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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산을 팔라니"..예탁원 일산센터 매각 '고민'

  • 2014.03.27(목) 16:16

'초대형 금고' 일산센터 내년 9월까지 매각해야
유재훈 사장 "꼭 필요한 건물 어쩔수 없이 판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예탁결제원 일산센터. 지상은 증권박물관, 전산센터, 사무실 등으로 사용되고, 지하는 금괴와 증권 등이 보관된 초대형 금고로 설계됐다.

 

한국예탁결제원 일산센터는 ‘초대형 금고’다. 유가증권을 보관하는 지하(1~5층)는 벽 두께만 1미터가 넘고, 24시간 철통 보안이다. 1998년 완공 당시 건설비로만 600억원이 투입됐다. 최근에 금 현물시장이 개장되면서 골드바 34개(금 34kg)도 보관 중이다. 지상(1~7층)은 전산시설과 증권박물관 등이 나눠 쓴다. 20년 넘게 예탁원에 근무한 한 부장도 “입사 때 딱 한번 들어가 봤다”고 말했다.

예탁원은 ‘초대형 금고’를 내년 9월까지 팔아야 될 처지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예탁원도 올해 9월 본사를 부산으로 옮긴다. 예탁원은 서울 여의도 본원은 그대로 남기되 일산센터는 매각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은 ‘종전 부동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전 1년 이내에 매각해야 한다. 

 

유재훈 예탁원 사장은 26일 기자간담회 이후 가진 저녁 자리에서 일산센터를 ‘조상 묘’에 비유하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팔아야 하는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유 사장은 “일산센터를 팔아야만 하는데, 조상 묘를 팔아야 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금고와 전산센터 등 예탁원에 꼭 필요한 건물인데 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팔아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사진 = 비즈니스워치 DB)

 

그래서 유 사장이 생각해낸 절충안이 ‘세일 앤 리스 백’(sale&lease back) 방식이다. 리스회사에 건물을 팔고 30년간 임대료를 내고 사용하는 방식이다. 계약 만기 시에는 다시 사 올 수 있는 ‘옵션’도 있다. 유 사장은 “세일 앤 리스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수백억원의 매각 대금은 유입되겠지만, 매년 임대료가 나가는 것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예탁원은 당분간 일산센터의 전산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할 계획이다. 오는 9월 입주하는 부산국제금융센터 BIFC에도 전산시스템 이전 계획은 없다. 또 다른 예탁원 관계자는 “일산에서 부산으로 전산센터를 옮기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며 “이전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BIFC 전산센터는 제 3 백업 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또 있다. 누가 ‘초대형 금고’를 사 가겠냐는 것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일산센터는 금고와 전산시설 등 특수한 시설로 지어진 건물”이라며 “매수자가 금방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9월까지 매수자가 없으면,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대신 매입한다.

이 관계자는 “기존 부동산 매각 대금을 이전 비용에 사용하라는 취지지만, 예탁원의 현재 재정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다”며 “꼭 필요한 건물을 어쩔 수 없이 팔아야 돼 아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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