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스토리
  • 검색

[韓 내수 디플레]①`세월호`만 탓할건가

  • 2014.06.08(일) 06:40

내수 침체 심각..구조적 문제에 세월호 여파 겹쳐
"수출 위주 정책이 악순환 불러"..잠재성장률 '뚝'

무너진 내수를 살려라. 요즘 한국 경제에 내려진 특명이다. 한동안 수출제일주의에 가려졌던 내수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활력을 잃은지 오래다. 문제는 성장의 주된 동력이었던 수출 또한 예전만 못해졌다는 것이다. 수출에 치우친 성장정책은 내수를 위축시켰고 다시 수출을 옥죄는 악순환을 만들었다. 또다른 성장의 축인 내수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는 이유다. 구조적으로 내수가 살아나기 힘들다는 비관론이 들끓고 있지만 결국 내수가 살아나고 내수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시장이 바라보는 내수를 둘러싼 명과 암을 짚어봤다.[편집자]

 

최근 `내수 디플레`란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대개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하락하면서 경제 전반이 침체되는 것을 뜻한다. 내수에 직접적으로 디플레를 붙인데는 그만큼 내수 둔화의 심각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직접적인 단초는 세월호 참사였다.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을 슬픔으로 몰아넣었고 소비 심리마저 억제하며 지갑을 닫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 뒤에는 근본적으로 더 구조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내수 침체의 골은 생각보다 더 깊다.

 

◇ 세월호로 더 깊어진 침체의 골

 

세월호 사건으로 충격에 빠진 국민은 덜 쓰고 덜 즐겼다. 백화점과 마트 매출이 뚝 떨어진 것은 물론 주요 내수기업들의 실적전망치도 대부분 하향됐다. 최근 원화강세라는 호재에도 불구, 세월호가 직격탄이 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여파는 레저와 요식, 운송업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전후로 이들 분야의 신용카드 승인액은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기업들도 내수에 부정적인 전망을 나타내며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4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세월호 충격이 석달간 지속되면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이 0.3%포인트 사라지고, 국내총생산(GDP)은 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382조원이었으니 1조4000억원 가까이가 사라지는 셈이다. 일자리도 7만3000개나 감소할 전망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적 고통이 서민형 자영업자에 집중되면서 내수 경기 둔화 악화하는 내수 디플레이션을 경고했다.

 

세월호 참사 이전 정부는 무던히 내수 부양에 힘썼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내수성장에 방점이 찍혔다. 그러나 한순간에 분위기가 냉각되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게 됐다. 물론 일회성 요인은 짧게 지나가기 마련이다. 정부도 온누리상품권 할인과 수학여행 재개를 고려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 구조적인 원인 따로 있다..내수위축 악순환

 

그러나 심리는 회복되도 구조적으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이미 한국 경제의 내수는 동력을 점점 잃어가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세월호 이전인 지난 1분기에도 경제 회복정도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부진이 영향을 줬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1.0%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설비투자 역시 올해 1분기 이미 감소세로 전환했다. 소비와 투자가 모두 둔화되는 와중에 세월호 충격이 중첩된 것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모든 연령대에서 지난해 평균 소비성향이 10년전보다 크게 떨어진 것에 주목하며 소비를 저해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내수 비중이 계속 감소하면서 지난해 74.3%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감소 속도가 심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내수를 위축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고령화가 지목된다. 노후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인구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후대책에 필요한 자금이 늘어나고, 노후 대비를 위해 소비성향을 낮추는 것이 민간 전체의 소비 부진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내수 확장을 위해서는 소비를 이끄는 인구기반이 절실한데 한국은 저출산 기조와 현 인구 규모를 감안할 때 생산가능 인구 감소가 불가피해 선진국에 비해 절대적인 인구가 부족해졌다. 여기에 가계부채와 부동산 침체도 소비를 계속 억누르고 있다.

 

▲ 국내총생산(GDP) 대비 내수 비중(출처:신한금융투자)

 

◇ 수출만으론 안돼..잠재성장률 위협

 

기업들도 투자를 꺼리고 있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은 예전보다 늘었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현금을 곳간에 쌓아놓고 있다. 가계로의 소득분배가 제대로 이뤄질리 만무하다. 

 

과거부터 지속돼 온 수출 위주의 정책도 부메랑이 됐다. 기업들이 수출을 통해 번 돈이 제대로 민간으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민처분가능소득 중 개인의 몫은 외환위기 이전 74%에서 63%까지 하락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출 중심의 성장이 해외 생산확대와 소비부진을 초래해 국내 투자둔화를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과거와 달리 수출이 경제로 파급되는 효과도 예전만 못해졌다. 중간재 교역 비중이 늘어나면서 수출에 따른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효과는 급감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일 수밖에 없다. 수출 기업 호조가 투자로 이어지고 고용을 증진시켜 내수 확장으로 연결되는 낙수효과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진 것이다. 여기에 수출의 버팀목이었던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는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한국에 또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 

 

내수침체로 인해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0.4%포인트까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경제 연구원은 2009~2013년사이 민간소비와 총고전자본 규모가 장기적인 균형을 밑돌았다며 과거만큼 내수가 이뤄졌다면 잠재성장률이 4%에 근접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런 변화에도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2000년대 들어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며 "변화가 절실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 민간소비 및 설비투자 증가율(출처:현대경제연구원)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