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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 新투자지도]①"절세만 챙기다간 재미 못본다"

  • 2014.01.16(목) 10:32

작년 재테크 화두는 `절세` 대박난 상품 전무
수익률 관심 서서히 고개..연초 관망하며 물색중

작년은 '슈퍼리치(고액자산가)'에게도 암흑기였다.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 갇혔고, 해외 증시가 크게 오르긴했지만 선제적으로  나서지 못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촉망받던 금은 이미 `별 볼 일`이 없어졌고 그 좋다던 브라질채권은 족쇄가 됐다. 청마(靑馬)의 해 슈퍼리치들은 다시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국내외 여건 변화와 맞물려 눈여겨 보는 투자수단도 달라졌다. 돈의 흐름을 누구보다 빨리 읽어내는 슈퍼리치들의 신년 투자화두와 고민은 무엇일까.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 전문가들과 함께 짚어봤다.[편집자주]

 

# 강남에 사는 자산가 이주희(56·가명)씨는 지난해 5%의 수수료를 물고 주가연계증권(ELS)을 미련없이 중도환매했다. ELS 중도환매 수수료는 가입 후 6개월이 지나면 평가금액의 5%, 6개월 미만이면 10%나 된다. 올해부터 종합금융소득과세 표준이 상향되면서 안게될 세금 부담보다는 가볍다고 판단해, 거액의 수수료를 감수한 것이다. 이 씨는 달라진 세금체계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라 눈코뜰새 없이 바빴고 이제 겨우 숨돌린 상태다. 

 

# 퇴직한 김명호(64·가명)씨는 최근 자신을 담당하는 증권사 PB에게 기존에 투자했던 절세상품들보다는 수익률이 조금 더 나은 상품을 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세금 부담이 덜한 상품 위주로만 포트폴리오를 짜다보니 돌아오는 수익률이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다. 김씨는 여전히 리스크가 높은 상품은 꺼려지지만 기존보다는 다소 높아진 위험을 감수하면서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상품을 찾고 있다. 

 

지난해 초 슈퍼리치들의 신년 최대 화두는 '세금'이었다. 슈퍼리치만큼 세테크에 밝은 이들이 없고 절세상품 인기는 이미 치솟았지만 금융종합소득과세 표준이 2000만원으로 낮아지면서 피부로 느끼는 고민은 갑자스레 커졌다. PB센터에도 관련 문의와 상담이 빗발쳤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후 풍경은 조금 달라진 모습이다. 기존에 과세부담이 커질 수 있는 상품들을 정리하거나 재편하면서 어느정도 대응을 마쳤다. 일부는 어쩔 수 없는 수준의 세금 부담에 대해서는 체념도 했다. 비과세나 절세 상품에 대한 관심은 아직도 여전하지만 `적응`하면서 최우선 순위에서는 조금 밀려난 것이다.

 

올해들어서는 또다른 고민이 생겼다. 1년전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이들이 택한 것은 비과세나 분리과세 상품이었다. 특히 브라질채권이나 물가연동채 등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세금부담 피하려다보니 대부분 수익률이 낮은 상품에 몰리면서 수익이 변변치 못했다. 브라질채권은 예상 밖의 고전으로 평가손실까지 떠안겼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항상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온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혔지만 선진국 증시는 순항했다. 하지만 슈퍼리치들 역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해외주식에 호되게 터진 터라 해외주식을 멀리했다. 당연히 주식 쪽 수익률도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것이 증권사 PB들의 전언이다.

 

"작년은 정말 이렇다할 만한상품이 없었고 그래서 성과도 크지 못했다. 일부는 손실이 나면서 연초부터 주가가 무너지면서 슈퍼리치들의 분위기도 소위 '멘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슈퍼리치들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너무 안전한 곳만 찾다보니 소득이 커지지 못하면서 기존보다는 조금 과감한 투자를 노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의도 생겨났다. 브라질채권 등 일부 투자한 상품에서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일부 손해를 보면서 본전 생각도 간절해졌다.

 

물론 보수적인 투자 일변도에서 공격적인 상품으로 선회할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커진 세금부담을 뛰어넘을 정도의 수익률을 커버할 만한 상품을 원하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다. 이런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 1년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슈퍼리치들 역시 정기적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다. 월 단위로 업데이트를 해주는 PB도 있지만 연초에 정부 정책이나 금융시장 관련 법의 변화, 투자 트렌드의 움직임을 캐치하는 움직임이 바빠진다.

 

"올해는 새해벽두부터 국내 증시가 급락한 탓에 투자심리가 상당히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1년 전체로는 대체로 좋을 것이란 기대와 전망은 아직 유효하다. 관망으로 보는 것이 맞다."

 

슈퍼리치와 증권사 PB들이 주목하고 있는 `올해의 유망한 상품`의 스펙트럼은 생각보다 다양했다. 그만큼 저금시 시대에서 더욱 절실해진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의외로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했다. 연초부터 크게 배신을 했지만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많았다.

 

"시장은 돌고 돈다. 금 상장지수펀드(ETF)가 반등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 주식 역시 오랫동안 소외 받았고 지금도 시장이 썩 좋아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기간조정을 거친 후에는 어느정도 승산이 있다고 본다. 한국 증시가 지난해 박스권에 그쳤지만 8월에 크게 빠졌다 오른 부분도 있다."

 

※도움말 주신 분들(가나다 순): 하나대투증권 강남WM센터 권이재 이사, 대신증권 박환기 올림픽지점장, 한국투자증권 강남센터 신동익 차장, 대우증권 조원희 장한평지점장, 삼성증권 SNI 강남파이낸스센터 조인호 부장, 신한금융투자PWMPV 서울센터 최준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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