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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브로커리지 전략]⑥그들도 시련이 있었다

  • 2014.06.02(월) 11:14

찰스 스왑·다이와, 브로커리지 기반 한단계 승화
브로커리지 부문내 `역할 세분화` 관심 가져볼 만

브로커리지의 추락은 한국 증권업계 얘기만은 아니다. 이미 선진국의 증권업계가 먼저 겪었고 한국 역시 어느정도 `정해진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그렇다면 선진국들의 증권산업 재편 뒤에는 무엇이 남았을까? 발빠르게 대응한 증권사는 더 높이 비상했다. 브로커리지 전문증권사로 승승장구하는 곳도 눈에 띈다. 물론 진화를 택한 증권사만 살아남았다.

 

브로커리지가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소형 온라인 증권사의 전유물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대형사들도 브로커리지를 버리진 않았다. 오히려 그들이 가진 능력과 인프라를 십분 활용해 특화된 브로커리지 전략으로 공략했고 차별화에 성공했다.

 

◇ 찰스 스왑, 브로커리지 진화의 진수

 

미국, 유럽의 증권사들은 위탁매매 외에 자문이나 자산관리, 자기매매 등에서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했다. 대부분 비슷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는 국내 증권업계와 달리 각각의 특색에 맞게 특화된 것도 눈에 띈다.

 

이들이 처음부터 모두 잘했던 것은 아니다. 대개 특정분야에서 평판을 쌓은 후 다른 업무로 확장하는 방법을 통해 변화에 적응해왔고 이에 실패한 곳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됐다.

 

위탁매매는 주변 사업으로 치부되기 마련이지만 브로커리지 전문증권사로 각인돼 이름을 날리는 증권사도 여럿된다. 미국의 경우 온라인을 중심으로 브로커리지 업체들이 여전히 수십개 존재하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곳이 찰스 스왑이다. 찰스 스왑은 이트레이드와 TD 아메리트레이드와 함께 미국의 3대 온라인 할인 브로커로 꼽힌다. 이들 가운데 찰스 스왑이 가장 주목받는 것은 브로커리지와 이를 기반으로 또다른 분야에도 적용, 성공을 이룩했기 때문이다.

 

찰스 스왑이 초반 브로커리지를 호령한 비결은 특별하지 않았다. 이들 역시 획기적인 수수료 체계를 통해 종합증권사가 독주하던 상황에서 큰 획을 그었다. 찰스 스왑은 미국에서 인기를 끈 할인매장 개념을 도입해 수수료율을 크게 낮췄다. 대신 마진을 맞추기 위해 상담이나 리서치 자료 등을 제공하지 않았다. 단순히 매매 툴로 승부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들 역시 단순 브로커리지만으로는 어렵게 된 것이다. 돌파구로 리서치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고 자산관리 쪽도 함께 취해 브로커리지 고객들을 만족시켰다. 결국 3대 온라인 브로커 지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웰스매니지먼트 수익 비중이 가장 높은 증권사로 거듭났다.

 

이들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 후 자유롭게 펀드를 사고 팔 수 있는 `원소스 서비스`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원소스 서비스는 지금의 최근 출범한 펀드슈퍼마켓과 유사하다.

 

또 개인 투자자들에게 맞춤형 투자전력과 지속적인 관리 등 포트폴리오 컨설팅을 해주는 서비스를 개시했고 성과는 놀라웠다. 자문서비스를 받는 고객은 그렇지 않은 고객에 비해 2~3배 이상의 수익을 얻었고 고객 이탈이 줄어들고 충성도는 그만큼 높아졌다.

 

▲ 찰스스왑의 수익구조 변화(출처:신한금융투자)

 

독립투자자문사들에게 자문서비스를 제공해 점유율을 높인 점도 유효했다. 독립 재무설계사들은 이들에게 필요한 주문체결과 사무수탁, 정보기술(IT), 신탁, 매매, 고객정보 관리서비스 등을 찰스 스왑으로부터 제공받았고 찰스 스왑도 수익을 챙겼다. 브로커리지 업체지만 이를 바탕으로 또다른 면모도 과시한셈이다. 개인 고객에 초점을 맞춰 실현 가능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모두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술적 인프라가 타사대비 뛰어난 점을 활용해 백오피스 없이 각자의 트레이딩 룸을 기술적으로 가상 연결해 업무에 접목했다"며 "브로커리지 입지 강화와 수익원 다변화가 동시에 달성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찰스 스왑 외에 미국의 레그메이슨 역시 브로커리지 사업으로 출발한 후 자산관리 증권사의 흡수합병을 통해 발전을 꾀한 사례로 꼽힌다. 이들 역시 브로커리지가 주력이었지만 전략적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했고 다양한 상품제공으로 차별화를 모색했다.

