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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 흔드는 출구전략` 과연 미국에 得될까

  • 2013.08.23(금) 15:41

연준 `QE 축소` 이해시키는데 고전..시장도 회피해
불확실성에 시장 요동..타임誌 '테러'에 비유하기도

'그린스펀의 수수께끼'란 말이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준금리를 올려 시중 유동성 흡수에 나섰지만 오히려 금리가 떨어지며 시장이 전혀 반응하지 않은데서 나왔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당시 이유를 도통 알 수 없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2013년 여름, 벤 버냉키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또다른 수수께끼에 빠져 있다. 연준은 양적완화 종료가 아닌 점진적인 축소를 준비하고 나섰지만 시장은 이미 성큼 앞서나갔고, 금리가 오르고 이머징 시장 자금도 빠르게 유출되며 저울질이 쉽지 않아진 것이다. 연준으로서는 시장을 예측하고 제어하는 것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이미 일부 이머징 국가 통화는 고삐 풀린 말처럼 통제범위를 벗어났다.

 

최근 워싱턴포스트 헤드라인 제목은 '강한 경제지표에 주식시장 하락'이었다. 언뜻봐도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은 경제지표 호전으로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빨라지면서 주식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지표가 호전되면 건전한 경제 상황을 반영해 주가도 오르겠지만 시장으로서는 매일, 그리고 매주 변화하는 시장 심리에 더 반응하기 마련이다. 이 같은 심리구조는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경제가 좋아진다는) 단순한 분석에 수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장이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알게 된 이상 이들은 양적완화 축소 규모나 취지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고 그저 시기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됐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많은 투자자들은 양적완화 축소가 가지는 함의에 대한 이해 없이, 예측하기 힘든 상황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두려워해 보유한 주식들을 내다팔려 한다"고 설명하며, 이를 '양적완화 축소 테러(Taper Terror)'라고 표현했다.

 

긍정적인 통화정책주의자들은 때가 되면 연준이 비교적 순조롭게 유동성을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연준도 지금까지 그렇게 기대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은 전혀 이를 예측하지 못하고 갈수록 더 꼬이는 형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적완화 축소 논의는 생각지 못했던 결과로 나타났고, 연준은 최근 벌어진 혼란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변경 작업이 초래한 가격 재조정 위험이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을 동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머징 국가들에서 미국 수출기업들의 매출이 발생하고 미국 경제가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앞서 그린스펀의 수수께기로 돌아가보자. 그린스펀은 금리를 올려도 시중금리가 떨어지지 않으면서 고민했지만 실은 중국 등 경상수지 흑자국가들이 막대한 외환보유액으로 미국채를 사들이며 금리를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답은 다소 엉뚱한데 있었지만 수수께끼는 자연스럽게 풀린 셈이다. 

 

반면, 현재 연준이 안고 있는 수수께끼의 답이 풀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시와 반대로 이머징 국가들이 미국 달러자산을 내다팔고 금리를 너무 빠르게 끌어올리게 된다면 연준이 답을 찾는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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