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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경제 黑과 白]③슈퍼엘니뇨의 먹구름

  • 2014.06.26(목) 10:33

엘니뇨 발생확률 높아..슈퍼엘니뇨 가능성도
원자재 가격 상승 투자기회·경제 타격 양면성

하반기 빼놓을 수 없는 변수 하나는 엘니뇨다.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은 기후변화를 일으키면서 상품가격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로 8~9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에 나타난다.

 

지난 3월 호주 기상청은 올해 엘니뇨 발생 확률을 70%로 발표했다. 연초 50%선에서부터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다 슈퍼 엘니뇨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과거 엘니뇨는 호주와 인도, 남미 등, 주요 상품 생산국가들에게 피해를 줬고 글로벌 상품가격을 움직였다. 이는 투자 기회로 주목받지만 경제에는 정반대의 영향을 줄 수 있다.

 

◇ 베스트 시나리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양면성을 지닌다. 기상이변에 따른 가격 불확실성은 부담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회에 더 가까울 수 있다.

 

엘니뇨는 가뭄이나 폭우 등을 통해 농산물 작황에 영향을 미친다. 생산전망이 하향 조정되며 곡물가격은 상승한다. 줄곧 유지돼 온 농산물 값 하락 추세를 돌려 놓을 수 있는 요인이다. 올들어 농산물에 미리 투자하라는 얘기가 자주 나오는 이유다. 이미 몬산토 등 농업관련주는 지난 4월 이후 주가가 오르고 있다. 농산물 및 농업기업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승세를 탔다. 

 

농산물뿐 아니라 니켈 등의 금속 채굴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계 1위 니켈 공급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엘니뇨로 날씨가 건조해지면 수압을 이용한 니켈 채굴이 어려워진다. 반대로 칠레에서는 비가 많이 오게 돼 구리광산 침수를 유발, 구리 채굴량이 줄어든다.

 

곡물가격이 오르면 소비재 주가 상승에도 도움이 된다. 또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소재와 산업재 섹터가 이득을 본다. 국내 에너지 섹터의 경우 선진국과 신흥국 대비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져 가격 매력까지 겸비하고 있다는 평가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농작물 가격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며 "특히 이상 기후 가운데 가뭄 상황을 모니터하며 곡물 시장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은 농산물 가격 상승 수혜주로 비료생산업체인 남해화학과 종묘산업 1위인 농우바이오를 꼽았다. 비철금속 생산국 피해로 비철금속 가격이 오를 경우 고려아연, DS제강, 현대비앤지스틸 등이 판매단가 상승 수혜를 입을 것으로 봤다.

 

▲ 엘니뇨 발생 시기와 상품가격지수(CRB) 추이(출처: IBK투자증권)

 


◇ 워스트 시나리오

 

엘니뇨로 인한 기상 이변은 태평양 연안뿐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나타난다. 한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대체로 여름 저온, 겨울 고온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는 우리 농산물 작황에도 영향을 준다.

 

미국 걸프만 지역의 경우 허리케인이 오렌지 생산을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멕시코만 해상유전의 원유생산에도 타격을 준다. 유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호주는 메마른 날씨가 농산물 생산에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산불발생 위험을 높인다.

 

지난 겨울 한파로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을 봐도 단순히 원자재 가격 상승을 투자 호기로 보기엔 경제에 미치는 파급이 크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슈퍼 엘니뇨가 발생한 82~83년, 97~98년, 2009~2010년에는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국내총생산(GDP) 생산률이 떨어졌다. 물론 각종 거시적인 이벤트가 함께 일어났기 때문에 근본적인 원인으로 단정짓기는 힘들지만 자연재해에 따른 농산물 가격 변동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명확하다.

 

97~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영향으로 전세계적인 물가는 하락세였지만 엘니뇨 피해를 입은 아세안 국가들은 물가가 20% 이상 치솟았다. 2010년 전세계 가뭄과 홍수가 교차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상승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올해 슈퍼 엘니뇨가 나타날 경우 미국에서만 10조원 안팎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엘니뇨의 강도나 지속 여부를 확신하기 어렵고 항상 농산물 가격이 오른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다만 천연고무나 원면 등 적황감소가 선명하게 나타나는 품목들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투자입장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매력적일 수 있지만 팜유나 커피 등 농산물 수입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부담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시 이들도 일시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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