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 많은 `외국인의 변심`

  • 2013.10.28(월) 10:49

환율부담 무시 못해
QE 축소 지연·실적부진도 한몫
순매수 중단되면 상승폭 크게 둔화될 듯

지난주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이 주춤한 후 시장은 잔뜩 긴장해 있다. '반잔의 물'처럼 여전히 매수 여력이 남아있다고 좋게 볼 수도 있지만 외국인 매수 동력이 차츰 줄어들면서 코스피가 박스권으로 되돌아갈 것이란 우려도 크다.

 

증권가에서도 두 가지 시선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상승탄력 둔화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희망과 함께 박스권을 뚫고 올라가기 쉽지 않을 것이란 경계섞인 시각도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외국인 매수가 꾸준히 이어졌던 때와 확연히 달라진 부분인 만큼 긍정적인 내용보다는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눈에 더 들어오는 시점이다.

 

◇ 환율이 외국인 발목 잡는 중?

 

사실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했을 뿐 증시 여건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28일 역시 외국인 매수는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지수의 상승 탄력도 둔화되며 보합권 등락에 그치고 있다. 외국인들의 행보가 예전같지 않자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돌아설 수 있는 이유를 찾기 분주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지난주부터 집중 조명되고 있는 환율이다.

 

달러-원 환율은 한때 1050원선까지 내려서면서 부담을 주고 있다. 다행히 정부 개입 덕분에 1060원선이 지지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추가적인 원화 강세가 제한되면서 외국인 매수 강도도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우증권은 "통상 달러-원 환율은 외국인 매수와 유사한 패턴을 가졌다"며 "달러-원 환율 하락이 제한되면 외국인도 기존에 환율흐름에 대응한 방식대로 매수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신한금융투자도 "2009년 이후 달러-원이 1050원대에 근접하면 외국인 순매수가 약화됐다"며 "외국인 입장에서는 가격 부담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순매수가 약화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 달러-원 환율과 외국인 순매수 누적 추이(출처:대우증권)

 

◇ 양적완화 축소 더 지연..경기회복 모멘텀도 주춤

 

최근 증시를 끌어올렸던 요인 중 하나는 양적완화 축소 기대에 따른 한국 증시의 이머징 차별화였다. 여기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정부폐쇄에 따른 양적완화 축소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 주변의 공기도 다소 바뀌었다. 미국의 고용과 소비회복이 일시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점쳐지며 양적완화 축소 시기도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는 것.

 

현대증권은 "9월 고용지표 부진으로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국내 증시의 상대적인 차별화 우위가 약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간 국내 증시가 출구전략을 가장 잘 버틸 수 있는 국가로 주목받은 만큼 이런 메리트가 줄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도 경제지표 호조세가 주춤하고 있고 중국도 긴축 우려가 갑작스레 제기되고 있는 점은 한국 증시에 분명 부담이다. 지난 3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7.8%나 증가하면서 시장 기대를 웃돌았지만, 11월 18기 3중 전회 등을 계기로 구조 개혁이 본격화되는 점을 감안할 경우 4분기에는 성장세가 다소 주춤할 것이란 시각이 크다.

 

◇ 3분기 실적 공백 생각보다 크네

 

우호적인 분위기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3분기 실적도 증시 발목을 붙잡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상최고치를 기록 중인 미국 증시는 기업들의 실적이 비교적 양호하게 발표되며 상승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실적을 발표한 26개 주요 기업 중 절반 이하인 11곳만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대우증권도 한국의 기업실적은 최근 기대치를 충족하지 않고 있다며 박스권 고점에 이른 상황에서 최근 상승을 주도한 업종에서는 차익실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진짜 외국인 순매수가 중단된다면?

 

외국인이 정말 순매수 행진을 종료한다면 코스피에는 어떤 충격이 올까. 2009년 이후 외국인이 약 20영업일 가량 순매수했던 당시 코스피 상승률은 4.7%였고 순매수가 종료되는 시점부터 같은 기간의 상승률은 0.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지만 상승률이 크게 축소된 것이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물론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외국인 순매수가 종료된 후 60일 이후 평균 5%대의 상승률을 나타냈다"며 "글로벌 경기회복 기조가 뒷받침된 해에는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단기간을 놓고보면 `상승률이 현저히 감소하면서 반대로 변동성은 커질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을 더 눈여겨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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