 

日 다이와증권 `브로커리지 껴안은 공룡`

 

소형사와 달리 대형 증권사들은 리테일 브로커리지보다는 고유계정 운용이나 각종 자문 등 프라임 브로커리지가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 역시 아예 소매쪽 브로커리지를 등한시한 것은 아니다. 일본의 다이와증권이 대표적인 예다.

 

일본도 90년대 이후 위탁수수료 자유화 등에 직면하면서 다수의 증권사들이 사라졌다 생겨났다. 망하거나 다른 회사에 인수된 증권사가 150여개에 육박한다. 물론 등록제 전환으로 신규 증권사들도 난립했다.

 

이 사이 일본 역시 온라인 소형증권사들이 급성장한다. 마쓰이와 카부닷컴, 라쿠텐 등이 대표적인 온라인 브로커리지 증권사들이다. 하지만 일본 증권업계도 별 수 없었다. 한때 50%에 달했던 위탁매매수익은 2009년 이후 20% 이하로 줄었고 펀드 환매와 자산관리 수수료 등은 40% 이상으로 확대됐다.

 

온라인 시장이 포화상태를 맞으면서 이들도 위기를 맞는다. 하지만 거래서비스를 차별화하거나 취급상품을 확대하는 등 종합거래 플랫폼으로 방향 전환을 시도했다. 가부닷컴 증권 등 온라인 거래 사용자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은행과의 연계도 높여 온라인 전문 증권사로 특화시켰다.

 

대형사들 역시 위탁매매 업무를 놓지 않았다. 이들은 온라인 브로커리지를 부가 서비스로 유지시켰다. 대신 수수료 출혈 경쟁을 지양하고 대형사가 할 수 있는 고객 자문이나 컨설팅 능력 강화로 공략했다.

 

일본 다이와증권은 아시아에서 기업금융 부문에 주력한 반면, 국내에서는 개인소매 쪽 역시 확대했다. 온라인 증권 부문은 소형증권사가 난립해 수익이 낮고 경쟁이 쉽지 않았지만 다이와는 그들만의 점포망을 이용해 온라인 거래와 연계한 컨설팅을 내세웠다. IT 인프라를 활용해 은행 고객을 유치하기도 했다. 소형증권사가 가지고 있지 못한 자원들이 차별화된 서비스로 이어지며 브로커리지 부문에서도 성과가 이어진 셈이다.

 

대형증권사들의 온라인 전문 자회사 설립도 눈여겨볼만 하다. 노무라나 오카산 등 대형 증권사는 각각 온라인 증권사를 설립해 기존의 이미지 훼손 없이 새로운 브랜드로 대응했다. 국내 대형사들 역시 일부는 온라인 브로커리지를 따로 만드는 시도가 일어났다. 한국투자증권의 뱅키스나 대우증권의 다이렉트, 우리투자증권의 머그 등이 그 예다.

 

◇ 브로커리지 내 `역할 세분화`도 주목할만

 

한국과 달리 브로커리지 내 세분화된 역할도 눈여겨 볼만하다. 미국의 경우 증권사업자가 거래소에서 직접 거래가 가능한 소수의 브로커·딜러와 이들을 통해 위탁매매를 수행하는 소형 증권사로 나뉘어져 있다. 대형 증권사는 위탁 주문 취급과 거래 정산을 맡고 소형사들은 증권중개 업무를 수행해 대형사에 증권거래를 위탁하는 구조다.

 

이렇게 역할이 나뉜데는 증권 위탁과 자체 정산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자기자본이 필요하고 IT 인프라 등을 갖추는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형사들에게 국한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본도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모든 상품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종합거래 자격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돼 소형 증권사들이 이를 넘보기 힘들다. 따라서 이들은 대형증권사에 재위탁하는 방식으로 위탁매매를 수행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내는 아직 둘 사이의 분리가 뚜렷하지 않다. 다만 위탁매매를 위한 자기자본 요건 외에 인프라 구축 비용 등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결제 기능은 없이 결제가능 증권사와 고객 사이를 중개하는 증권사 출현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경아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국내 증권업 규정 상 결제 기능을 갖추는데 큰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영업설비 유지 등을 감안하면 소수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형 브로커리지 증권사 출현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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