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파버&출구전략]왜 지금 마크 파버인가

  • 2013.10.07(월) 10:32

<비즈니스워치 글로벌 경제 세미나 시즌1>
마크 파버 초청, 美출구전략에 따른 세계 경제 전망

시장에는 '닥터 둠'이 여럿 존재한다. 그 중 원조를 꼽으라면 단연 마크 파버다. 마크 파버는 1987년 블랙먼데이를 시작으로 1990년대 초 일본 경제의 버블 붕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차례로 예측했다. 2000년 이후 원자재 가격 급등과 신흥시장 호황에 대한 예상도 적중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경고했던 사람들 가운데 하나다.

 

파버는 지난해부터 다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올해 미국 증시는 20%나 오르며 파버의 주장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지난 6~7월 시장은 출구전략에 앞서 양적완화 축소 논의가 시작하자 요동친 바 있다. 공교롭게 올 봄 파버는 신흥국 시장이 위기를 경고했다.

 

 

 

◇ 날카로운 분석력·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

 

스위스 취리히 출신의 파버는 취리히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뒤 아시아로 건너와 미국 정크본드 전문 금융회사 드렉셀 번햄 램버트의 홍콩 현지법인에서 트레이더와 전무이사를 지냈다.

 

파버는 1973년부터는 홍콩을 주무대로 활동하는데 이 때부터 서서히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아시아 지역을 비롯한 신흥시장 투자에 관해서는 그를 따라올 자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버는 1990년 투자자문사를 차리는데 그의 이름을 딴 '마크 파버 리미티드'다. 마크 파버 미리티드는 고객들에게 월간 투자정보지를 제공한다. 정보지 제호가 바로 '글룸, 붐 & 둠(Gloom, Boom and Doom)'이다. 글룸, 붐 & 둠은 글로벌 이슈를 날카로운 분석력으로 재조명해 투자자들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각국의 거액 자산가 상당수가 그의 고객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파버는 재무지식뿐 아니라 철학과 지리학 등 다방면에서 박학다식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투자 보고서 역시 재미난 에피소드나 생활용어로 구성돼 투자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저서인 '내일의 금맥'은 자본주의 200년 역사를 논리정연하면서도 흥미롭게 기술했다.

 

◇ 경기순환 빠른 신흥국 선호..역발상 투자 대가

 

파버의 투자철학 중 하나는 경기변동에서 투자기회를 찾는 것이다. 그는 경기순환 주기를 분석하면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경기주기가 훨씬 빠른 신흥시장에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는 이유다. 그는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투자를 권고했지만 당장 중국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은 편이다.

 

또 다른 투자철학은 바로 단기투자다. 파버는 "어떤 위대한 투자행위도 영원할 수 없다"고 했다. 가치투자자들과는 조금 다른 생각이다. 성공적인 투자는 자산을 오래 묵혀두는 것이 아니라 고평가 자산에서 저평가 자산으로 시의적절하게 갈아타야 한다는 논리다. 파버는 무턱대고 하는 장기투자보다는 '갈아타기'가 좋은 방법이라고 누누히 말해왔다. 신흥국가치를 높이 사면서도 빠질 땐 빠지라고 조언한 것이다.

 

파버는 투자자들이 대형 재료에 들떠있을 때 또 다른 곳에서 기회가 생겨난다며 황무지에서 큰 수익을 찾는 '역발상'역시 평생의 투자철학으로 삼고 있다.  대중이 분위기에 취해있을 때는 이미 투자의 끝물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 "누구나 죽음 앞에서는 평등"..부의 불평등에도 관심


그가 운영하는 '글룸 붐&둠'의 뉴스레터 사이트를 들어가 보면 중세 흑사병 시기를 표현한듯한 으스스한 느낌의 그림들이 자주 등장한다. 현재 걸려있는 그림 역시 해골들이 춤을 추고 있는 '죽음의 댄스(The Dance of Death)'다. 죽음의 댄스는 카스프라 메그링거가 스위스의 스프레우어 다리 지붕 아래에 있는 67장의 삼각형 패널에 그린 그림이다. 모든 사람이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들과 함께 춤을 출 수밖에(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상징하는 이 그림은 죽음만큼은 누구에게 평등하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파버의 최근 발언을 보면 이와 비슷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양적완화가 실물이 아닌 금융자산 가격만 부풀려 놓으면서 일반인이 아닌 소수의 사람만 수혜를 받고 있다는 점을 수차례 지적해 왔다. 파버는 이번 기조연설에서도 부의 불평등을 사전 키워드 중 하나로 제시했다.

 

최근 그는 "연준 관계자들은 보통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자"라며 "돈을 계속 찍어대면 3%도 안되는 인구만이 (주식시장 강세로) 수혜를 입는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일갈했다. 양적완화는 일반인들에 도움이 되는 고용률을 높이지 못하고 자산가격만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 닥터붐에서 작년부터 다시 비관론 견지
 
'닥터둠'이라고 비관론만을 견지한 것은 아니다. 그는 닥터둠인 동시에 `닥터붐`의 면모도 종종 보여왔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12년까지 원자재 시장 강세 전망이 일치했고 2007년 가을엔 금 1000달러 시대를 예견했다. 2008년 금융위기 정점에서는 2009년의 급반등을 예상했다.

 

2012년 초까지만해도 여전히 어두운 경제 전망에도 불구, 주식 붕괴는 없을 것이라고 외쳤지만 지난해말부터 그는 다시 `닥터둠`으로 돌아왔다.

 

파버는 지난 8월 1987년의 폭락장이 재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그의 전망이 맞을지 주목하고 있다. 파버는 현 경제 상황이 1987년 폭락장 상황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당시처럼 뉴욕 증시가 연초대비 크게 올랐지만 기업 수익은 그만큼 개선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블랙먼데이 당시에도 주가지수가 올랐지만 신고가 종목은 감소했고, 지금도 주가는 신고가지만 신저가 종목이 상당히 많다고 지적했다.

 

파버는 양적완화가 만든 거품에 대해서도 일관되게 경고해 왔다. 지난 3월 연준의 출구전략은 없다며 "애초부터 출구전략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연준이 양적완화에 깊이 몰두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최근 연준은 양적완화를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시장에 혼란을 줬다.
 
파버의 주장은 결국 거품이 낀 주식시장이 실물 경기와 별개로 움직이고 있다는 논리로 귀결된다. 이는 연준조차도 출구전략 전단계인 양적완화 축소를 놓고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즈니스워치가 8일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하는 글로벌 경제 세미나 시즌1에서도 파버는 자산가격 거품과 부의 불평등, 자본지출과 경제성장 전망, 상품가격 전망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다양한 키워드를 통해 남들과 다른 혜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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