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년간은 다양한 금융자산 투자 적기다. 크레딧채권이나 하이일드채권은 물론 주식 투자도 유망하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파이어니어 인베스트먼츠의 미국 투자 최고투자책임자(CIO) 케네스 터브스는 16일 삼성증권이 마련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 주제는 '글로벌 채권시장 전망 및 향후 채권 투자전략'이다.
미국 투자를 총괄하고 있는 터브스 CIO는 "전 세계 통화완화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완화된 통화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금융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적기"라며 "주식도 변동성이 있겠지만 기업실적이 향상되고 금리가 낮아서 향후 몇년간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 케네스 터브스 파이어니어 인베스트먼츠 CIO |
터브스는 연준의 긴축에도 채권에 우호적인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과거와 다른 연준의 긴축사이클을 그 이유로 제시했다. 그는 "연준이 과거에는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인플레율을 억제하고 경제성장 속도를 둔화시켰지만 이번 긴축사이클에서는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실업률 하락을 원하고 있다"며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과거 4차례 긴축 당시에도 긴축이 시작되면 단기금리는 오르지만 장기금리는 크게 오르지 않으면서 수익률 곡선이 완만했다. 특히 가장 최근의 긴축사이클에서는 장기국채 금리가 오히려 하락했다.
터브스 CIO는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미국의 조기금리 인상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봤다. 수출 중심 국가와 달리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의 90%가 국내활동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둔화와 무관하게 경기회복이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미국의 통화정책이 글로벌 통화정책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미국 경기가 향후 몇개월내 약화된다는 징조가 없는 한 금리를 정상화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춰 파이어니어도 미국 국채 비중이나 듀레이션(잔존만기)을 낮추고, 금리에 민감한 종목에 대해서는 투자비중을 축소하는 등 금리인상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3~5년 정도의 장기투자에 입각하는 만큼 사이클이 끝나는 시점에서의 수익률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일드채권 역시 최근의 성과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전세계 채무불이행 확률이 역사적 평균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어느정도 유망하다고 판단했다.
파이어니어 펀드에 대해 그는 포트폴리오 자산이 다변화되고 다양한 섹터의 채권이 포함되면서 리스크 보상이 가능한 것을 큰 장점으로 들었다. 또 단순히 인덱스를 추종하지 않고 자체 의견에 따라 각 자산의 배분과 비중이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파이어니어는 한국 채권에 투자하진 않고 있다. 투자 가능성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개념과 달리 한국을 신흥시장으로 보지 않는다"며 "한국 회사채의 경우 신용등급이 높은 투자등급이기 때문에 만약 한국에 투자를 한다면 회사채 투자 대안으로 감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이어니어 인베스트먼트(Pioneer Investment)는 워렌버핏도 극찬했던 역대 최고 투자자 중 한명인 필립 카렛(Philip L. Carret)이 설립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1928년 설립돼 1926억원 유로(한화260조원)의 운용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세번째로 오래된 뮤추얼펀드인 파이어니어 펀드를 대표 펀드로 운용 중이다.
삼성증권은 이날 파이어니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역외 공모펀드 원화헤지형 상품인 '파이어니어 스트래티직 인컴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출시된 역외펀드 중 원화헤지형은 최초다. 파이어니어 스트래티직 인컴펀드는 전통적인 채권펀드와 달리 시장상황에 따라 다양한 글로벌 채권에 전략적인 분산투자를 한다. 상관관계가 낮은 미국투자증권 채권, 하이일드 채권, 글로벌 국채 등에 자산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장기성과를 추구하면서 위험을 낮췄다. 채권금리 상승기에도 지난 8월말 현재 10년 평균으로 연 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