익을 올리고 있다. 롯데쇼핑은 에프알코리아 지분 49%, 자라리테일코리아아의 20%를 현재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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