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 수장들이 누적되는 지점(리테일) 적자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지점은 임대료와 인건비 등 비용이 많이 들지만, 수익성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해결책은 두 가지다. 주식거래가 되살아나 지점 매출이 늘어나면 된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장기침체에 빠져있다. 불황의 끝을 알 수 없다. 두 번째는 지점의 문을 닫고, 직원을 내보내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두 번째 방법을 택했다. 고육지책으로 구조조정을 선택한 증권사 사장들의 말에서 고민의 흔적이 보이고 있다.
김용범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은 지난주 “10~20% 잘라서 될 것 같았으면, 진작 (구조조정을) 했다. 이해해 달라”며 직원들을 설득하고 나섰다.
지난달 회사 측은 전국 19개 지점을 5개 대형 점포로 개편하는 ‘초대형 거점 점포화 전략’을 발표했다. 대전과 청주, 창원, 경주 지점이 문을 닫게 됐고, 직원들은 인근 지역 지점으로 발령났다. 직원들은 “사실상 구조조정”이라고 반발했다.
지방 직원들이 “죽으란 얘기”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자, 김 사장은 “여러분이 열심히 하는 것 알고 있다. 하지만 리테일은 열심히 한다고 해서 흑자가 나는 구조가 아니다”고 설득했다.
김 사장은 또 이 같이 말했다. “리테일 직원은 비용이 무거워 수익이 날수 없는 구조다. 약정 20억~30억원 하면서 웃으면서 다녀야 하는데, 비용 탓에 항상 쪼인다. 이번 전략은 여러분의 몸에서 `납덩이`를 제거하기 위한 일이다. 1년 만 기다려 봐라. 다른 회사들도 다 따라 올 거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지난 11일 점포 개편안이 포함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대형지점을 강화하고, 점포 수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고객 거래행태가 온라인과 모바일 금융거래 확산으로 크게 변화하고 있어 점포와 인력운영 면에서 새로운 개념의 영업전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석 사장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적자를 넘어 회사 자체의 존립이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6년 만에 희망퇴직을 받는 하나대투증권의 장승철 사장은 지난 16일 직원에게 “지난해(1~12월) 순이익은 682억원 수준이다. 특히 리테일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이 상황을 타개하려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어려운 영업환경에서 헌신하신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현재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희망퇴직을 제안 드리게 돼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위로했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작년말 구조조정을 앞두고 리테일 적자를 화재(불)에 비교했다. “현재 한화투자증권은 갑판에 불이 났고 바닥에는 물이 새는 배다. 누적되는 적자는 자기자본의 감소까지 초래해 성장을 가로막고 직원의 사기까지 떨어뜨리고 있다. 하지만 먼저 구조적인 리테일 적자라는 불을 끄고 나서 우리만의 전략으로 물이 새는 것을 막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작년 말 전체 직원의 21%(337명)이 회사를 떠나고, 남은 직원 급여는 10% 삭감됐다. 주 사장은 지난달 “올해 흑자 기조를 장착하겠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작년까지 3년째 적자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1년 말 1856개 이르던 국내 증권사 지점수는 1674개(2012년), 1534개(2013년)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 거래가 줄면서, 지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손익분기점도 맞추기 힘든 상황이지만, 임대료 등은 꾸준히 나가고 있다"며 "증권사 지점의 대형화 추세는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5대 증권사 브로커리지(수탁) 수수료 추이. 2011년 1조8000억원대에 이르던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지난해 8771억원으로 급감했다. (2013년은 3월부터 12월까지. 단위 원)
| 2013년 | 2012년 | 2011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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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 1783억 | 2415억 | 3845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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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 1888억 | 2714억 | 4108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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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 | 1676억 | 2406억 | 3676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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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 1833억 | 2509억 | 3340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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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 1591억 | 2300억 | 3739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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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 8771억 | 1조2344억 | 1조8708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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