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CP, 뜨는 전단채]① 높아지는 인기..왜?

  • 2013.10.02(수) 11:45

CP보다 편리하고 투명..고금리도 메리트
정부 활성화 의지..美양적완화 영향도 가세
고액자산가·기업들에 인기

전자단기사채(전단채) 시장이 출범한 지 7개월여를 맞았다. 그간 발행량이 꾸준히 증가하며 지난 8월 10조원을 돌파한 전단채는 최근 양적완화 축소 논란 이후 단기채가 각광을 받으면서 함께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어음(CP)과 콜시장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단채는 성장 가능성을 주목받아왔고 특히 동양그룹 사태로 CP의 문제점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더욱 부각되는 모습이다. 다만 CP뿐 아니라 전단채 모두 개인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히면서 명과 암이 교차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갈 길도 멀다. 전단채 시장의 현주소과 연착륙을 위한 과제를 짚어봤다.[편집자주]

 

최근 한 증권사는 1000억원 한도로 전자단기사채 특판에 나섰다. 최고 연 3.7%의 우대수익률을 제공하면서 만 하루도 안돼 100억원 가까이가 팔려나갔다. 이 증권사는 지난 6월 이후 판매를 개시한 후 5000억원 규모의 전단채를 팔았다. 고액자산가뿐 아니라 기업들도 단기자금 운용을 위해 몰리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투명성 편리함 앞세워 인기


전자단기사채는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부채를 종이가 아닌 전자 방식으로 발행, 유통이 이뤄지는 채권을 말한다. 기존의 기업어음(CP) 제도에 비해 거래절차도 간편하고 비용 감소 효과가 있기 때문에 단기금융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CP 역시 발행절차가 회사채에 비해 간편하지만 '어음법' 적용을 받으면서 실물발행이 의무화되고 분할양도가 불가능한 것 등 불편한 점이 많았다. CP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이런 단점을 제거한 것이 바로 전자단기사채다.

 

특히 CP의 경우 어음이라는 특성상 발행이나 유통 규모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반면 전자단기사채는 전자 계좌부에 등록해 발행하는 것이 의무화돼 있고 예탁결제원에 발행한도 등 정보공시를 해야 한다. 거래단위가 10억원인 CP와 달리 투자한도가 최소 1억원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자가 수월하다. 1억원의 금액이 부담스럽다면 전자단기사채 신탁을 통해 이보다 적은 금액을 투자할 수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CP는 투명성도 낮고 매매가 불편했는데 전단채는 최저 투자단위가 낮은데다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이라며 "금리수준 역시 또 다른 단기금융상품인 환매조건부채권(RP)이 연 2%선인데 반해 3%대까지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액자산가뿐 아니라 단기자금을 굴리려는 기업들의 관심 역시 높다"고 덧붙였다.

 

▲ 일반 CP 및 전단채의 발행 추이(출처:우리금융연구소)

 

 

◇ 정부 활성화 의지..양적완화 축소도 한몫

 

도입 초기만해도 거래가 부진했던 전단채는 3개월 이하 만기물에 대해 증권신고서 제출이 면제된 지난 4월부터 발행이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 영향으로 CP 발행 규모는 월평균 30조원대에서 20조원대로 급감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양진수 연구원은 "같은 기간 증권신고서 CP 발행 시 증권신고서 제출에서 제외되는 공기업들이 CP 발행을 확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 기업들의 CP 발행은 더욱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단채가 시장에서 연착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힘입어 전자단기사채 발행규모는 지난 8월 출범 6개월만에 1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초기에는 공모 전자단기사채만 증권사 신탁 편입이 가능했지만 사모 발행에 대해서도 편입이 가능하게 하는 것을 추진하는 등 금융당국의 강한 활성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장점에 더해 최근 단기채 투자가 부각된 것도 단기전자사채 시장을 부각시켰다. 지난 6월 이후 미국 양적완화 축소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단기자금 위주로 운용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거래방식이나 한도 등을 감안할 때 전단채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 증권사 관계자는 "양적완화 축소 논란이 시작된 6월 초 이후 전단채 판매규모가 급증했다"며 "단기로 자금을 운용하려는 수요도 일정부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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