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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핫이슈]동양 회사債 '대박'인가 '폭탄'인가?

  • 2013.08.23(금) 11:26

'8% 넘는 수익률' 개인투자자 사이서 인기
재무구조 취약·구조조정 지연..'10월변수'에 촉각

‘동양 불패(不敗)’의 신화인가, ‘폭탄 돌리기’ 게임인가.

동양그룹이 발행한 투기등급 회사채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보수적인 기관투자자들은 외면하고 있지만, 8% 넘는 수익률에 ‘개미’들이 꼬이고 있다. 작년 말부터 4000억원이 넘는 동양 회사채가 뜨거운 경쟁률 속에 ‘완판’됐다.

하지만 동양그룹의 재무구조가 취약한 탓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돌리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부채비율이 700%에 가까운 동양은 현재 회사채를 발행해 빚을 갚으며 버티고 있다. 특히 회사채 판매의 창구가 됐던 동양증권이 오는 10월부터 투기등급인 동양 회사채를 판매할 수 없어지면서, ‘째깍째깍’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동양은 지난해 12월 이후 총 5차례 걸쳐 총 4160억 원의 무보증 옵션부 사채를 발행에 성공했다. 작년 말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동양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B(투기등급)로 강등했고, 직후 동양은 고강도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구조조정 중인 투기등급 회사채가 모두 팔린 것이다.

회사채는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상품이다. 투자수익률도 보통 3% 수준. 하지만 위험한 기업은 투자수익률이 치솟는다.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이 상환 기일전에 부도나면 투자금을 한 푼도 회수 할 수 없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서다. 동양이 발행한 회사채 수익률은 8%가 넘는다. 그 만큼 위험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보수적인 기관투자자들은 투기등급 회사채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5차례 동양 회사채 발행에 앞서 열린 수요예측에 기관투자자는 단 한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열기는 뜨거웠다. 수요 경쟁률이 최대 4.15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는 대부분의 동양 회사채를 개인들이 가져간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수익률 때문이다. 회사채 발행후 9~10개까지 연 7.6%, 그 이후까지 보유하면 연 8.3%의 수익률을 제공했다.

 

또 올해 초 동양파워가 삼성물산·동부그룹·STX 등의 경쟁자를 제치고, 삼척화력발전소 사업권을 따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2019년 이후 발전소가 가동되면 연간 매출 1조50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회사채 판매는 그룹 계열사 동양증권이 주도했다. 5차례 모두 동양증권이 ‘모집주선’ 주관사를 맡았다. IBK투자증권·동부증권·골든브릿지증권은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모집주선’은 수요가 미달난 채권을 주관 증권사가 인수하는 ‘총액인수 방식’과 달리, 수요 미달분을 증권사가 책임지지 않는 방식이다. 빚을 갚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는 동양이 회사채 발행에 실패하면, 그룹은 치명적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동양증권이 죽기 살기로 동양회사채를 팔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동양증권이 무리하게 회사채를 팔았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4월 동양증권과 동부증권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금융투자협회 증권 인수업무 규정에 따르면, 주관 증권사는 지분 관계가 있는 계열사의 무보증사채 발행시 가장 많은 수량을 인수할 없다. 동양증권이 최대주주인 동양이 발행한 회사채의 최대 인수자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동양증권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 번째로 이 규정을 어겼다. 공동 주관 증권사가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동양증권이 받아 팔았기 때문이다. 제재 수위도 ‘주의’에서 ‘경고’로 높아졌다.

동양의 구조조정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작년말 구조조정 선언이후 현재까지 레미콘 공장 44개 중 21개(매각대금 1159억 원)와 파일사업부( 1170억 원)만 매각이 완료됐다. 당초 계획은 올상반기까지 2조원 마련이 목표였다. 동양매직은 교원그룹에서  KTB컨소시엄으로 인수자가 바뀌면서 한차례 연기된 상황이고, 섬유 사업 부문(한일합성)은 아직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NIC신용평가는 이달 13일 “진행 중인 구조조정의 달성 여부 및 시기에 대해 상당 수준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내렸다. 또 NIC신용평가는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사업부 대부분을 매각 진행 중”이라며 “ 매각 이후 회사의 매출 규모와 영업상 자금 창출력은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오는 10월부터가 문제다. 이때부터 동양증권은 투기등급인 동양 회사채를 팔수 없게된다. 지난 4월 금융위원회가 신용도가 낮은 계열회사가 회사채, 기업어음 등을 통해 자금조달할 때 금융 계열사를 활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10월부터 시행된다. 동양은 회사채 판매 창구(동양증권)가 막히게 되는 셈이다. 불안감은 동양 회사채 경쟁률에 투영되고 있다. 지난 2월 4 대 1이 넘던 회사채 수요 경쟁률은 이후 3.6대 1(5월), 2.25대 1(6월), 1.4대 1(7월)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10월 이후 상황은 더 악화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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