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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바꾼 증시 트렌드]①`가치`를 높이다

  • 2014.06.12(목) 10:26

지배구조 개편으로 성장보다 가치 이슈 부각
시장 인식 바꿔..대그룹→증시전반 확산될 듯

연초 삼성전자의 어닝쇼크는 국내 증시를 동력 부재의 고민에 빠뜨렸다. 그로부터 석달쯤 흐른뒤 삼성전자는 새로운 비상을 시작한다. 시장에서 돈의 흐름을 바꾸었다. 그 모멘텀은 `성장`을 넘어 `가치`(밸류에이션)가 차지했다. 지배구조 이슈가 부각되며 삼성전자와 삼성그룹주에 대한 시각이 확 달라졌다. 전체 증시의 색깔이 바뀌고 있다. 한국 증시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시장에 가져온 거대한 변화의 기류를 짚어본다.[편집자]

 

"삼성은 성장과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지난 1월 노무라는 삼성전자가 폭발적인 성장 대신 안정을 기대하는 보수적인 주식으로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성장의 속도가 완만해지는 대신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 나선다면 새로운 주가 상승요인이 되고 잠재적으로 새로운 주주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논리다. 삼성전자의 통 큰 상여금과 25조원에 달하는 유보현금, 계속된 배당증가 요구가 맞물린 시점이었다.

 

당시 노무라는 성장주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떠난 빈자리를 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년만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주들은 가치주로 비상할 수 있는 확실한 모멘텀을 얻었다. 지배구조 변화는 밸류에이션 매력을 일깨우며 한국의 대그룹들을 넘어 증시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 삼성 지배구조 개편, 성장 대신 가치를 띄우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건강 이슈`는 지난해부터 이합집산을 벌이고 있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행보와 맞물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를 전면에 부각시켰다. 요즘 시장의 관심이 온통 삼성그룹에 쏠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주사 전환과 인적분할 등 지배구조 변화의 시나리오는 상당히 다양하고 아직 불확실성이 높지만 삼성전자 주가를 움직이는 동력이 성장에서 가치로 옮겨가고 있는 점은 분명 주목할만하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결국 순조로운 증여와 상속으로 연결되는데 이는 자연스럽게 현금확보 차원에서 배당 증가 필요성을 높이게 된다. 의도야 어찌됐든 공교롭게도 그동안 삼성전자에 대해 쏟아졌던 배당 증가 요구와 방향성을 같이 한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 5년간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에서 받은 배당수입은 5000억원대로 향후 이 회장의 재산을 상속받으려면 6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5년안에 납부해야 한다. 기존과 차원이 다른 규모의 배당 가능성이 생겼다는 얘기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상속인들이 보유한 회사라는 점과 막대한 상속세가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면 에버랜드는 삼성전자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배당을 극대화하는 도구로 활용될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 삼성전자의 배당총액 및 배당성향(출처:이트레이드증권)

 

◇ 지배구조 이슈 확대, 한국 증시 가치 끌어올린다


지배구조 개편 이슈는 비단 삼성에 머물지 않는다. 재개 전반에서 2,3세 승계가 활발히 진행 중에 있고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환은 다른 그룹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대기업 그룹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60%에 달한다. 모멘텀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한국 증시에 `제대로 된` 재료가 등장한 셈이다.
 
양해정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변화는 한국 시장에 대한 인식 전환의 계가 될 수 있다"며 "삼성전자를 필두로 대기업 그룹 전반에 유사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낮은 배당과 기업지배구조가 거론된다. 이런 기업지배구조가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수준으로 향상되고 그 결과 주주중시 경영이 강화된다면 글로벌 투자자들도 더 많은 프리미엄을 줄 수 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은 오너가 아닌 일반투자자에 대한 주주이익 환원이 명시적인 지표이자 기업투명성과 지배구조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인데 한국의 배당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변환에서 가장 큰 변수는 삼성과 마찬가지로 결국 오너의 의중이다. 주주의 동의가 수반되야 하지만 결국 오너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는 얘기다.
 
당장은 오너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일 수밖에 없지만 결국 지배구조를 변환하는 기업들은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정책에 나설 가능성은 높아진다. 또 삼성에버랜드처럼 숨겨졌던 자산가치가 부각되는 잇점도 있다. 일례로 에버랜드가 보유한 유형자산은 취득원가법 상 2조1000억원으로 평가됐지만 이 중 토지와 건축물 가치는 자산재평가를 통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다수 그룹들이 향후 2,3세 경영승계를 위한 후계구도가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이면서 하반기 그룹 지배구조 이슈가 본격화될 것"으로 봤다. 앞선 양해정 연구원도 "이런 과정에서 배당 증가를 통해 대기업 그룹의 가치가 상승하고 한국 시장 전체로도 밸류에이션 상승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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