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2000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의 폭발적인 매수세가 나오며 박스권 탈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그간 2000선 돌파를 방해한 펀드 환매 매물벽이 얇아진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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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코스피 증시는 2000선 돌파를 노렸지만 기관 투자가와 개인투자가들이 차익실현을 노리고 펀드 환매에 나서면서 수차례 좌절을 맛봤다. 하지만 매물이 어느정도 출회되면서 펀드환매 압력이 줄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때마침 출범하는 펀드슈퍼마켓에게도 호기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코스피가 2000선 안착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면 증시에게도 우호적인 자금 기반이 되어 줄 것이란 기대다.
◇ 환매 여전하지만 강도 약화..펀드슈퍼마켓에도 기회
10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9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유출금액만 1조원 수준에 달해 2000포인트를 앞두고 적극적인 환매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코스피 증시가 1900~2000포인트 사이의 넓은 박스권에서 움직이면서 투자자들은 2000선에 근접할 때마다 환매에 나섰다. 환매물량이 소화되면서 지수가 다시 내리고 지수가 오를만하면 환매물량이 나오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주식형펀드는 미국형보다 자금유출입 변동폭은 물론 환매율도 최대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환매 규모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환매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외국인도 모처럼만에 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는 전일 2000선 위로 다시 올라섰다. 매물이 아직 남아있더라도 강도가 약해지고 외국인의 매수가 더해지면서 2000선 안착에 성공한다면 펀드에도 다시 다시 투자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다.
민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환매 매물 압박이 거의 해소 국면에 이르렀다"며 "최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 유출입 누적 추이를 살펴보면 펀드 자금 유입 가속화이후 치솟았던 유입액이 최근 제로(0)에 수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펀드 환매 매물이 많이 줄었지만 아직 마무리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며 "2000선에서 지수가 더 오를 때마다 출회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환매 강도는 예전보다 분명 약해졌기 때문에 외국인 순매수로 지수가 더 상승한다면 환매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며 "증시 상승 분위기가 펀드슈퍼마켓 출범에는 긍정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국내 주식형 펀드자금 유출입 누적(출처:삼성증권) |
◇ 펀드슈퍼마켓 인지도 개선..펀드투자 문화 성숙과정
펀드슈퍼마켓에 대한 인지도 역시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10일 펀드온라인코리아가 내놓은 '2014 온라인 금융투자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펀드슈퍼마켓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서 그렇다고 답한 사람은 35%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용의향이 있다고 답변한 사람은 88.6%로 비교적 높은 관심을 보였다.
펀드슈퍼마켓에 대해서는 다양한 펀드 비교와 낮은 수수료율을 가장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면 기피하는 쪽은 온라인 거래방식과 보안 위험성을 이유로 답했다. 펀드온라인은 만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최대오차범위는 4.4%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의 펀드투자자 조사결과 당시보다는 호전된 수준이다. 모집단이 2530명으로 훨씬 컸던 당시 조사에서 펀드 슈퍼마켓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는 9.2%에 불과했고 이름 정도만 들어본 경우도 26.4%에 그쳤다. 의용할지 여부도 58%선만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펀드를 1개도 보유하지 않은 비중은 10.9%로 낮은 편이었다. 1~2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한 비중은 60%로 비교적 높았다. 그러나 전체 자산에서 펀드 투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20%에 육박했고 절반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도 9.2%에 그쳤다. 투자성향 역시 공격형은 2%에 불과 대부분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펀드상품에 투자하는 기간을 3~5년 사이로 답한 비중은 35.4%, 10년 이상도 21%로 집계되면서 비교적 장기간 펀드에 투자하며 펀드투자 문화는 예전보다 성숙됐음을 보여줬다. 투자목적도 노후자금 마련이 44.4%로 단순히 여유자금투자 목적이라고 밝힌 사람(28.1%)보다 많았다. 펀드시장에 대한 이미지는 긍정적이라고 답한 사람이 66.7%로 훨씬 많았으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이유는 수익률 부진 때문이라고 답한 사람이 대다수(66.5%)였다.
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는 "펀드 슈퍼마켓에 대한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스템과 서비스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리서치를 통해 온라인 금융투자 산업 발전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이르면 25일쯤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6일 정례회의에서 펀드온라인코리아에 대한 투자매매업과 투자중개업 본인가 안건을 상정할 예정으로 안건이 통과되면 25일경 영업 개시에 들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