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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가능성 제로"..쉰들러-현대 애증의 역사

  • 2014.02.10(월) 15:00

[현대엘리 분쟁]④함께보낸 10년..팩트마다 시각차 `뚜렷`

한때 친구였던 쉰들러 홀딩AG(이하 쉰들러)의 알프레드 쉰들러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완전히 등을 돌렸다.

2004년 전략적 파트너로 시작된 둘의 관계는 2006년 현대엘리베이터의 우호지분을 공유하던 ‘친구’로 발전했다가, 2014년엔 서로의 약점을 물고 뜯는 적으로 돌변했다.

쉰들러 회장은 지난 7일 텔레컨퍼런스에서 “순환출자구조에 현정은 회장 스스로 발목이 잡혔다”고 현 회장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고, 현대엘리베이터는 쉰들러 회장을 향해 “변명, 궤변과 거짓으로 점철된 쇼”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쉰들러 회장은 현회장과 화해 가능성에 대해 “불행히도 현 회장에게 우리의 신뢰도는 ‘제로(0)’가 된 것으로 보이고, 우리의 눈에도 현 회장이 그렇게 보인다”며 “ 이 관계가 아마도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 04년 합작법인 계획하던 '전략적 파트너'


쉰들러 회장과 현 회장은 인연은 지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양측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승강기 사업(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을 분할해 신규법인을 설립하고. 쉰들러가 이 법인의 지분 60%를 인수한다’는 LOI(Letter of Intent)를 맺었다. 이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KCC가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획득을 위해 지분 매집을 시작했고,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를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쉰들러를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LOI는 무산된다. 국내 독점규제 탓이다. 다만, 누가 먼저 협상 중지를 요청했는 지에 대해선 주장이 엇갈린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05년 말 쉰들러가 LOI 해지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쉰들러 회장은 “법적 문제로 현대엘리베이터 측에서 먼저 해지를 요청, 쉰들러가 이에 합의했다”며 해지합의서를 제시했다.

 

◇ 06년 우호지분 공유하던 '친구'


2006년 쉰들러는 KCC가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5%를 인수했다. 당시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노리고 지분을 인수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양측은 이를 극구 부인했다. 당시 현 회장은 “쉰들러가 2대 주주가 된 것은 양측의 상호적이고 전략적인 비즈니스 파트너십 관계를 다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려울 때 곁에 있어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다”고 쉰들러 회장에게 편지까지 보냈다. 쉰들러 회장은 현 정은 회장과 그의 가족을 스위스에 초대했고, 2007년엔 현 회장이 쉰들러 회장을 금강산에 초청했다.

이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위협 세력이 KCC에서 쉰들러로 바뀌었을 뿐”이라며 “현대중공업의 현대상선 M&A 시도를 막아야 하는 현대엘리베이터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2007년 쉰들러 회장 금강산 초청도 이 연장선상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 10년 현대건설 인수전 '갈등의 씨앗'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2010년이다. 당시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었는데, 쉰들러 회장은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가 위험하다’는 서신을 보냈다. 대신 쉰들러는 현대그룹의 출자지분구조를 풀수 있도록 6억달러의 자금지원을 제안했지만, 현대 측은 이를 거부했다는 게 쉰들러 회장의 주장이다.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2010년 쉰들러는 현대건설 인수를 도울테니, 승강기 사업을 달라며 '라자드 제안서'를 제시했다”며 “이를 거부하자, 쉰들러는 현대건설 인수를 반대한다며 6차례에 걸쳐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추가 매집하는 등 노골적인 M&A 공격을 감행했다”고 반박했다.

 

◇ 파생상품 손실로 갈등 '폭발'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경영권 유지를 위해 맺은 파생상품손실이 커지면서 갈등은 증폭됐다. 쉰들러는 파생상품계약으로 현대엘리베이터가 2011~2013년 608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쉰들러 회장은 “건강하던 현대엘리베이터가 파생상품 계약으로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파생계약은 2004년 처음 체결됐으며 2010년까지는 ‘평가 이익’을 거뒀다”며 “쉰들러는 최근의 ‘평가 손실’에 대해서만 부각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익이 생길땐 침묵하다가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문제 삼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쉰들러 회장은 이번 텔레컨퍼런스에서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진이 자신의 그룹 지배권(현대상선) 유지를 위해 현대엘리베이터 자산을 이용하는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다”며 “순환출자구조에 현정은 회장 스스로 발목 잡혔다”고 현 회장을 정조준 했다.

이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는 강도 높게 비난했다. 회사 측은 “쉰들러 회장이 시도한 M&A가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고 손실이 발생하자, 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변명과 궤변의 장"이라며 "전세계 애널리스트와 미디어를 상대로 벌인 사기극”이라고 이번 텔레컨퍼런스를 폄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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